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가 지켜주는 이란 여기자..'은밀한 자유'에 팔로잉 76만

미국으로 망명한 이란 출신의 여성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45)가 화제다. 반(反) 이란 활동을 펼쳐온 그가 이란 정보당국 관계자로부터 납치 당할 뻔한 정황이 드러나면서다. 알리네자드는 2015년 미국에 입국한 뒤 최근까지 미 국영방송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를 통해 이란 정부의 부패와 비리, 인권 탄압 등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이란 당국이 그에게 협조하는 사람에겐 최고 징역 10년까지 선고될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로 눈엣가시였던 인물이다. 하지만 알리네자드는 “수년 동안 이란 정부가 나를 공포에 떨게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난 두렵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 정보기관 요원 등 4명이 알리네자드를 납치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알리네자드를 강제로 이란으로 끌고 가기 위해 민간 탐정을 고용하고, 브루클린에 살고있는 알리네자드와 가족을 감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알리네자드에 따르면, 이들은 집 내부 등을 사진·영상 등을 촬영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함께 기소되지 않았지만 이들을 도운 혐의를 받는 한 인물이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됐다고 NYT는 전했다.
![마시 알리네자드는 FBI 요원들이 자신의 집 앞을 지키고 있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했다. [트위터 캡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107/18/joongang/20210718050150782atch.jpg)
미 검찰의 발표 이튿날, 알리네자드는 영국 BBC 뉴스에 출연해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그는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찾아와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알려줬다”며 “나를 제3국으로 유인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이란 정부는 내가 두려워하도록 노력해왔지만, 이제 그들이 나를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가족들에게도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FBI 요원들이 자신의 집 앞에서 잠복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동시에 알리네자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이었던 자말 카슈끄지를 언급하며 미국에 강력한 대응을 호소했다. 그는 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카슈끄지가 잔인하게 살해됐을 때 전 세계가 비난에 나섰던 것처럼 미국이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슈끄지는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과의 인터뷰를 수 차례 진행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유명 언론인이다.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시민 혁명을 지지하다가 사우디 왕실의 눈 밖에 나 미국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8년 혼인 신고를 위해 주터키 사우디 영사관을 찾았다가 실종됐다. 훗날 그가 사우디 왕실에 의해 잔혹하게 암살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번 납치 시도 의혹으로 최근 미국과 이란이 대립과 갈등 해소 사이를 줄타기하는 상황에서, 양국 관계가 위태로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NYT는 “이번 기소는 양국이 불안한 관계를 지속하는 위태로운 순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 검찰이 기소 사실을 밝히기 전날, 이란과 미국이 죄수 교환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납치 시도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란에서 태어난 알리네자드는 영국 옥스퍼드 브룩스대에서 공부했다. 2001년 언론사 ‘함바스테기’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부패한 정부 인사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쓰면서 이름을 알렸다. NYT에 따르면, 그는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체포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훗날 이란을 떠나기로 결심한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2014년 페이스북에 ‘나의 은밀한 자유’라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쓰지 않은 모습을 촬영해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페이지는 개설 1년여 만에 76만명이 팔로잉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미국에 머물며 반 이란 활동가, 여성 인권 운동가 등으로 일했다. 지난 2015년엔 국제인권단체가 꼽은 올해의 여성인권상을 받았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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