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대학 보내고 나니 우울증 .. 엄마들 '빈둥지증후군'
2주 이상 증상 지속 땐 상담 필요
자녀에 올인 '교육특구'서 더 심해

지난해엔 아들이, 올해는 딸이 각각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합격한 직장맘 정모(51·서울 면목동)씨도 2주 넘게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정씨는 “아이들도 희망하던 대학에 진학했고, 특별한 고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털어놨다.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각각 정신과 의원을 찾은 두 사람은 ‘빈둥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상담을 받고서야 나 자신이 아들의 대입을 위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달려오다 목적지를 잃어버렸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뒤 허탈감·무력감을 호소하는 빈둥지증후군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증상은 주부가 흔히 겪는 우울증의 일종이다. 대체로 자녀가 결혼·취업으로 집을 떠난 뒤 폐경기 등과 맞물려 발생하나 최근엔 자녀와 한집에 사는 상태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자녀 교육에 ‘올인’하던 강남 대치동 등 ‘교육특구’의 엄마들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녀를 대학에 보낸 엄마들의 마음은 10년 이상 다니던 직장을 갑자기 그만둔 사람의 심리와 비슷하다”며 “회사를 그만두면 퇴직금이라도 받는 직장인에 비하면 엄마에겐 자녀의 목표 달성 외엔 달리 보상이 없다는 점에서 상실감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빈둥지증후군이 늘어나는 건 대입제도와도 관련 있다. 최근 수시모집이 늘면서 각종 입시 설명회를 찾아 정보를 모으고 입시전략을 짜는 게 부모 몫이 됐기 때문이다.
신의진 연세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빈둥지증후군 극복 방법과 관련해 “초기엔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 등으로 이겨낼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미리부터 자녀와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윤대현 교수는 “평소 자신에게 50%, 남편에게 20%, 자녀에게 30%만 투자하는 ‘5대 3대 2 법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며 “스스로 ‘아이 엄마’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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