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도시재생 롤모델? '월세전단' 어지러운 이화벽화마을

지난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이화동으로 향하는 길목에 접어들자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그림의 상태는 온전치 못했다. 벽화 곳곳엔 패이고 갈라진 자국이 선명했다. 낙서가 빼곡한 벽면 한쪽에는 세입자를 구하는 전단도 붙었다. 검게 때가 탄 벽화에 마을지도와 함께 새겨진 ‘이화동 벽화마을’이란 글자가 이곳이 어디인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한때 도시재생의 성공사례였지만...

이날 기자가 찾은 이화동 벽화마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외부인의 발길이 끊겨 정적이 감돌았다. 외벽이 주황색과 분홍색으로 채색된 상가건물은 유리창 너머로 빈 곳을 드러내며 공실임을 알려줬다. 인적이 드문 골목에는 널브러진 공사 자재가 사람의 자리를 대신했다. 3년 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재개발이 무산된 이화동은 마을 도로 정비 등 주거환경 개선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곳곳에 쳐진 울타리로 벽화가 아예 가려진 곳도 있었다.

관광객 위해 보존해야 vs 재개발에 걸림돌

그러나 이화동의 벽화는 마을 주민 간 갈등의 원인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일부 주민이 지나친 관광객 유입으로 생활이 불편해졌다며 벽화를 훼손해 다른 주민이 해당 주민들을 고소하는 등 갈등이 불거지면서다. 이후에도 마을에는 벽화로 인해 생활이 불편하다는 의견과 마을 경제를 위해 벽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갈라져 갈등이 지속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관광객 발길이 줄고 벽화마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마을 재개발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개발로 다른 지역의 집값이 많이 오르고 시장님도 바뀌다 보니 최근 재개발이 다시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성곽 인근에 자리 잡은 이화동은 문화재 보존 등으로 재개발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여전히 이를 원하는 주민분들의 의견이 나온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벽화의 운명, “주민 의사 존중해야”

전문가들은 향후 이화동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든 최대한 주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마을의 미래에 대한 결정은 협치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주민과 지자체가 협의를 통해 어떤 방향으로 갈 건지 결정해야지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주도하면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윤정주 인턴기자·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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