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의 우승 꿈꿨던 LG 트윈스, 허무한 퇴장

윤현 2021. 11. 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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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우승 후보 LG, 타선 침묵으로 패배.. 대대적 쇄신 필요해

[윤현 기자]

 2021 프로야구 LG 트윈스 선수단
ⓒ LG 트윈스 홈페이지
 
LG 트윈스가 올해도 우승에 실패했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마지막으로 27년째다. 1992년이 마지막 우승이었던 롯데 자이언츠 다음으로 오랫동안 우승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LG는 7일 막 내린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화력과 경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1승 2패로 탈락했다.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두산에 패해 탈락했기에 더욱 뼈아프다.

올 시즌 누가 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고, 전력 보강에도 아낌없이 투자했기에 기대가 컸던 만큼 허무한 결말이다.

잠깐인 줄 알았던 타선의 침묵, 각성은 없었다 

27년 전 마지막 우승을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스타 류지현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LG는 지난 겨울 열심히 전력을 보강했다.

미국 무대에서 검증받은 새 외국인 투수 앤드루 수아레즈를 이적료까지 주며 데려왔고, 두산에 양석환과 남호를 보내는 대신 함덕주와 채지선을 받아들이는 2대2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분위기를 띄웠다. 

시즌이 개막하자 초반 분위기는 LG의 예상대로 전개됐다. 케이시 켈리와 수아레즈가 선발진의 '원투 펀치'로 훌륭하게 활약했고, 지난해보다 구위가 눈에 띄게 좋아진 임찬규와 이민호도 3~4 선발로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답답한 타선이 문제였다. 투수진의 힘으로 버티면서 타선이 언젠가는 터지길 기다렸지만, 그런 시간은 올 시즌 내내 오지 않았다.

간판타자 김현수는 올해도 이름값을 했으나 전성기의 활약만큼은 아니었다. 김현수와 함께 공격을 이끌어줘야 할 김민성, 이천웅, 이형종은 2할대 초반의 타율로 부진한 데다가 부상까지 겹치면서 2군을 들락날락했다. 오히려 두산으로 보낸 양석환이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LG의 속을 쓰리게 했다. 

LG의 정규시즌 팀 타율은 0.250으로 10개 구단 중 8위에 머물렀다. 득점권 타율은 0.252로 9위에 그치며 더 부진했다. 우승 경쟁을 하겠다는 팀의 화력으로는 창피한 수준이다. 반면에 팀 평균자책점은 3.57로 압도적인 1위였다.

정규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1위도 노려볼 만 했으나, 연거푸 무승부를 기록하며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린 것도 타선의 침묵 때문이었다. 결국 LG는 1위를 눈앞에 두고 3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패착이 된 승부수... 또다시 미뤄진 우승의 꿈 

올 시즌이 우승할 절호의 기회라며 자신있게 '윈 나우'를 외친 LG는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두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우선 부상으로 고생하던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를 떠나보내고 저스틴 보어를 영입했다. 

확실한 해결사가 절실했던 LG는 메이저리그 통산 92개의 홈런을 터뜨린 데다가 일본 무대까지 경험한 보어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또한 2루수 정주현의 빈약한 타격이 항상 아쉬웠던 LG는 선발투수 정찬헌을 키움에 내주고 서건창을 데려왔다. 타선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외국인 타자와 2루수를 교체하면서 모든 고민이 해결되는 듯했다. 
 
 올 시즌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친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저스틴 보어
ⓒ LG 트윈스 홈페이지
 
그러나 보어는 류지현 감독이 적응의 기회로 줬던 100타석에서 타율 0.17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이며 2군으로 내려갔다. 그 후로 더 이상 1군에 올라오지 못한 보어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도 제외되며 팀 전력에 어떤 보탬도 되지 못했다.

서건창은 보어만큼의 대실패는 아니었지만, 역시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두 번의 승부수가 모두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우승의 꿈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리드오프' 홍창기가 팀 내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하며 KBO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고, 주축 타자들의 부진을 틈타 문보경과 이영빈 등 신인들이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하지만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전력이라는 것이 결과로 증명됐다. 일단 합격점을 받은 두 외국인 투수와의 재계약, 중장거리포를 갖춘 외국인 타자 영입, 내리막길을 앞둔 베테랑 선수들의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

무거운 숙제를 떠안은 LG가 올겨울에는 어떤 행보에 나설지, 그리고 내년에는 더 강력해진 전력으로 우승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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