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의 MLB밀] 황재균 "현진아 직구 던져줘"
오래 준비한 영어도 술술, 선수들과도 잘 어울려
'초청선수'로서 절박한 마음으로 빅리그 도전

황재균 선수의 표정은 무척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가 어느 정도로 적응을 잘하고 있냐고요? 벌써 클럽하우스에서 춤을 췄답니다.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죠?
![황재균 인터뷰 [박지영 아나운서]](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3/02/joongang/20170302034057476vung.jpg)
옆에서 이 얘기를 들은 미국 기자들이 제게 “강남 스타일 춤을 췄다고? J 와 인터뷰를 주선해줄 수 있느냐”고 하더군요. 이곳에서 황재균 선수의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 간단히 J라고 부릅니다. 제가 클럽하우스에 있을 때 펜스가 먼저 다가와 “J때문에 온 것이냐? 인터뷰가 필요하면 해줄까?”라고 말하더군요. 포지 선수 역시 "J의 배트플립 영상은 정말 재미있었다."며 선뜻 인터뷰에 응해줬습니다.
![황재균 인터뷰 [박지영 아나운서]](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3/02/joongang/20170302034058728kwxf.jpg)
오래 전부터 황재균 선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며 야구도 열심히 했고, 영어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미국 기자들이 물으면 통역원이 옆에 있는 줄도 모르고 술술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황재균 선수는 롯데에서 뛸 때부터 린드블럼, 아두치, 레일리 등 외국인 선수와 야구장 밖에서도 자주 어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미국 적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부터 외국인 선수와 어울리는 게 좋았어요. 권위적이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가 저와 잘 맞았거든요. 영어 공부를 하려고 그 친구들과 일부러 더 만나기도 했고요.”
모든 게 즐거워 보이지만 모든 게 쉽지는 않을 겁니다. 황재균 선수는 매일 아침 6시30분에 야구장으로 출근합니다. 완벽한 컨디션으로 훈련을 하기 위해서죠. 훈련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면 조금 심심하긴 하지만 곧바로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 자체를 사치스럽게 여기는 것 같아요.
황재균 선수는 메이저리그 캠프에 있지만 ‘초청선수’ 신분입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보장 받은 게 아니라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마이너리그로 가야 합니다. 그런 위험을 다 떠안고 왔으니 여기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어떨까요? 모든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한편으로는 시간이 가는 게 너무나 아쉬울 겁니다.
황재균 선수는 이곳에 오기 전 헌터 펜스, 버스터 포지, 메디슨 범가너 등 샌프란시스코의 스타 플레이어가 보고싶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어떤 투수를 가장 만나고 싶냐는 질문에 황재균은 주저없이 대답했습니다.
![황재균 인터뷰 [박지영 아나운서]](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3/02/joongang/20170302034100691asrc.jpg)
황재균 선수는 “남자라면 무조건 직구죠!"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동갑내기 친구인 류현진 선수라면 치기 좋은 공 하나 줄 거라는 기대가 담겨 있었습니다. 물론 승부의 순간, 류현진 선수가 치기 좋은 공을 줄 리가 없지만요. 농반진반의 말에서 황재균 선수의 절박한 마음이 살짝 엿보였습니다.
황재균 선수는 시범경기에서 삼진도 당하고, 홈런도 쳤습니다. 지난달 26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날린 첫 안타(밀어서 친 우월홈런)를 보고 포지는 “스트롱맨”이라며 감탄했다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어도 황재균 선수는 들뜨지 않을 겁니다. 조금의 방심도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꿈을 이룬 게 아니에요. 이제 꿈꾸기 시작한 거죠. 현재 메이저리거 라기보다는 이제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죠.”
![황재균 인터뷰 [박지영 아나운서]](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3/02/joongang/20170302034104443pbf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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