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이 두고간 봉투서 불 치솟앗다" 오사카 화재 충격 목격담

정영교 2021. 12. 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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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일본 오사카(大阪)시 기타구에 있는 8층 짜리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2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NHK방송 등 현지매체들이 소방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 오전 일본 오사카(大阪)시 기타구 번화가에 있는 한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해 28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아사히신문·NHK방송 등이 보도했다.

현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인한 부상자는 남성 17명, 여성 11명 등 모두 28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가운데 27명이 심폐정지 상태다. 일본에서 심폐정지는 사망으로 추정되지만, 의사의 사망 선고가 나오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NHK는 오후 8시 기준 심폐정지에 빠진 부상자 중 2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나머지 사상자 중 1명은 경상, 3명은 현재 의식이 없어 사망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은 현장 상황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방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NHK는 수사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화재 현장에 있던 60대 남성이 들고 있던 종이 봉투에서 흘러나온 액체 근처에서 불이 시작된 것을 봤다는 목격자의 제보가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부상자 가운데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곧바로 화재 현장 인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 역시 건물 4층의 클리닉을 방문했던 한 남성이 방화와 관련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당국이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남성이 클리닉의 접수창구 부근에 둔 종이봉투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접수창구 가까이에 있던 한 여성은 경찰에 “남성이 놓고 간 종이 봉투에서 강한 불이 솟았다”고 밝혔다. 이 근처에는 난로도 있었다고 한다.

일본 오사카시 빌딩 화재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날 화재는 오사카 JR기타신치(北新地)역 남쪽 번화가에 위치한 8층 빌딩에서 발생했다. 이 건물 4층에는 정신과 등 멘탈 클리닉이 있고, 다른 층에는 의류 매장과 영어학원 등이 입주해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심폐정지에 빠진 27명은 모두 빌딩 4층에 있었으며, 6층에서 구조된 여성 1명도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빌딩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소방차 75대가 긴급 출동해 불은 약 30분 만인 10시 46분쯤 거의 진화됐지만, 화재가 시작된 4층 약 20㎡는 전소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12시 30분까지 구조 작업을 완료했다.

신속한 화재 진화에도 불구하고 27명이나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하자 일본 현지에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화재 전문가인 세키자와 아이(關澤愛) 도쿄이과대학 교수는 NHK에 "매우 충격적인 화재"라며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빌딩 화재로 44명이 숨진 이후 20년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된 빌딩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의 자세한 상황을 몰라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소규모 빌딩의 경우 비상계단이 하나밖에 없어 비상계단에 물건이 있거나 출구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할 곳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상황이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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