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체할 때 은행 앱 쓰니? 토스 해! 모바일 간편송금, 대세될까

한애란 2017. 6. 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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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페이코·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각축
공인인증서 필요 없고 수수료 싸서 인기
수수료 비싼 미국에선 이미 '벤모'가 대세
수익모델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
더치페이? 경조사비? 모바일 간편송금으로 해결하는 시대다.
“벤모 해(Venmo me).” 미국에서 페이팔의 자회사인 모바일 간편 송금 기업 벤모(Venmo)의 이름은 보통명사처럼 쓰인다. 식당에서 함께 밥 먹고 더치페이할 때, 일일이 현금을 꺼낼 필요 없이 벤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송금하면서 ‘즐거운 자리였어’와 같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수수료 없는 쉽고 빠른 송금 서비스로 인기를 끌면서 올 1분기 벤모 거래액은 68억 달러(약 7조6000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114% 증가했다.

벤모 혁명은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직장인 신성희(37) 씨는 가족이나 친구한테 송금할 일 있을 땐 인터넷뱅킹이나 은행 앱 대신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Toss)’ 앱을 이용한다. 신씨는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쓰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편리한 서비스”라며 “토스를 쓰느냐 아니냐가 세대 구분의 잣대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3월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던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승건 씨. 비바리퍼블리카는 2015년 2월 국내 첫 간편 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승건 대표는 치과의사 출신 벤처기업가로도 유명하다. [중앙포토]
간편 송금 핀테크 업체 1호인 토스가 첫선을 보인 것이 2015년 2월. 이후 지난해 카카오페이, 페이코, 네이버페이가 속속 간편 송금 경쟁에 가세했다. 간편 송금은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 없이 소액(대체로 1일 50만원 이내)을 편리하게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은 회원가입 뒤 자신의 은행·증권사의 계좌를 처음 한 번 등록만 해두면 이후 비밀번호 입력 또는 지문 인증만으로 송금할 수 있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모르면 휴대전화 번호로 송금하는 방법도 있다. 돈을 받는 사람이 휴대전화로 송금 내용을 받아보고, 자신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입금된다. 대부분 돈을 받는 사람이 해당 서비스 가입자가 아니어도 송금이 가능하다.

간편 송금은 편리할 뿐 아니라 싸다. 토스는 월 5회까지, 페이코는 10회까지 무료(이후 건당 500원)이고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는 무제한 무료다. 보통 은행 앱을 이용해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할 때 수수료가 500원 정도 드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간편 송금이란 면에서는 서비스가 대동소이하지만 업체별 특장점도 있다. 토스는 가장 많은 22개 금융회사와 제휴해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은행 중엔 씨티은행을 제외하고 모든 시중은행과 제휴했고, 증권사도 4곳(삼성·NH·대신·메리츠종금)과 제휴하고 있다. 또 사용자가 보유한 여러 개 금융사 계좌를 토스 앱에서 한번에 조회할 수 있는 계좌조회 기능도 탑재했다. 토스는 지난달 말 기준 앱 다운로드 800만 건, 누적 송금액 5조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 송금서비스는 별도 앱 없이 카톡 대화창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4월 송금 기능을 탑재했다. 카카오페이의 큰 장점은 별도 앱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바로 송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14개 금융회사가 지원되는데, 주요 시중은행 중엔 국민·우리은행이 빠져있다. 대신 송금 횟수 제한이나 수수료가 없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다가 송금을 위해 은행 앱을 열어야 하는 불편을 덜어주기 때문에 2030세대에 인기고 특히 여성 고객이 많은 편”이라며 “송금 수수료는 평생 무료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당초 간편결제 서비스로 출발한 페이코는 지난해 6월 간편 송금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송금서비스는 월 10회까지 무료이고 이후 500원을 받는다. 페이코는 한 계정당 여러 은행 계좌를 등록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 은행당 1개씩의 계좌만 등록된다.

다만 간편 송금이 미국의 벤모나 중국의 알리페이처럼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 금융회사의 송금 서비스 수준이 중국은 물론 미국 은행과 비교해도 앞서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 이용이 불편하고 까다로운 나라일수록 모바일 간편 송금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기 마련이다. 예컨대 중국이나 동남아는 아예 은행 계좌가 없는 인구가 많다. 따라서 은행 계좌와 연계할 필요 없이 모바일 머니를 이용한 알리페이의 간편 송금이 획기적인 서비스다. 또 미국은 수수료가 비싼데다 타은행 송금이 실시간으로 되지 않아 하루 이상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벤모의 편의성이 압도적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주요 은행의 온라인뱅킹을 이용한 타행 이체 수수료는 17.5~25달러(1만9600~2만8000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은 앞다투어 모바일뱅킹 앱에 간편송금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선 모든 은행이 인터넷·모바일뱅킹으로 실시간 송금이 24시간 가능한데다 주거래 고객에겐 이체 수수료도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간편 송금 서비스가 뜨자 시중은행이 이미 재빠르게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다. 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은 토스와 제휴를 해서 자체 스마트뱅킹 앱(올원뱅크, 써니뱅크)에서 간편 송금을 서비스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간편 송금 서비스를 위비뱅크 앱에 탑재했다.

은행마다 송금 한도 등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서비스 방식은 거의 같다. 핀테크 기업과 마찬가지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소액(보통 하루 50만원)에 한해 비밀번호나 바이오 인증만으로 송금할 수 있다. 배태권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팀장은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야 고객들이 농협은행 계좌를 만들고 거래를 늘릴 것이기 때문에 토스와 손을 잡았다“며 “핀테크 업체와 은행 모두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간편 송금 업체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이들 업체는 출금·입금을 위해 펌뱅킹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보통 펌뱅킹 수수료는 건당 400원 정도다. 간편 송금 업체들은 은행과 제휴를 맺으면서 이보다 할인된 수수료를 적용받기도 하지만 공짜는 아니다. 대신 고객에겐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다보니 송금 거래가 늘면 늘수록 업체 입장에선 비용만 늘어나는 구조다. 이 때문에 토스는 지난해 6월부터 월 이용횟수가 5회를 넘으면 건당 500원의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토스는 최근 간편 대출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페이코도 지난 4월부터 기존에 전면 무료였던 수수료를 월 10회까지만 면제해주고 이후엔 건당 500원씩 받는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미국에도 간편 송금 업체가 성공한 사례는 있지만 수익성 면에서 아직 의문이 있다”며 “핀테크 업체가 국내 은행과 서비스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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