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하다가 ㅎㅈ, 뻑나면 '악'"..채권 브로커의 하루

박선미 2017. 4. 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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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주로 하는 일이요? 시장 상황 보고 사람들과 채팅하는 일이죠. 가끔 전화 통화도 해요."

채팅을 통해 채권 중개만 잘 성사시키면 억 단위 연봉을 가져갈 수 있는 직업, 바로 채권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는 배기범(대신증권 인수채권부·사진) 과장의 주 업무다.

100억단위로 거래되는 채권시장에서 브로커는 채권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을 적절한 조건으로 연결시켜주는 '중개' 역할을 하는 대신 건 당 1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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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출근해서 주로 하는 일이요? 시장 상황 보고 사람들과 채팅하는 일이죠. 가끔 전화 통화도 해요."

채팅을 통해 채권 중개만 잘 성사시키면 억 단위 연봉을 가져갈 수 있는 직업, 바로 채권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는 배기범(대신증권 인수채권부·사진) 과장의 주 업무다. 올해로 입사 9년차가 된 배 과장의 하루 일과는 채팅에서 시작해서 채팅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채권을 사고 팔려는 사람, 이를 중개하는 사람(브로커)이 모두 채팅방에서 만난다. 사적인 대화에서부터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 채권 거래와 호가 관련 정보 공유, 채권 거래 중개 성사 등이 채팅창 안에서 모두 해결된다. 예전에는 '야후 메신저'가 브로커들이 통용하는 주요 채팅 창구였지만, 야후 메신저가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지금은 대다수 브로커들이 장외채권시장 전용 메신저에서 만난다. 700명 가량이 함께 들어가 있는 채팅방이 4개 정도는 항상 열려있다.

'ㅎㅈ'. 배 과장은 출근해서 채팅창에 이 단어를 쓸 때가 가장 짜릿하고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채권 브로커라면 모두가 좋아하고 가장 많이 쓰는 용어 중 하나인 'ㅎㅈ'은 '확정'의 초성만 딴 줄임말로 '제시한 조건대로 채권을 거래한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ㅎㅈ'이라는 말이 녹취 만큼 상당한 구속력을 갖고 있다. 채팅창에 'ㅎㅈ'이 뜨면 상대방은 'ㄱㅅ(감사)'로 답한다. 반대로 '뻑'은 브로커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다. 시장 상황이 자주 바뀔 경우 확정된 거래가 어긋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브로커들은 '뻑 났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를 잘 조정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할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진다.

100억단위로 거래되는 채권시장에서 브로커는 채권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을 적절한 조건으로 연결시켜주는 '중개' 역할을 하는 대신 건 당 1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다. 배 과장 처럼 증권사 정규직 브로커인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상당수 증권사 계약직 브로커들은 본인의 성과가 보수로 직결되기 때문에, 억 단위 연봉자도 수두룩하다.

채팅으로 업무를 끝낸 배 과장은 장 마감 후 본격적인 '현장조사'에 나선다. 기관 투자자 별로 선호하는 채권의 스타일이 모두 다른 만큼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는 어떠한 채권을 중개하는 게 더 효율적인지 미리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브로커는 협상 능력 만큼 신뢰도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자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도 빠질 수 없는 업무 중 하나다.

신입 단계를 지나 팀내 '허리' 역할을 하는 김 과장에게도 요즘 고민이 하나 있다. 바로 시장 자체는 한정돼 있는데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증권사 채권 하우스 간 경쟁이다. 김 과장은 "현존하는 단위 큰 계약 중에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게 채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채권 수수료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브로커들도 스스로 업무 경계를 파괴하고 다루는 채권 영역을 확장하는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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