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싸를 만나다] "프라엘 메디헤어, 탈모에 효과 있나요?" 개발 1등 공신 김정욱 LG 연구원에게 묻다

정길준 2021. 8. 3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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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첫 가정용 의료기기 선봬
핵심은 LLLT..모낭 활성화 역할
개발 위해 의료기기 자격증까지 취득
"정말 머리 날까" 우려..임상시험서 확신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27분씩 주 3회
"암 환자 도움 주는 기능도 추가할 것"
김정욱 LG전자 홈뷰티사업담당 책임연구원이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들고 있다. LG전자 제공

"LG 프라엘 메디헤어(이하 메디헤어) 정말 효과 있나요? 탈모약도 먹고 있어요."

한 포털사이트에 LG전자의 탈모 치료 의료기기 메디헤어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질문이다. 1000만 탈모인의 간절함을 엿볼 수 있다.

눈부신 의학 기술 발전에도 탈모는 여전히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남아있다. 자칫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엄청난 원성을 살 수 있는 탈모 치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제품 효과에 대해 "씨앗이 없는 곳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씨앗을 뿌린 곳에서는 싹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양분을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탈모인들의 궁금증을 완벽히 해소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답변이다.

이에 메디헤어 개발을 주도하고, 이 과정에서 의료기기 RA(규제과학) 자격증까지 딴 김정욱(51) LG전자 홈뷰티사업담당 책임연구원에게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LED 마스크, 머리 쓰면…쥐 실험서 확신

'LG 프라엘 메디헤어' 제품 이미지. LG전자 제공

메디헤어의 핵심은 저출력 레이저 치료(LLLT) 기술이다. 탈모가 발생하는 원인 중 대표적인 것이 남성호르몬에 의한 안드로겐성 탈모증(남성형 탈모증)이다.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모낭 주변에 형성돼 모발 성장을 저해한다. 머리카락은 가늘어져 쉽게 빠진다.

메디헤어는 비정상적인 상태에 놓인 세포들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정욱 연구원은 "없던 모발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휴지기에 있던 모낭들을 활성화하고 모발을 건강하게 오래 유지하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메디헤어는 250개의 레이저·LED 광원이 들어간 의료기기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라 생리학·생명공학적인 공부가 필수다. 화학을 전공한 김 연구원은 아예 새로운 영역을 알아간다는 생각으로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피부 관리 기기 'LG 프라엘 LED 마스크'를 개발할 때는 미용학원에서 국가 자격 피부미용사 자격증 공부를 했다. 이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의료기기 RA 전문가 자격시험도 준비했다. 덕분에 전에 없던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LG전자 모델이 서울 관악구 LG베스트샵 봉천점에서 'LG 프라엘 메디헤어'를 체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김 연구원이 메디헤어를 기획한 것은 LED 마스크 개발 과정에서 가능성을 본 LLLT의 효능이다. 적색광 레이저는 출력을 낮춰 사용하면 생체 조직을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물론 의료인의 관리 밖인 가정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 2017년 개발에 착수해 2020년 출시까지 약 4년이 걸렸다. 정확한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임상시험이 필요해 일반 전자 제품 대비 많은 예산을 쏟았다.

김 연구원은 메디헤어 관련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렸을 때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정말 머리가 날까" "LED 마스크를 머리에 쓰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였다. 그러다 쥐에 실험했는데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확신을 갖게 됐다.

김 연구원은 "식약처 허가를 위해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개발자는 일절 관여할 수 없다. 약 10개월간 조바심만 태웠다"며 "최종 결과보고서를 받고 나서야 '이제 끝났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임상서 모발 밀도·굵기 개선…암 환자 문의도 이어져"

'LG 프라엘 메디헤어' 임상시험 결과.

그의 노력은 제품 성과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임상시험 결과 모발의 밀도와 굵기가 각각 21.64%, 19.46% 개선됐다. 한정된 면적에 많은 광원을 배치하기 위해 적용한 비장의 무기이자 특허기술인 광학 부품 '웨이브가이드'가 제역할을 톡톡히 했다.

웨이브가이드는 광원 간 간격을 좁힌 것이 강점이다. 제품 무게 증가를 최소화하면서 7㎜ 간격으로 촘촘히 광원을 넣었다. 빛이 모낭 세포에 제대로 흡수될 수 있도록 했다.

메디헤어의 효능은 단기간 안에 기대하기는 힘들다. 인내심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시험의 결과로 나온 수치가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체감적인 부분에서도 다르게 느낄 수 있다"며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라 안드로겐성 탈모증 남성 등에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일반인이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장한다"며 "메디헤어 치료 효과를 보려면 27분씩, 격일 간격으로 주 3회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 프라엘 메디헤어' 제품 이미지. LG전자 제공

이처럼 탈모 치료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메디헤어에는 탈모인의 애환이 녹아있다. 제품 기획 담당자부터 탈모 환자다. 메디헤어를 쓴 채로 회사 복도를 걸어다니거나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제품 출시 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수요도 생겼다. 치료를 마친 암 환자도 메디헤어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냐는 문의가 이어진 것이다.

김 연구원은 "안타깝게도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없다"며 "다음 제품은 암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편의성 더욱 높일 것…'역시 LG전자' 떠올릴 제품 개발"

메디헤어는 LG전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가정용 의료기기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대부분의 의료기기는 지속해서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편리한 사용성이 중요하다.

이번 제품 출시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와 사용성을 모두 보장하는 다양한 형태의 의료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탈모인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탈모도 질환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탈모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는다. 특히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 보니 일찍 포기하는 것 같다"며 "치료의 방법과 시기에 따라 얼마든지 나아질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메디헤어의 역할을 묻자 "집에서 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홈케어 기기 수요가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양한 사용 시나리오, 개인차 등을 고려한 안전 설계가 필수다. 검증 절차를 충실히 이행해 '역시 LG전자라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제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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