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싸를 만나다] 똥밟았네·만화필터로 'K-밈' 만든 김광민 틱톡 매니저
디지털 PD에서 숏콘텐트 플랫폼 운영자로
똥밟았네·만화필터 등으로 숏콘텐트 유행 이끌어
틱톡, 반중 정서 뚫고 인기 앱 2위 '우뚝'
"누구나 크리에이터 되는 플랫폼"

"아침 먹고 땡 집을 나서려는데…똥 밟았네 똥 밟았네."
전국이 '똥 밟았네' 열풍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EBS 애니메이션 '포텐독'에서 등장하는 이 노래는 아이들 사이에서 반짝 흥행에 그칠 수도 있었지만, 틱톡 댄스 챌린지로 이어지며 대세 밈(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콘텐트)으로 자리 잡았다.
무려 2만명이 챌린지에 참여했으며, 한 달 만에 조회수는 1억3000만회를 돌파했다.
이번 화제의 중심에는 숏폼 콘텐트 플랫폼 틱톡이 있다. 매일 쏟아지는 참신한 콘텐트로 인스타그램과 넷플릭스 등 유명 앱을 누르고 국내 구글 앱마켓 인기 앱·게임 2위에 우뚝 섰다.
콘텐트 하나로 틱톡을 필수 설치 앱으로 안착시킨 김광민(34) 틱톡코리아 콘텐트 운영팀 매니저를 지난 12일 만났다.


PD→숏콘텐트 플랫폼 도전…만화필터로 조회수 1억 돌파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김광민 매니저는 2012년부터 7년간 CJ ENM에서 내공을 쌓은 콘텐트 큐레이터다.
셀럽 비즈니스, 캐스팅 디렉터 등을 거쳐 디지털 PD로 전향해 웹드라마, 예능 등 뉴미디어 콘텐트를 제작했다.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맛집을 소개하는 '최자로드', 가수 조권의 사업 도전기를 그린 '시리얼'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틱톡코리아 초기 멤버로 콘텐트 운영팀에 합류한 것은 2019년이다.
숏콘텐트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쉽고 재미있게 영상을 만드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트렌드를 즉시 반영할 수 있도록 챌린지와 스티커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단순히 하나의 콘텐트가 아니라 플랫폼 자체로 더 많은 성장을 이뤄내고 싶었다"며 "유튜브가 장악했다고 생각한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 숏콘텐트로 더 많은 기회와 시장이 열리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김 매니저는 작년 8월 론칭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만화필터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셀피를 찍으면 만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하는 것도 모자라 취향에 맞는 이상형까지 찾아준다.
출시 1년 만에 '#만화에빠지다' 해시태그 조회수는 1억2500만회를 넘어섰다.
김 매니저는 "단순히 얼굴에 효과를 주는 것을 벗어나 이용자들이 선택지를 고를 수 있게 하는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요소를 넣어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틱톡은 한 달에 100개 이상의 스티커·필터를 출시한다. 여러 국가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과 직접 개발한다. 로컬 기반으로만 생성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틱톡커(틱톡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개성을 녹여 전에 없던 콘텐트를 완성한다. 기업과 협업해 챌린지·앰배서더 활동을 하거나 라이브 방송에서 후원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 매니저는 틱톡커로 성공하기 위한 3가지 요소를 공개했다. 그는 "자주 찍어 올리는 만큼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의 콘텐트가 인기를 얻으면 다른 콘텐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챌린지에 발 빠르게 참여해야 한다. 트렌드를 이끄는 챌린지가 추천 피드에 올라왔지만, 아직 관련 영상이 많지 않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정의 정체성이 명확해야 한다. 앞으로 올리게 될 콘텐트에 대한 팔로워의 기대와 관심이 맞물리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틱톡 강점은 신속 대응·추천 피드…70대도 춤추게 하는 놀이터로
김광민 매니저는 숏콘텐트 시장에서 자리잡은 틱톡의 강점으로 신속한 대응을 꼽았다. 콘텐트 운영팀은 매일 아침 각자 트렌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다. 실제 업무에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가 '#똥밟았네' 챌린지다.
김 매니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 조짐을 보이자 한 조직원이 이에 관해 설명했는데, 듣는 순간 느낌이 와 곧바로 EBS 홍보팀에 연락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틱톡 챌린지는 일상 소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아 참여 욕구를 자극한다"고도 했다.
김 매니저는 추천 피드도 틱톡의 차별화 강점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다른 플랫폼처럼 팔로워 기반으로 보여주지 않고, 영상 시청·공유·좋아요 등 개인활동을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상하로 피드를 넘기다가 몰랐던 취향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한 틱톡은 이제 시니어도 뛰어놀 수 있는 콘텐트 놀이터다.

'그랜파 찬'은 1942년생 동갑 부부와 딸, 두 손자의 일상을 담은 계정이다. 지난해 손자들과 춤을 추는 짤막한 영상을 올린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190만 팔로워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로 거듭났다.
약 17만 구독자를 확보한 '더뉴그레이'는 중장년 남성들을 위한 패션 팁과 시니어만의 멋을 보여주는 콘텐트로 호응을 얻고 있다.
김 매니저는 "15초에서 3분 길이의 숏폼은 긴 호흡의 영상과 달리 심리적 부담이 적다. 무료 편집 기능을 뒷받침해 별도의 툴이 없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반중' 극복한 티톡, 종합 엔터 플랫폼으로
무한한 확장성에 상승가도를 달리는 틱톡이지만, 2017년 11월 한국어 서비스 론칭 당시의 반응은 싸늘했다. 미국의 제재와 반중 정서,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이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출시 초기부터 개인정보 보호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웰빙(스크린타임·콘텐트 제한 모드), 계정 설정, 댓글 키워드 등 기능으로 안전한 이용자 환경을 조성했다.
한국 이용자의 데이터는 중국이 아닌 미국과 싱가포르에 위치한 독립된 데이터센터에 보관 중이다. 개인정보 접근 직원 수는 제한하고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도 영입했다.
현재는 경쟁 플랫폼이 틱톡을 따라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쇼츠'와 '릴스'를 선보였다. 자칫 점유율을 뺏길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틱톡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틱톡은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앞세워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저 참여형 콘텐트 '인터랙티브 드라마', 방송사 예능·드라마를 정주행하는 '틱톡 K시리즈' 등 새로운 시도로 유튜브의 영역까지 넘본다.
마지막으로 김 매니저에게 틱톡코리아 콘텐트 운영팀 일원이 되기 위한 조건을 물어봤다.
그는 "가설·분석·실행까지 데이터에 기초한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력을 요구한다"며 "새롭게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직접 영상을 찍어본 경험으로 이용자와 파트너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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