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퉁' 루이비통 가방을 굳이 '짝퉁'으로 만드는 MZ세대, 왜

“애물단지였던 장롱 속 명품백을 작은 크로스백(한쪽 어깨에 메는 가방)과 지갑으로 바꾸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직장인 전모(34)씨는 최근 큰맘 먹고 10년 전 즐겨 매던 루이비통 가방을 리폼(오래된 물건의 디자인 바꾸기) 전문 가죽 공방에 맡겼다. 유행이 지나고 낡은 터라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린다 한들 20만~30만원 받기도 어려웠고, 집에서 공간만 차지했기 때문이다. 리폼에 든 비용은 30만원. 전씨는 “요즘 명품 지갑 하나만 50만원이 넘는데, 당장 착용할 수 있는 신상 가방과 지갑이 생겨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명품 리폼 수요 4~5배 증가

리폼한 가방과 지갑은 엄밀히 말해 '짝퉁'(모조품)이다. 명품 매장에서 사후서비스(A/S)를 받을 수도 없다. 하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리폼을 제품 ‘업그레이드’의 개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친환경·재활용·커스터마이징(개인화) 등의 가치가 더해졌다는 생각에서다. 쓸모없는 ‘진퉁’보다 쓸모있는 ‘짝퉁’이 낫다는 얘기다.
철 지난 가방 리폼해 '신상' 지갑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유행이 돌고 돈다지만, 빅백(큰 가방) 시즌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무작정 보관하는 건 공간, 체력, 비용 낭비”라며 “가죽 가방은 쓰지 않더라도 매년 클리너로 닦고 버클·체인 부분이 녹슬지 않게 관리해야 해 손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명품 시장 성장에 '사후 관리업'도 호황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에 명품을 소비하는 인구가 늘면서 안 쓰는 명품을 되팔거나, 오래 쓸 수 있도록 관리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꾸는 등 과거에 없던 새로운 산업군이 생기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 못지않게 앞으로 이러한 명품 관련 업체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가처분소득은 적지만 브랜드에 대한 소유 욕구가 강하다”며 “보다 저렴하게 명품을 갖기 위해 철 지난 제품도 고쳐서 쓰려는 수요도 그만큼 늘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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