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2억 준다"..'30억 로또' 강남 펜트하우스도 택한 비법

안장원 2021. 9.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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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준공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아파트. 당첨자 대부분 명의를 부부 공동으로 바꿨다. 2018년 3월 분양가가 14억원이던 전용 84㎡ 매물 호가가 30억원까지 올랐다.


[안장원의 부동산노트] '로또' 공동명의

지난해 9월 입주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1317가구 가운데 꼭대기 2개 층씩을 차지한 펜트하우스가 2가구다. 238㎡(이하 전용면적)과 205㎡다. 업계는 몸값을 각각 70억원대, 60억원대로 본다. 분양가가 각 39억원, 35억원이었다.

2018년 10월 청약접수 때 각 17명, 19명이 신청했다. 청약가점제에 따라 모두 무주택자가 당첨됐다. 당첨자 가점이 238㎡ 만점(84점), 205㎡ 67점이었다. 무주택·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각 15년 이상이고 부양가족 수가 6명 이상이어야 만점이다.

법원 등기자료를 보면 당첨자들은 당첨 이후 일부 지분을 배우자에게 증여해 명의를 공동으로 바꿨다. 전매제한 동안에도 부부 간 증여는 예외로 허용된다.


서울 강남 로또단지 넷 중 셋 해당

지난달 11일 계약해지분 5가구 무순위청약(줍줍)에 25만 명이 몰린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당장 팔아도 15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2018년 3월 최초 분양 때 예상된 차익이 5억원 이상이어서 만만찮은 분양가에도 청약경쟁률 25대 1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 당첨자 4명 중 3명이 부부 공동명의로 변경했다.

청약가점 만점자가 분양받은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238㎡ 펜트하우스 평면도.

부부간 ‘로또’ 아파트 분양권 나누기가 확산하고 있다. 청약과 당첨은 어쩔 수 없이 개인별로 이뤄지지만 분양계약 후 증여를 통해 공동명의로 변경이 활발하다. 젊은 층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청약 접수한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에서 5월 계약 후 2개월 새 절반에 가까운 당첨자가 공동명의를 신청했다.

공동명의 급증은 부부 평등이란 사회적 추세와 함께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경제적 이유가 크다.

지난해 말 서울 뚝섬에 준공한 초고층 고급주상복합 아파트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 270여 가구 가운데 공동명의가 절반이 넘는 150가구 정도다. 모두 준공 전 분양권 상태에서 명의 변경을 했다. 지난해 12월 위례신도시 송파권역에 분양한 공공분양 아파트 1600여 가구에서 절반인 800가구가량이 계약 다음 달 변경했다.


분양권 일부 넘기면 증여비 없어

부부 공동명의 변경은 빠를수록 이익이다. 준공 후보다 준공 전에, 기왕이면 분양 초기가 낫다.

분양권은 권리여서 증여받은 사람이 내는 취득세가 없기 때문이다. 증여 취득세가 증여 금액의 4%다. 증여 금액 기준이 현재 공시가격인데 2023년부터 시세로 바뀔 예정이어서 준공 후 증여의 취득세 부담이 더 커진다. 공시가격이 시세의 70% 수준이어서 세금이 40%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분양권 증여 금액은 증여 시점까지 실제 납부한 계약금 등에 웃돈(프리미엄)을 합친 금액이다. 분양가 10억원인 아파트에 당첨돼 계약금 2억원을 내고 계약한 뒤 지분 절반을 증여하면 증여 금액이 1억원이다. 분양 초기에는 웃돈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돼 증여 금액이 적어 증여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준공이 다가올수록 납입 금액이 늘어나고 웃돈도 올라가 증여 금액이 많아진다.

김종필 세무사는 "부부간 증여세 비과세 한도가 10년간 6억원이고 증여한 뒤 대신 납부하는 중도금·잔금도 포함된다"며 "분양가가 12억원이 넘어 6억원 초과분에 증여세를 내더라도 웃돈이 많이 붙은 준공 후보다 세금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분양 초기에 할수록 감세효과 커

종합부동산세도 공동명의 세금이 적다. 단독명의 공제 금액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오를 예정이지만 공동소유는 각각 6억원씩 모두 12억원까지 공제받는다. 세금을 내는 12억원 초과분이 둘로 나뉘어 적용 세율도 내려간다. 래미안리더스원 238㎡의 올해 공시가격이 50억원이다. 11억원 공제 기준으로 종부세가 단독명의 5200만원, 공동명의 4100만원으로 1100만원 차이 난다.

이우진 세무사는 "60세 이상이거나 5년 이상 보유에 주어지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 공제가 단독명의에만 주어지지만 올해부터 공동명의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부 공동명의 비용과 세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동명의는 기본공제(250만원)를 두 번 받는 데다 양도차익을 나누기 때문에 양도세도 줄어든다. 양도차익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세율이 낮아져서다.


단독·공동명의 간 양도세 차이 더 커져

단독명의·공동명의 간 양도세 차이가 앞으로 더 커진다. 여당이 추진하는 대로 양도차익별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차등화하면 양도차익이 적어야 공제율이 올라가서다. 국회에 제출된 여당 안에 따르면 현재 10년 이상 보유·거주에 해당하는 최고 80% 공제율을 양도차익 15억원 초과 50%, 10억~15억원 60%, 5억~10억 70%, 5억원 이하 80%로 조정한다.

김종필 세무사의 모의계산에 따르면 양도차익 18억원일 경우 양도세가 단독명의 2억원이지만 공동명의 세금은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든다.

시세보다 8억원 저렴한 12억원에 분양받아 10년 보유·거주한 뒤 30억원에 양도하면 단독명의와 공동명의 간 종부세·양도세 차이가 1억4000만원으로 추정된다. 래미안리더스원 238㎡의 경우엔 공동명의가 2억원 정도 세금 절감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상한제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단지든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이든 수도권 신규 분양 아파트 대부분 로또로 꼽힌다. '세후' 로또를 키우기 위한 부부 공동명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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