[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오픈스탠스, 다리를 열어라..그럼 보일 것이다

올해 KBO리그에서 눈여겨볼 자세는 오픈 스탠스다. 대표적인 타자가 제라드 호잉(한화)다. 한화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호잉은 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를 사용한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축발의 반대쪽인 오른발이 크게 열린다. 투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공이 미트에 꽂히는 순간 오른발이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힘을 싣는다.
그는 "2013년부터 바꿨다. 타석에서 좀 더 투수를 잘 볼 수 있게 변화를 줬다. 그전에는 잘 보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오픈 스탠스를 하고 나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호잉은 마이너리그 시절 오픈 스탠스로 전환했고, 이후 홈런이 급증했다. 2012년까지 마이너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이 10개(2010년 하위 싱글A)였지만, 2014년과 2015년엔 트리플A에서 홈런 23개 이상을 때려냈다.

그의 말대로 오픈 스탠스의 최대 장점은 '시야'다. 스퀘어 스탠스·클로즈드 스탠스와 비교했을 때 투수를 정면으로 볼 수 있다. 타격 준비만 빠르게 된다면 강점이 분명하다. 국내 타자 중에선 이택근(넥센)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이택근은 축발의 반대쪽인 왼발을 열고 있다가 타격 시 몸을 닫는다.
그는 "지금의 자세를 프로 3년차 때부터 했다. 요즘엔 덜 하지만 사실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 우타자 기준으로 왼쪽 어깨가 항상 닫혀있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 당시에는 선수 개개인별로 자세를 가르치기보단 일반적인 기준에서 획일적으로 야구 기술을 배웠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라며 "그 자세(양발을 모으고 왼쪽이 닫혀있는 자세)를 계속 유지했지만 원하는 타구가 나오진 않았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격도 많이 지켜보고 고민도 많이 했다. 어느 순간 오픈 스탠스 자세를 취하고 타격에 임해보니 좋은 타격이 나온 걸 느꼈고, 내심 놀랐다. 두 눈으로 투구를 지켜볼 수 있어 좋은 타격을 만들 확률도 높았다. 지금까지 계속 이 자세로 타격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숭용 KT 퓨처스 타격코치의 주장도 비슷하다. 현역 시절 오픈 스탠스를 한 이 코치는 "오픈 스탠스를 하면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 번째는 공을 끝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스윙을 할 때 몸 쪽으로 들어오는 공까지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왼 팔꿈치 아래 공간이 생기는 데 그 공까지도 대응할 수 있었다"며 "여기에 인아웃 스윙에도 용이하다. 선수 시절에 여러 가지 타격 폼을 시험하다가 오픈 스탠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타격 자세엔 정답이 없다. 세월의 영향도 받는다. '원조 홈런왕' 이만수 전 SK 감독은 "예전에는 오픈 스탠스를 하는 타자가 별로 없었고, 스퀘어 스탠스로 치는 타자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관건은 얼마나 자기 몸에 맞는 타격 자세를 갖느냐다. 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은 지난해 "몸쪽을 공격하려면 오픈 스탠스를 취하고, 바깥쪽을 타격하려면 발을 닫는다. 계속해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변화를 주는 셈이다.
오픈 스탠스가 정답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오픈 스탠스 자세를 취했던 토니 바티스타는 통산 221홈런을 때려낸 거포였지만 정확도에서 큰 문제점을 나타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진 못했다. 고토 코지 두산 타격코치는 "타격을 할 때 몸이 열리는 선수는 들어가면서 칠 수 있기 때문에 몸쪽 대처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공을 보는 눈에 따라서 오픈 스탠스를 해도 되는 선수가 있고 하면 안 되는 선수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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