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만족" 외국인 노동자 숙소, "이런 데 별로 없어요"
해가 지면 집이 되고, 해가 뜨면 일터가 되는 곳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7년 주택이 아닌 곳에 사는 36만여 가구를 조사했는데 이 중 18만여 가구는 일터를 거주지로 활용하고 있었다. 주거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일터에 사는 사람들'의 주거 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오마이뉴스>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대안을 모색해 봤다. <편집자말>
[신상호, 이희훈 기자]
경기도 외곽에 있는 한 제조업 공장. 공장이 있는 곳은 주변에 논과 밭이 있고 흔한 식당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외진 곳이었다.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이 공장은 외국인 노동자인 A씨와 P씨의 직장이자 집이다. 공장을 둘러싼 철제 간이벽 너머에서 취재진을 맞은 A씨는 공장 뒤편, 좁은 통로를 손가락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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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터에 사는 사람들> 제조공장 기숙사 1 |
| ⓒ 이희훈 |
| ▲ 제조공장 기숙사1 ⓒ 이희훈 |
누렇게 빛이 바랜 에어컨은 선선하지만 습한 공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3개 버튼 중 하나는 떨어져 있었고, 조그맣게 달린 'Goldstar' 라는 브랜드는 기계의 연식을 짐작케 했다. 침대 한켠에는 스팸과 돌자반 등 간편 식품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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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터에 사는 사람들> 제조공장 기숙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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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공장 기숙사 2 ⓒ 이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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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들이 살고 있는 기숙사는 사실상 공장과 같은 건물이다. 하지만 A와 P는 이 생활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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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숙사 바로 앞을 막고 있는 옹벽 사이로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흡연장소로 이용되고, P씨의 방은 공용 정수기와 믹스커피가 마련되어 있어 수시로 동료들이 문을 열고 출입한다. |
| ⓒ 이희훈 |
이들의 숙소인 컨테이너 바로 앞은 직원 휴게 공간이다. 스테인리스로 만든 재떨이에는 담배 꽁초 2~3개가 있었고, 종이컵 수거함도 있었다. 휴게 공간에서 나오는 담배 연기는 창문을 통해 그들의 방으로 들어간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두 사람은 연기가 들어올 때면 말 없이 창문을 닫는다. 하지만 연기 때문에 직접 불편을 호소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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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씨는 이곳 생활에 만족한다. 코로나 시대에도 일정한 수입과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준 사장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
| ⓒ 이희훈 |
다소 부족해보이는 곳이었지만 이들은 꽤 만족하면서 살고 있었다. 공장 주인은 별도 주거비 없이 이곳에 머물게 해줬고, 특별한 간섭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말을 할 때마다 '사장님' 자랑을 했다. A씨는 "공장 사장님이 좋은 분이어서, 이곳을 이용하면서 별다른 임대료도 내지 않는다"며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공장 사장님과 여행도 다녀왔다"고 자랑했다. P씨도 "일하면서 이 정도 숙소를 그냥 제공하는 곳은 많지 않다"며 "주말에는 동료들과 운동도 하면서 지낸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들의 유일한 고민은 '실직 위험'이다.
밥벌이와 숙소를 제공하는 공장은 그들 삶의 전부다. 공장을 그만두면 그들의 삶은 밑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A씨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실직'이다. "만약 직장을 떠나게 되면 어떤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A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졌을 때도 사실 "이곳을 떠날까봐"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코로나 여파로 회사 사정이 덩달아 어려워지면서 공장을 나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A씨는 "직장을 나가게 될까봐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래도 사장님이 끝까지 함께 가자고 해서 안심했다"고 했다. 만약 직장을 잃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A씨는 굳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무조건 다시 취직해야 합니다. 숙소가 제공되는 곳으로."
* 이 기사는 증강 현실(AR) 콘텐츠로 구현돼 있습니다. 기사에서 다룬 일터 주거지의 AR은 오마이뉴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AR 콘텐츠 바로가기 http://omn.kr/1wa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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