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섬 여행, 이걸 알면 더 즐겁습니다 [운민의 경기별곡]
[운민 기자]
2002년 1월부터 3월까지 국내는 물론 일본까지 엄청난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한류 의 시초가 되었던 드라마 <겨울연가>가 있었다. 겨울연가에서 지고지순하고 이상적인 사랑을 연기했던 주연 배우 배용준은 일본에서 '욘사마'라 불리며 단순한 스타가 아닌 한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당연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춘천의 명동 골목, 북촌의 끝자락에 위치한 중앙고등학교 등은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장소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하지만 가장 수혜를 입은 곳은 당연 남이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이섬에서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웠던 풍경은 드라마의 주요 무대가 되며, 주인공들의 키스신 등 지금도 화자 되는 장면들이 많았던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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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이섬으로 가는 배의 전경 남이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또는 짚라인을 통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섬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나미나라라는 콘셉을 가지고 다른나라에 입국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
| ⓒ 운민 |
원래는 홍수로 주변이 잠길 때만 섬이 되었지만, 일제가 1944년 청평댐을 건설하면서 수위가 높아지는 바람에 육지와 영영 떨어지게 되었다. 해방 후 뽕나무만 자라는 척박한 모래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인근 주민들의 허기를 달랠 정도의 땅콩이 전부였다. 남이섬이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나무로 울창한 섬이 된 것은 1965년 민병도씨가 섬을 구입하고, 묘목을 심기 시작한 이후다.
1970~1980년대를 거치면서 남이섬은 행락객들이 머물다가는 유원지로 꽤나 명성이 있었다. 그러나 행락객들이 버리는 소주병과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았다. 2001년 겨울연가가 촬영되기 1년 전, 남이섬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고자 섬 전체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라는 명성답게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선착장에는 가평 시내에서도 볼 수 없는 스타벅스를 비롯해 각종 상업시설이 빼곡히 가득 차 있었다. 게다가 선착장에는 남이섬을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로 붐비기 일쑤다. 만약 드라마에 나온 것처럼 조용하고 서정적인 남이섬을 보고 싶다면 섬 내부에 있는 숙박시설을 이용하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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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이섬의 숙박시설 정관루 남이섬을 조용하게 오롯이 즐기고 싶으면 숙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이섬에는 정관루라는 숙박시설이 존재한다. 정관루는 비록 와이파이도 티비도 없지만 책과 일기장이 있다. |
| ⓒ 운민 |
남이섬에 있는 숙소를 통틀어 정관루라고 부르는데 호텔 본관과 서쪽 강변에 늘어서 있는 별장형 숙소로 구성되어 있다. 어차피 이곳에 숙박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섬을 떠나야 하기에 해가 질 때부터 선선한 아침까지 한적한 남이섬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이 호텔은 신문도 텔레비전도 심지어 와이파이도 없는 곳이다. 하지만 책과 일기장이 객실에 비치되어 있다. 해가 진 남이섬은 도시보다 더욱 어둡기에 잠깐 세상과 단절하고 나만의 고독감을 느끼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정관루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남이섬을 천천히 산책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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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탄 문화재의 목재를 이용해 만든 남이장대 남이섬의 남쪽면에는 낙산사와 서장대의 불탄 목재를 재활용하여 지어진 남이장대가 있다. |
| ⓒ 운민 |
세워진 시기는 채 10년이 되지 않았지만 2005년 낙산사 화재, 2006년 수원 화성 서장대 화재로 인해 발생한 폐목재를 기둥으로 삼았고, 쌍계사의 폐기와를 수집해서 지붕을 올리면서 지금의 건물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옛 건물이 소실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그 아픔을 딛고 다시 역사가 이어지는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남이섬의 남쪽 끝 지점인 창경대에선 북한강과 깊은 산세가 어우러지며 몽환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광경 앞에서는 아무런 근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단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에게 작은 위안감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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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이섬의 상징 메타세쿼이아 길 남이섬에는 수많은 나무와 식물이 자라고 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상징적인 장소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메타세쿼이아 길이라 할 수 있다. |
| ⓒ 운민 |
또한 은행나무, 잣나무, 자작나무, 전나무 등 숱한 나무들을 거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가장 하이라이트는 <겨울연가>의 배경이 되었던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남이섬 풍경은 한마디로 나무 풍경인 셈이다. 남이장군묘, 노래박물관, 겨울연가 첫 키스 장소로 알려진 벤치 등 숱한 명소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는 송파 은행나무길의 초입에 자리한 이슬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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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이섬의 이슬정원 한때 남이섬은 수많은 행락객들이 오고가는 유원지였다. 그 속에서 나온 소주병들로 인해 한때 남이섬은 쓰레기 문제가 심각했다고 한다. 그 소주병을 재활용해서 만든 정원이 이슬정원이다. |
| ⓒ 운민 |
남이섬의 이슬을 모아 만든 정원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알고 보니 원래 원숭이 우리가 있던 곳에 남이섬에서 나온 소주병과 폐품들을 가져가 정원처럼 꾸민 것이다. 이 정원을 짓는데만 3천 개의 소주병이 들어가고 담장에도 끼워 넣고, 납작하게 녹여 타일을 만들어 붙였다.
여기에 쓰인 소주병 대부분이 '참이슬' 브랜드라 자연스레 이슬 정원이 된 것이다. 모르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장소지만 남이섬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를 꼽자면 여기가 아닌가 싶다.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남이섬, 섬을 찾는 사람마다 일상에 지쳤던 몸을 달래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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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우리가모르는경기도 : 경기별곡> 1편이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서점에서 절찬리 판매중입니다. 다음 브런치, 오마이뉴스에서 연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 했고, 사진자료 등을 더욱 추가해서 한번에 보기 편해졌습니다. 경기도 여행은 우리가 모르는 경기도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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