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인데..아직도 말뿐인 도심 공유숙박

정진호 2021. 11. 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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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로 멈췄던 관광과 함께 숙박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도심 공유숙박은 규제에 막혀 여전히 불법으로 머물러 있다. 정부와 국회가 각각 “공유경제 활성화”를 외쳤지만 1년 넘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다른 한편에선 공유숙박이 기존 숙박업계에는 역차별로 작용하고, 거주지의 상업화까지 만들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이 공항 이용객들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뉴스1

11일 관련 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6월 이해관계자들과의 조정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한걸음 모델로 도심 공유숙박을 선정했다. 기재부는 지난 6월 기존 숙박업계와 국내·외 공유숙박업계와의 합의를 마쳤다. 내국인 공유숙박 운영일수 제한, 기존 숙박업계 경쟁력 강화 등 내용이 포함됐지만 세부사항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협의한다는 게 합의안의 골자다.

문체부는 지난 7월 민‧관 협의체를 만들었고, 이날까지 두 차례 회의를 열었다. 1년 5개월 동안 논의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유숙박을 연간 며칠간 운영할 수 있게끔 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정부와 기존 숙박업계는 365일 공유숙박 운영 시 전‧월세 공급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문체부 관계자는 “공유숙박이 많아지면 임차인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기존 업계와의 상생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논의할 부분이 많아 해를 넘겨 회의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유경제 3법을 발의했지만, 공유숙박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스타트업 규제를 혁신하자며 만든 ‘유니콘팜’은 지난 2월 공유숙박‧공유차량‧크라우드펀딩과 관련해 업계와 토론회를 연 뒤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2월 서울의 숙박업소 밀집지역. 뉴스1

토론회 이후인 지난 3월 민주당 유정주 의원은 도심에서도 공유숙박을 허용하되 내국인에 대해서는 연간 180일 이내에서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영업에 제한이 없게 하되 내국인 영업일수엔 제한을 둔 것이다. 관리 감독 의무도 강화하고, 이를 어길 시 영업정지까지 가능토록 했다. 그러나 문체부 민관협의체 논의가 계속 이어지면서 8개월이 지나도록 법안은 본회의에 올라가지 못 하고 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유 의원은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가지고 “경제성장 둔화, 노령화와 함께 세계적으로 공유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공유숙박이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만큼 한국도 제도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3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 [유정주 의원실 제공]

-기존 숙박업계는 공유숙박이 영업권 침해라고 반발하는데
“기존 숙박업계와 경쟁을 하라고 공유숙박이 포함된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 게 아니다. 오히려 불법 영업을 막기 위해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또 비즈니스, 가족 여행, 혼자 하는 여행 등 관광이나 방문 목적에 따라 숙박시설 이용 형태는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시장이 완전히 겹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 공유숙박을 특정해 법안을 발의했나?
“공유숙박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7년 186억 달러에서 2022년은 402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시장규모가 현재는 작지만,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유숙박업의 양성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유사한 법안이 네 차례 발의됐지만 통과가 안 됐다. 이번 법안의 차별점은?
“안전, 위생기준을 강화했다. 또 180일로 내국인 대상 영업일수를 제한하고 이를 관리 감독하기 위해 자료제출 의무 조항을 만들었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과도 통합해서 공유숙박업을 제도화하려는 법안으로 의미 있다.”

-공유경제 관련 법안이 좌초되는 일이 많은데 대표발의자로서 대안은?
“‘타다’와 같은 사례가 생긴 적이 있는 만큼 기존 산업계와 새로운 산업계의 이해관계 때문에 혁신이 저해되지 않도록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상생 논의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새로운 흐름을 놓쳐서도, 기존 산업을 무너뜨려서도 안 된다. 균형점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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