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만 붙으면 될 줄 알았는데"..'새춘기' 호소하는 새내기들
━ 매일 쏟아지는 과제, 다가오는 첫 중간고사, 아직은 불편한 사람들…. 대학 새내기 A는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갑자기 찾아온 이 '짐'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에 대해 그동안 다닌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적이 없다. 지긋지긋한 '입시 터널'만 지나면 캠퍼스의 낭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어왔는데 현실은 달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찾아온 사춘기처럼 스무 살 A는 그렇게 '새춘기(새내기+사춘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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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개강 후 한 달이 지난 요즘, 캠퍼스 곳곳에선 제2, 제3의 A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다수의 대학 신입생들이 새로운 학업·진로·인간관계 등 갑자기 찾아온 변화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마음이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는 청소년 시기의 '사춘기' 증상과 유사하다. 으레 새내기라면 한 번쯤 느낄 법한 감정이지만 최근에는 이 새춘기 증상을 호소하는 새내기들이 더 많아졌다. 올해 서울의 모 대학 새내기가 된 김민주(19)씨는 "초·중·고 때는 목표가 '수능'에 맞춰진 채로 정해진 장소, 정해진 교재를 따라가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10년 넘게 혼자선 아무것도 못할 애로 만들어 놓고 대학에 가자마자 '니가 다 알아서 해'라고 하니까 세상 한 가운데 홀로 덩그러니 있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연세대학교 대나무숲'에 누군가가 올린 '새춘기' 호소 글. [인터넷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704/12/joongang/20170412151138293agjc.jpg)
갑자기 확장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이 과정에 적응하지 못한 새내기들은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를 자처하며 '혼족(혼자 다니는 사람)'의 길로 빠지기도 한다. 대학 신입생 방모(19)씨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개강 후 학교에 와보니 다들 친해져 있어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웠다. 이제 대학 친구들과 꼭 가까워져야만 한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졸자 취업의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택한 대학생들이 많아 새내기 입장에서는 조언을 해줄 만한 선배 '멘토'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은 대학 자체를 또 하나의 학원이나 스펙 쌓는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학생들 간의 유대감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본인의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이 시기에 급격한 환경 변화를 경험하면 심리적인 불안과 갈등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하버드대는 신입생이 들어오면 1년 동안 학교에서 재정지원을 해 진로 탐색의 기간을 갖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런 제도를 한국에 당장 적용하긴 어렵겠지만 그만큼 학교 차원에서 새내기들에게 시간을 주고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학을 다음 번 직장을 위한 스펙 쌓는 곳으로 생각하지 말고 왜 자신이 대학에 들어오려 했는지, 대학 생활 자체의 의미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새춘기' 극복 Tip1.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학우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라.2. 학교가 제공하는 상담 서비스를 활용하라.3. 부모ㆍ선배 등 멘토라고 여길만 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라.4. 당장 힘이 들면 한 학기 정도 휴학하는 것도 방법이다.5. 졸업 이후를 생각하기보다 현재 대학생활에 충실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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