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아시나요? 플랫폼만 돈 벌면 역풍..고객과 이익 나눠야
#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상장사 ‘디어유’에 대해 외형 확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올해 영업이익률은 39%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를 쓴 이환욱 애널리스트는 “입점된 아티스트 IP의 신규 팬덤 확장과 신규 아티스트의 추가 입점, 1인당 구독 아티스트 수의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엔비티의 100% 자회사인 엔씨티타마케팅은 최근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 ‘세컨서울’을 선보였다. 세컨서울은 실제 서울 지역을 수만 개의 타일로 나눈 뒤 NFT(대체불가능토큰) 형태로 소유하고 사고팔 수도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B2B 부문 매출 상승으로 인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 본격화로 수익성 개선이 가속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성 가시화 등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증권사 보고서에 공통점이 있다면?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거론했다는 점이다. 영업 레버리지 효과란 인건비나 상각비 같은 고정비에 따라 매출액보다 영업이익 변동폭이 더 확대되는 현상을 뜻한다. 레버리지는 지렛대라는 뜻인데 이 용어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은 결국 고정비로 볼 수 있다. 이 용어는 제조업에서 주로 써왔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수천억원을 들여 개발했다고 치자. 손익분기점은 3만대. 그런데 시장에서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연간 5만대 이상 주문이 들어온다면?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판매량이 늘어나니 영업이익은 껑충 뛸 수밖에 없다.

▶영업 레버리지 효과 뭐길래
▷최근 IT·플랫폼 기업에 적용
최근에는 이 용어를 IT·플랫폼 기업에서 자주 쓰기 시작했다.
플랫폼 스타트업은 초기에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거래액을 늘리기 위해 IT 기획, 개발자를 채용하고 마케팅비를 쏟아붓는다. 이런 상황에서 운영자금이 바닥을 보일 즈음에는 외부 투자를 유치한다. 그러면서 외형 성장을 꾀하다 흑자전환에 성공한다. 이후 이익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이익 규모도 커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 과정을 통틀어 ‘영업 레버리지 효과’라고 한다.
원티드랩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원티드랩의 매출액은 147억원, 영업손실만 52억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매출액 57억원, 영업이익 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실적이 확연히 개선되는 모양새다. 2분기 매출 78억원, 영업이익 20억원, 3분기에는 매출액 90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분기 영업이익률이 28%가 됐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2015년 채용 플랫폼 ‘원티드(Wanted)’를 선보였다. 가입비를 따로 받지 않고 기업이 원티드가 추천한 구직자를 채용하면 연봉의 7%를 가져가는 단순한 구조다. 올해 10월 말 기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5개국의 1만 기업, 200만 회원을 220만회 이상 매칭에 성공했다. 회원 수가 쌓였고 데이터에 기반해 AI(인공지능)가 자동으로 인재를 추천하는 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서 인건비 외에는 따로 고정비가 발생하지 않다 보니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 덕분에 원티드랩의 내년 매출액은 올해보다 49% 증가한 496억원, 영업이익은 111% 증가한 1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비톡 사례도 마찬가지다. 바비톡은 국내 최초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으로 2012년 첫선을 보였다. 지금은 앱 이용자 수 430만명, 월간 순 이용자 수(MAU) 25만명(10월 기준)이 즐겨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주요 수익 모델은 수수료다. 고객이 바비톡을 통해 병원을 골라 수술을 받으면 병원이 바비톡에 수수료를 지급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영업이익률이다. 바비톡은 IT 플랫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39%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호택 바비톡 대표는 “전통적인 제조·서비스업은 매출이 발생하면 원가가 반드시 발생한다. 그래서 매출 규모가 커지더라도 매출총이익의 증가는 제한적이다. 반면 바비톡 같은 플랫폼은 매출에 대한 원가(변동비)가 없어서 매출 증가분 대부분이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바비톡의 지난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6%인데 영업이익 성장률은 이의 2배인 51.2%에 달하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박동흠 인터밸류 대표(공인회계사)는 “IT·플랫폼 기업에서는 인건비나 각종 경비가 고정비 성격을 띤다. 판매량, 회원 수 증가로 추가 지출이 더 발생되지 않는다면 매출이 늘어날 경우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회원 수·거래액 집착하다 현금흐름 흔들
여기서 질문.
모 플랫폼은 회원 수가 수천만 명에 달하고 거래액이 빠르게 증가하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계획된 적자’라는 설명을 하기도 하지만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 요원하다는 지적도 많다. 또 다른 플랫폼 회사는 애초 무료 서비스로 회원을 모은 뒤 유료 전환을 하려 하자 고객이 이탈하면서 사업에 위기를 맞았다.
영업 레버지리 효과를 기대하고 회원 수, 거래량을 늘리다 실패하는 기업도 많다는 말이다. 이를 경영학계에서는 ‘네트워크 이펙트의 오류’로 설명한다.
이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네트워크 이펙트’라는 말부터 알아야 한다. 네트워크 이펙트는 미국 경제학자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이 소개한 개념. 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면 이것이 다른 사람의 수요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톡을 예로 들어보자. 모바일 시장이 형성되던 초기에 일찌감치 무료 모바일 메신저를 뿌린다. 점차 사용자가 늘어난다. 안 쓰던 사람도 주변에 많은 사람이 쓰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 쓰게 된다. 여기까지가 ‘네트워크 이펙트’다. 추가로 카카오는 회원 수가 많아지니 이를 토대로 이모티콘 판매, 선물하기 등 부가 서비스를 갖다 붙인다. 자연스레 흑자전환하면서 이익은 더욱 극대화된다. 이러면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이어진다. 네트워크 이펙트의 ‘좋은 예’다.
‘네트워크 이펙트의 오류’는 그 반대다. 회원 수, 거래액에 집착해서 비용을 더욱 쓰다 현금흐름의 한계에 부딪힌다거나, 공짜 서비스로 고객을 모았지만 원치 않는 방향으로 유료화를 추진하다 외면받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윤정구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사업을 제대로 하는 기업은 자신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서비스를 먼저 챙겨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존 서비스는 이 서비스의 네트워크 유입을 위해 공짜로 제공해준다. 관건은 유료 서비스로 전환할 때다. 플랫폼 참여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 모델이면 고객이 계속 붙어 있지만 플랫폼만 이득을 보는 유료 모델이라는 것을 고객이 알아차리면 바로 이탈한다. 애초 사업 모델을 짤 때 고객 불편 해소, 진정성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은 뭘까.
아마존의 ‘플라이휠’ 전략이 그중 하나로 꼽힌다. 플라이휠은 엔진 등에 쓰이는 묵직한 회전판을 뜻한다. 처음에는 돌리려면 큰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번 속도가 붙으면 관성으로 계속 돌아간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창업 7년째인 2000년 이 전략을 언급했다. 당시 아마존은 14억달러 영업손실을 볼 때였다. 베이조스는 ‘가격을 낮춰 고객을 모은다. 좋은 경험을 한 고객은 다른 고객을 불러들인다. 트래픽이 늘어나자 더 많은 셀러가 입점한다. 매출이 커지자 고정 비용은 낮아지고 고객 경험은 배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 흑자전환을 이끌어내며 이를 증명해냈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플라이휠 이론에서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한 물품을 제안하고 빠른 배송 등으로 만족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이런 비용을 초기에 아끼지 않았기에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8호 (2021.12.15~2021.12.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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