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띡' 선물 보내기, 50대가 가장 많이 늘었다..선물 1위는

이소아 2021. 9.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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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특별한 쇼핑이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전하는 게 목적이다. 물건의 가격대야 나도 알고 상대도 알지만, 중요한 건 좀 더 가까워진 둘 사이의 ‘관계’다.
먹거리부터 명품까지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하면서 선물 문화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님이 선물과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마치 이모티콘을 보내듯 핸드폰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게 어느새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라방·모바일 선물하기 증가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대한상공회의소]

지난 2010년 12월 첫선을 보인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현재 60만 종류의 상품이 등록된 국내 최대 모바일 선물 플랫폼이다. 이 중 한 번이라도 판매된 상품 가짓수만 20만개가 넘는다. 여전히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전송되는 모바일 상품권은 선물로는 성의가 없거나 심지어 무례하다는 인식이 있다.


글→이모티→선물로 표현


하지만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실시간 채팅창에서 축하나 고마움·격려 같은 ‘감정’을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활성화하는 추세다. 8월 현재 선물하기 서비스를 사용해 본 사람은 약 3800만 명. 국내 인구의 90%(월간 활성화 이용자수 기준)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큰 몫을 했다.
경기도 판교 '카카오커머스' 사무실에서 김재영 카카오톡 선물하기 운영팀 파트장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과 함께 한 모습. 이소아 기자

카카오톡 선물하기 운영팀의 김재영 파트장은 “채팅창에서 말로 ‘반가워’라고 하는 것보다 손을 흔드는 이모티콘을 함께 보내면 감정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데, 선물하기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간 마음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화나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단순한 상거래가 아니라 네트워크, 인간관계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선물을 받은 사람 10명 중 7명은 본인도 누군가에게 다시 선물한다고 한다.


50·60대가 케이크 사는 이유는?


메신저로 선물을 보내는 건 대부분 젊은 세대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선물하기 거래액은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1년 전보다 평균 49% 고르게 늘어났다. 특히 50대 이상 연령대의 거래액은 같은 기간 74%로 가장 증가세가 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장년층도 예전보다 비대면 쇼핑을 원하는 데다 온라인 상거래에도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연령별 가장 많이 한 선물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연령대별 가장 많이 선물한 상품을 살펴보면 10대는 초콜릿, 20·30대는 핸드크림, 40대는 홍삼, 50·60대는 케이크였다. 몸에 좋은 홍삼과 비타민, 밀감·한라봉 등 감귤류는 1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인기 있는 선물로 나타났다. 김 파트장은 “추석이나 설엔 50·60세대에게 명절 선물을 하는 30·40세대의 거래액이 두 배가량 증가한다”며 “50·60세대는 나이가 어린 사람들에게 주로 선물하기 때문에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사신다”고 설명했다.


명품도 모바일로 주고 받고


모바일 선물 서비스가 하나의 소비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과거와 다른 선물 트렌드도 감지된다. 대표적인 게 명품 선물이다.
선물하기팀은 수년 전부터 3만~4만원 대의 유명 브랜드 립스틱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걸 보고 이유를 분석하다가 ‘립스틱 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좋아 보이는 브랜드를 소비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2019년 명품 화장품 테마를 신설했고 지난해 2월엔 지갑·핸드백·주얼리 분야를 추가해 ‘명품 선물’로 상품군을 크게 늘렸다. 때마침 코로나19 이후 명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현재 샤넬과 에르메스의 화장품부터 구찌·프라다·티파니·피아제 등 고가 브랜드만 약 50개가 입점해 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 고객들이 계속 유입되고, MZ(밀레니얼·Z)세대가 명품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수백만원짜리 가방도 생각보다 잘 판매된다”며 “가장 비싼 품목은 4000만원대 시계”라고 소개했다.

선물은 받고 싶지만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게 한국 정서다. 하지만 최근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선물들이 받고 싶다’며 목록을 저장하는 ‘위시리스트’ 기능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위시리스트'와 '쓸모없는 선물' 화면.

지난 7월 기준 선물하기 위시리스트 상품 등록 건수는 1년 전에 비해 3배 넘게 늘었고, 이 목록을 ‘공개’로 설정한 사람만 1000만명이 넘는다. 손서연 씨는 “생일에 커피 교환권이나 케이크만 너무 많이 받게 된다. 비슷한 가격대라면 내가 받고 싶은 선물을 공개하는 게 주는 사람도 편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시지·배송 등 서비스 개선 고민중


코로나 시국에 위안과 웃음을 줄 수 있는 선물도 인기다. 향초나 샴푸·빗 등 작지만 일상생활에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스몰 럭셔리’나 랜선 송년회 등 비대면 행사에서 화제로 삼기 좋은 ‘쓸모없는 선물’ 같은 테마가 생긴 배경이다.
김 파트장은 “선물하기는 모두 배송비가 포함돼 있지만 시중가보다 비싸지 않다”며 “앞으로 선물하는 사람의 정성과 마음이 더욱 잘 표현될 수 있도록 현재 60자까지 쓸 수 있는 메시지 카드의 글자 수를 늘리고 배송에서도 개선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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