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할인" vs "적립 확대" 1400만 가입자의 대답은 뭘까
키워드 : SK텔레콤 멤버십 개편 논란
"혜택 늘어나는 것 없다"는 반응 커지자
회사 측 "내용 발표하면 만족도 회복"
가입자가 '선택'하게 하는 것도 방법
![SK텔레콤 T멤버십 고객은 할인을 받을 때마다 ‘할인혜택’과 ‘누적할인혜택’ 금액을 문자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안내 받고 있다. [사진 SK텔레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7/30/joongang/20210730122420557ffoq.jpg)
다음 달 초 개편 예정인 SK텔레콤의 새 멤버십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가입자들은 “즉시 할인이 낫다” “혜택이 줄어든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회사 측은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포인트를 미리 제공하는 등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SKT는 기존의 제휴사 할인 중심으로 운영되던 멤버십을 ‘적립형’으로 바꿀 계획이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새로운 혜택을 추가로 주겠다는 취지다.
새 멤버십은 ‘활용도’가 높아지는 건 분명하다. 제휴한 90여 개 업체에서 포인트를 적립하고, 원하는 곳에서 몰아서 사용할 수 있다. 예컨대 빠리바게뜨에서 결제할 때 이제까지는 현장에서 10% 할인을 받았다고 하면, 앞으론 같은 비율로 포인트를 적립한 뒤 도미노피자·아웃백스테이크·CU 편의점 등에서 자유롭게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다만 적립률은 큰 차이가 없다. 빠리바게뜨와 도미노피자는 현재 각각 10·30% 할인에서 앞으론 같은 폭의 적립 방식으로 바뀐다.
일부 소비자들은 외려 불리해지거나 불편함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적립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 지출을 해야 하고, 포인트는 언제 쓸지 모르니 즉시 할인을 받는 게 더 낫다는 얘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 번 결제하면 되는데 두 번 이상으로 늘리려는 의도다” “적립률이 높은 것도 아니면서 혜택이 늘었다고 하다니 어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개중에는 “알뜰폰으로 갈아타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이 같은 반응에 SKT 측은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멤버십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면 오히려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스스로 필요한 곳에서 선택해 포인트를 쓸 수 있어 더 유용하다고 강조한다. SKT 관계자는 “일반적인 쇼핑몰의 적립 포인트는 0.3%인데 SKT 멤버십은 VIP 기준으로 평균 10% 적립”이라며 “포인트 활용처도 광범위하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입자 달래기에도 나섰다. 지난 8일 SKT는 이달 중 ‘미리 적립’ 이벤트를 하고, 참여자 모두에게 1000포인트(1000원 상당)를 준다고 밝혔다. 또 멤버십 개편에 앞서 모든 가입자에게 1000포인트를 일괄 지급할 계획이다. SKT 가입자가 1400만여 명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줄잡아 280억원어치 포인트를 먼저 쏘겠다는 것이다.
![SKT의 멤버십 변경 주요 내용. [사진 SKT텔레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7/30/joongang/20210730122420781qlku.jpg)
일부 제휴처에선 ‘두 배 적립’도 해준다. 가령 다음 달 파리바게뜨에서 2만원어치 빵을 사면 미리 적립된 2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 결제액 1만8000원에 대해서는 20%(3600원) 적립할 수 있다. 최대 할인·적립액이 5600원인 셈이다.
이번 SKT의 멤버십 개편에는 구독 서비스 플랫폼 구축 의도가 담겨 있다. SKT는 올 초 ‘인공지능(AI) 기반 구독형 상품 마케팅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동통신의 틀을 넘어 식음료·교육·렌털·여행 등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해 구독형 상품·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2023년까지 구독형 상품 가입자 2000만 명, 매출 6000억원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 밑그림 중 하나가 멤버십과 구독을 엮는 마케팅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이다. 구독 서비스의 이름을 ‘우주’로 정하고, 월 9900원에 11번가와 아마존 무료배송·클라우드·웨이브(OTT)·플로(음악 스트리밍) 등을 제공할 거라는 구체적인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멤버십이 연계되면 가입자 확대와 이들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SKT로선 이 같은 새 마케팅 플랫폼을 제대로 론칭하기 전에 예상 밖의 변수를 만난 셈이다. 이럴 땐 공을 소비자에게 돌리는 방법도 있다. 기존의 즉시 할인 멤버십을 유지할지, 적립률과 사용처가 확 늘어난다는 적립식 멤버십을 선택할지 가입자가 결정하도록 하자는 얘기다. 가입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나는데 새 멤버십 개편을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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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포인트 연 200억, 59% 소멸
이참에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자신의 권리인 멤버십(마일리지) 활용도를 꼼꼼히 따져볼 기회도 생긴다.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영업 노하우가 알려진다”며 자사의 누적·사용 포인트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사용하지 못하고 소멸된 마일리지는 838억여 원어치였다. 한해 평균 200억원 안팎의 마일리지가 사라진 셈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마일리지 가운데 59.3%는 유효기간 내 사용되지 못하고 자동 소멸한다.
이상재 산업2팀장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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