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리메이크한 중국 로맨틱 코미디, 매력있다

김준모 2021. 8. 23. 11: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뷰] 영화 <여름날 우리>

[김준모 기자]

 <여름날 우리> 포스터
ⓒ 찬란
 
최근 중화권에서 한국영화 리메이크가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수상한 그녀> <블라인드> <베테랑>에 이어 <써니>와 <그녀를 믿지 마세요> <나의 특별한 형제> 역시 리메이크 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런 한국영화 리메이크 열풍의 이유는 흥행에 있다. 검증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이 중국 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 <여름날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2018년 개봉해 2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김영광, 박보영 주연의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올해 초 중국에서 노동절 연휴 기간 동안 총 442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다. <해길랍>으로 주목받은 허광한과 신예 장약남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원작을 따르며 그 여운을 담아낸다. 여기에 중국 로맨틱 코미디의 스타일을 통해 재미를 준다.

영화는 원작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면서 찬란한 청춘의 순간을 조명하는 데 주력한다. 작품의 제목 역시 원작과 같은 '너의 결혼식'이지만 국내 제목이 '여름날 우리'가 된 점은 이런 이유에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30대 초반까지 인생에서 여름이라 할 수 있는 가장 뜨거운 청춘의 시점을 담으면서 어설픈 풋사랑이 열매를 맺어가며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성숙한 순간까지 담아낸다.
  
 <여름날 우리> 스틸컷
ⓒ 찬란
 
이 제목의 효과는 '제2의 <첨밀밀>'이라 불리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주동우 주연의 <먼 훗날 우리>를 연상시킨다. 이 작품은 대학시절 우연히 만난 같은 동네의 남녀가 사랑에 빠지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이별을 한 후 지난 순간을 회상하는 내용을 다룬다. 회상의 구성과 젊은 날부터 현재까지를 보여준다는 점은 같지만, <먼 훗날 우리>가 다소 차가운 겨울의 감성을 담아낸다면, 이 영화는 하이틴에서 청춘물까지의 뜨거운 순간을 조명하며 계절적인 측면에서 이전 작품의 느낌을 줄 거 같은 기대를 품게 만든다.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저우 샤오치는 17살 때 만났던 첫사랑 소녀 요우 용츠를 회상한다. 학창 시절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했던 샤오치는 한때 용츠와 이어질 것이란 생각까지 했지만, 그녀가 가족 문제로 전학을 가면서 실의에 빠진다. 이후 두 사람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지니고 있음에도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결정적인 순간이 오지 않는다.

작품은 중국 하이틴 로맨스의 색을 유지하면서 두 캐릭터의 관계를 흥미롭게 가져온다. 중국 하이틴 로맨스는 전반부는 다소 유치함이 느껴지는 과장된 웃음을 보여주고 후반부에는 주인공의 성장 또는 로맨스의 결말을 통해 감동을 자아낸다. 선 웃음 후 감동이라는 코미디 코드에 충실하며 하이틴 장르의 핵심인 성장을 놓치지 않는다. 샤오치와 용츠의 학창시절 에피소드들은 다소 유치하며 과장된 웃음이 중점을 이룬다.
  
 <여름날 우리> 스틸컷
ⓒ 찬란
 
샤오치는 용츠를 통해 노력하는 사람이 된다. 그저 놀고 싸우는 걸 좋아하는 철없던 그는 용츠를 사랑하게 되면서 변화를 경험한다. 취미로 하던 수영에 열정을 다하며, 용츠의 말에 앞으로 싸움을 하지 않기로 맹세한다. 용츠를 다시 만나기 위해 대학에 합격하기도 하며 이후 수영선수의 꿈도 이룬다. 용츠를 곁에서 보기 위해 총여학생회에 가입하는 등 다소 기괴한 표현을 덧붙여서 샤오치의 변화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용츠의 캐릭터를 단순 첫사랑이나 변화를 이끄는 미지의 존재로 남기지 않는다. 술주정뱅이 아버지, 바람을 피는 남자친구 등 용츠는 여러모로 남자 운이 따르지 않는 캐릭터다. 신뢰를 느낄 수 없는 남자들 곁에서 상처만 입던 용츠는 그 순간마다 하나 뿐인 내편으로 곁을 지켜준 샤오치에 의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이들의 이별 역시 샤오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용츠에 의해 이뤄짐을 보여주며 긴 여운을 남기는 열쇠가 된다.

중국영화의 진입장벽이라 할 수 있는 다소 유치하고 과장된 코미디와 감정을 유도하기 위한 음악의 남발에 익숙하다면 원작의 장점을 살린 이 작품에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저우 샤오치 역의 허광한은 코믹이면 코믹, 로맨스면 로맨스 장르적인 매력에 맞춰 얼굴을 바꾸며 원작의 인기요소 중 하나였던 주인공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는 데 성공한다. <나의 소녀시대>의 왕대륙, <안녕, 나의 소녀>의 류이호에 이어 다시 한 번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중화권 청춘스타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