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 출토 유물 5232점,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인다
![무령왕의 베개와 발받침(오른쪽 짙은 색)엔 금으로 만든 꽃 모양 꾸미개가 화려하게 붙어있다. 발굴 50년만에 처음으로 실물을 일반에 공개한다. 왼쪽은 왕비의 베개와 발받침. [사진 국립공주박물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9/14/joongang/20210914003830479tsxa.jpg)
얇게 편 금으로 만든 나뭇잎이 수없이 달려있고, 가운데 기둥에는 금 알갱이를 하나하나 박았다. 재질도 순금에 가깝다. 고리 장식 끝에는 구부러진 옥(곡옥)을 달았다. 신라 금관에서도 보이는 형태다.
왼쪽 54.7g, 오른쪽 53.4g의 이 금귀걸이는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역대 금귀걸이 중 가장 무겁다. 금이 가장 많이 들어갔다고 할 수 있는 금귀걸이다.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이 14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열린다. 그간 특별전 등으로 일부 유물은 종종 공개해왔지만,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유물 전체를 한자리에서 모은 건 처음이다. 전시에는 무령왕릉의 존재를 알린 ‘지석’, 무령왕릉을 둘러싸고 있던 연꽃무늬 벽돌을 비롯해 출토 유물 5232점 전체를 전시한다.
올해는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이 되는 해다. 무령왕릉은 지난 1971년 공주 송산리고분군(현 무령왕릉과 왕릉원) 일대 배수로 공사 도중 벽돌 문이 드러나면서 발견됐다. 무덤 입구 안쪽에 놓인 ‘지석’(국보 163호)에는 ‘영동대장군 백제 사마왕’ ‘계묘년(523년) 사망’ 등 무덤 주인의 신분과 출생, 재위, 사망 연도가 자세히 적혀있었다. 2박 3일에 걸쳐 수습이 끝난 무령왕릉에서는 국보 17점을 비롯해 수천점의 유물이 쏟아졌다.

그중 ‘받침 있는 은잔’은 동으로 만든 받침 위에 은으로 만든 잔과 뚜껑, 금장식이 특징이다. 국립공주박물관 최장열 학예연구실장은 “무령왕릉 내에서도 왕비 쪽에서 발견된 유물로, 용·비익조·산 등 다양한 문양이 받침·잔·뚜껑에 빼곡히 새겨져 있어 이 시기 백제의 종교와 사상에 대한 내용을 담은 귀한 사료”라며 “널리 알려진 백제 금동대향로만큼 의미 있는 유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왕의 나무 두침(베개)과 발 받침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실물이다. 왕비의 베개와 발 받침은 10년 전 무령왕릉 발굴 40주년 전시에 실물이 공개된 적이 있지만, 왕의 베개와 발 받침은 처음 대중에 선보인다. 그 간 복제품을 전시해왔다. 최 실장은 “왕의 베개·발 받침은 상태가 좋지 않아 수장고에서 빛을 가린 채 고이 보관만 해오던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서도 14일부터 26일까지 첫 11일간 공개 후 복제품으로 전시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왕비 자리에서 발견된 은팔찌엔 안쪽에, ‘경자년에 대부인을 위해서 다리라는 사람이 팔찌를 만들었는데, 230수(동전의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로 추정)의 은이 들어갔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최 실장은 “왕비가 526년에 사망했는데, 경자년은 520년에 해당한다”며 “장례를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생전에 쓰던 팔찌를 손에 채워 묻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무령왕릉 입구에서 강렬한 첫인상을 줬던 연꽃무늬 벽돌도 볼 수 있다. 공주 일대 벽돌무덤 3곳 중 송산리 6호분은 동전무늬 벽돌, 교촌리고분은 무늬가 없는 벽돌을 사용했고, 연꽃무늬 벽돌은 무령왕릉에서만 발견된다. 백제 시대 불교 문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송산리 고분군’으로 불리던 무령왕릉 일대는 오는 17일부터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으로 정식 명칭이 바뀔 예정이다. ‘능’은 왕실의 묘에만 붙는 특별한 호칭이다. 문화재청은 “백제 왕실의 무덤, 특히 무령왕의 무덤인 사실이 확실히 밝혀져 ‘무령왕릉’ 이름을 포함해 사적 명칭을 바꾸는 것”이라며 “일반 국민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왕릉급 무덤임을 명확히 해 역사적·문화재적 위상을 세우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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