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5년 7경기' 정승용 "동북고-청소년대표 시절 모습 다시 한 번"

축구선수로는 이룰 게 많지 않아보이는 그지만 여전히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다. 최근 부산 기장 동부산호텔에서 만난 정승용은 올 시즌 자신의 소원을 말했다. "동북고, 청소년 대표팀 시절처럼, 다시 한 번 올라서고 싶어요."
불과 2015년까지만 해도 정승용은 2군을 전전하던 선수였다. 부산 장산초 3학년 때 처음 축구화를 신은 그는 전통의 명문 동북중·고를 진학하며 '공격 유망주'로 성장했다. 고3 때인 2009년에는 고교클럽챌린지리그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태극마크도 일찍이 달았다. 각급 청소년 대표를 거친 그는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8강 일본전(3-2승)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특급 골잡이로 떠올랐다. 이듬해에는 콜롬비아에서 열린 2011 U-20 월드컵에선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을 달고 나섰다. "저 동북고 시절에는 축구 제법 잘 했어요.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주축 선수로 활약했고요. 장현수, 김진수, 이종호 등과 함께 뛰었어요."
2010년 고교 졸업 뒤 FC서울에 우선지명을 받은 그는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당시 서울에는 데얀, 정조국, 이승렬 등 K리그 정상급 골잡이들이 넘쳤다. 정승용은 데뷔 시즌 한 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벤치만 지켰다. 2011년 한 해는 경남FC에 임대돼 3경기 출전했다. 2012년 서울에 복귀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시즌을 보내며 고작 2경기 출전에 그쳤다. "2군에서 뛰다 1군 훈련에 참여하라면 했고, 1군에서 뛰다 2군으로 내려가라면 갔어요. 매일같이 죽도록 뛰는 데 기회는 안 보였어요. 그래도 포기 안 했어요. 정말 운동을 하기 싫었을 때도 끝까지 훈련에 참석하며 이를 악물었어요."

그는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했다. 포지션도 바꿨다. 정승용은 평생 해온 공격 대신 수비를 하기로 했다. 그는 최용수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3년 측면 수비수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도 2014 인천아시안게임 출전도 포기해야 했다. 당시는 정승용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공격수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벤치였다.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바꾼 뒤 팀에서 어느 정도 인정도 받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기회가 오지 않았죠. 스트레스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어요. 축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을 떠올렸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자신을 평생 뒷바라지 해온 부모님을 생각하면 축구를 버릴 수 없었다. "쓰러질 것 같아도 혼자 새벽에 나와서 공을 찼어요. 팀 훈련이 끝나면 혼자 남아서 개인운동을 마쳐야 숙소로 돌아갔어요."
결국 이적을 결심했다. 마침 강원이 원했다. 최윤겸 감독은 정승용의 가능성을 보고 시즌 첫 경기부터 선발로 기용했다. 정승용은 기회를 잡았다. 그는 최 감독의 신뢰 속에서 챌린지 최고의 풀백으로 성장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사라진 상황이었어요. 어디든 가고 싶었는데 최윤겸 감독님이 불러주셨어요. 제대로 뛰지 못한 저에게 기회까지 주셨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한 게 잘 됐습니다."
2017시즌을 1부리그에서 맞는 그는 각오가 새롭다. "걱정과 기대감이 공존해요. 클래식은 챌린지와 분명히 다를 것이란 생각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 동계훈련 기간 정말 많은 땀방을 흘렸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서울에서 보낸 7년이란 세월이 후회되냐'고 물었다. 정승용은 고개를 흔들었다.
"전혀요. 지금 돌아보면 제가 언제 최고의 선수들과 운동하겠어요. (박)주영이형, 데얀, (정)조국이형 등 하나같이 최고의 선수들이었죠. 그들과 함께 뛰며 저도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어요. 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진 않겠습니다."
기장=피주영 기자
▶ 오승환 첫 시범경기 1이닝 2피홈런 3실점…27일 귀국
▶ ‘라니에리 해고 후폭풍’… 슈마이켈, 바디 등 선수들 줄지어 해명
▶ [WBC] 어수선했던 쿠바, 2차전이 ‘진짜 승부’
▶ ‘부진 만회’ 황재균, CHC전 스리런 홈런 작렬
▶ [인터뷰] ‘노는 놈’ 권용현 “제주의 ’조커 1순위’는 바로 나”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