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뇌섹 열풍 '사피오섹슈얼'
데이팅앱 등장 뒤 주목
엘리트주의·허세 비판도

사피오(sapio)는 ‘이해하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현생 인류를 의미하는 ‘호모 사피언스’의 ‘사피언스(sapiens)’가 사피오에서 파생된 단어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신체적 아름다움이 성적 매력으로 여겨지는 사피오섹슈얼리티(sapiosexuality)가 새로운 취향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어떤 사람들에겐 가장 섹시한 신체 부위가 바로 뇌”라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 신조어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0년 이후, 온라인데이팅 앱인 ‘오케이큐피드(OKCupid)’에 등장하면서다. 사용자의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표시하는 카테고리 안에 이 신조어가 포함된 것이다. ‘오케이큐피드’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지적인 면에 흔들린다는 사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개최된 뉴욕의 영화제 ‘시네킹크’에는 ‘사피오섹슈얼’이라는 제목의 단편영화가 소개되기도 했다. 여주인공은 영화 속에서 이런 대사를 읊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단단한 복근과 완벽한 광대를 보고 반하겠지만, 나는 아니야”
NYT에 따르면 현재 ‘오케이큐피드’ 사용자의 0.5%가 자신을 ‘사피오섹슈얼’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의 연령은 대체로 31~40세였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인디애나대학의 데비 허브닉 교수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파트너와 지적 교류를 한다”며 “그러나 사피오섹슈얼은 지적 요인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사피오섹슈얼’은 성적 지향 보다는 정체성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을 사피오섹슈얼이라고 규정하는 이들은 동시에 이성애자·동성애자·양성애자·무성애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사피오섹슈얼의 등장은 새로운 엘리트주의나 허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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