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개봉한 <너의 이름은>, 미야자키 하야오 뛰어넘을까

구건우 2017. 1. 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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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작과 연결 고리 찾는 재미도 있어

[오마이뉴스구건우 기자]

 <너의 이름은>포스터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초속5센티미터>와 <언어의 정원>으로 유명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4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12월 31일과 1월 1일 대규모 유료시사회를 통해 변칙 개봉했다.

<너의 이름은>은 2014년 감독 자신이 만든 학습지 CF 애니메이션 <크로스로드>와 일본의 고전 와카집인 <만요슈>에 실린 '그 사람을 생각하며 잠들었기 때문에 꿈에서 나온 걸까. 꿈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눈을 뜨지 않았을 것을'이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에 참여했던 '스튜디오 지브리'의 전설 안도 마사시가 작화감독을 맡았고, <토라도라>의 작화감독 타나카 마사요시가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다.

소재 자체는 신선하지 않아
 <너의 이름은>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카미키 류노스케)와 시골에 사는 소녀 미츠하(카미시라이시 모네)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서로의 몸이 뒤바뀌는 신기한 꿈을 꾸게 된다. 낯선 가족, 낯선 친구들, 낯선 풍경들 꿈이라고 믿었던 이것들이 현실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면 실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알 수 없는 이들은 스마트폰에 일기를 적으며 친구가 되어간다.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더 이상 몸이 바뀌지 않자 자신들이 특별하게 이어져 있었음을 깨달은 타키는 어렴풋한 꿈속 기억들을 더듬어서 미츠하를 만나러 간다.

<너의 이름은> 일본에선 2016년 8월 26일에 개봉하여 12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심지어 현재까지 상영 중이다. 2016년 12월25일 기준 1641만 관객을 동원, 무려 213억 엔(한화 2319억 원)이 넘는 극장수입을 거뒀다. <너의 이름은>은 2016년 일본 최고 흥행작이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이어 역대 일본영화 흥행수입 2위에 오른 작품이다.

일본 박스오피스만 초토화시킨 것이 아니라 아시아까지 강타했는데 대만, 태국, 홍콩 중국에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에선 2016년 12월 2일에 일본 영화사상 최대 규모인 약 7000개의 스크린(총 6만 7823개 스크린 중)에서 개봉해 3일간 2억 8000만 위안을 벌었다. 최근 기록까지 더하면 <도라에몽>의 극장수입 5억 3000만 위안마저 넘어서며 중국내 역대 일본영화최대 흥행작에 올랐다.

작품성 면에서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49회 시체스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으며, 42회 LA비평가협회에서도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다. 18회 부천 애니메이션국제영화제에서도 관객상과 우수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별점이 박하기로 유명한 평론가 박평식이 "일본 애니의 축복!"이라며 평점 7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신카이마코토 감독은 개봉을 2달 앞두고 원작소설을 내놓았는데, 현재까지 12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라있으며, OST 또한 오리콘 차트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답게 <너의 이름은>의 화면은 폭우가 내린 뒤 햇빛이 비추는 풍경처럼 너무나도 아름답다. 화사한 색감과 실사에 가까운 배경묘사 그리고 섬세한 빛 처리가 눈길을 끌며 2D애니메이션에서 전해줄 수 있는 최상의 비주얼을 선보인다. 특히 하늘을 가로질러 떨어지는 혜성의 곡선은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이다. 여기에 감미로운 OST는 영상미에 아름다움을 덧칠해주고 있다.

<너의 이름>은 이제는 'TS(Trans sexual)물'이라고 불리며 하나의 장르처럼 여겨지는 '남녀의 몸이 바뀌는 것'을 소재로 하고 있다. 성이 바뀌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에피소드를 유머로 연결시키며 웃음을 만들긴 하지만 소재자체가 그리 선선하진 않다. 다만 꿈을 통해서 비정기적으로 몸이 바뀐다는 방식을 취하며 기존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자고 일어나면 기억하기 힘든 꿈의 특성을 활용하며 스토리에 큰 특색을 불어 넣는다.

전반부에 복선 등을 뿌려놓고 후반부 반전과 함께 거둬들이는 전개도 훌륭하며, 영상미만큼 따스함이 묻어있는 사랑과 인연에 대한 스토리는 관객의 감성을 건드리기에 충분하다. 또한 영화는 2011년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진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기도 하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너의 이름은>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영화에는 감독의 전작 <언어의 정원>와의 연관성도 있다. <언어의 정원>의 여주인공 유키노 유카리 선생이 '미츠야'의 학교에서 일본 고전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나오는데 <언어의 정원>처럼 만엽집 (제10권 2240번)이 인용되어 영화의 중요한 키워드를 제공하고 있다. 성우는 당연히 <언어의 정원>에 참여했던 하나자와 카나가 맡았다.

또한 이 영화의 주인공 타키가 아르바이트 하는 이탈리아 음식점 이름이 이 'Il giardino delle parole'인데 뜻이 바로 '언어의 정원'이다. 과연 2017년 <너의 이름은>이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국내 극장가에서 세운 301만 관객 기록을 넘어설까. 그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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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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