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도 1위' 하산, 중장거리 메달 휩쓸며 올림픽 신화

서지수 2021. 8. 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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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한국시간) 치러진 10000m 결선을 마친 시판 하산(네덜란드). 사진=게티이미지

시판 하산(28·네덜란드)이 올림픽 육상 신화를 썼다. 비록 1500m, 5000m, 10000m 3관왕에는 실패했지만, 5000m와 100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고, 1500m에서 동메달을 거머쥐면서 올림픽 육상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을 만들어냈다.

하산의 역사는 지난 2일(한국시간) 1500m B조 예선전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당시 케냐 선수 에디나 제비톡의 발뒤꿈치에 걸려 넘어졌음에도 곧장 일어나 달려 4분 5초 17을 기록, 예선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넘어지고도 1위에 성공한 하산의 질주는 놀라웠다. 하지만 그는 6일 치러진 1500m 결선에선 페이스 키프예곤(케냐)을 이기지 못한 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나머지 5000m와 10000m에선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산은 7일 치러진 이번 대회 자신의 마지막 출전 경기, 10000m 결선이 끝나고 주저앉으며 “(세 종목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멍청한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웃으며 꺼낸 농담이었지만, 건강이 걱정될 정도의 ‘멍청한 악몽’이었다. 하산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달 30일부터 7일까지 예선, 결선 총 6차례의 경기에 임하며 24500m를 뛰었다. 2일 1500m 예선전과 5000m 결선 경기처럼 하루 안에 두 경기가 치러진 경우도 있었다.

본래 육상에서 중거리와 장거리의 특색은 분명히 다르다. 그렇기에 중장거리 혼합 3관왕에 도전해서 메달을 휩쓰는 것은 육상에선 대단하면서도 말도 안 되는 새 역사다. 새 역사를 써낸 하산에 외신은 충격과 환호를 보내고 있다.

AP 통신은 8일 “하산의 놀라운 올림픽 새 역사”라고 보도하면서 그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하산은 10000m 결선 후 인터뷰에서 “이런 끔찍한 결정을 내리다니 정말 멍청한 악몽이다. 누가 이런 생각을 하겠는가? 내게 문제가 있다. 하지만 나는 너무 행복하다. 이제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산은 이날 경기 후 이렇다 할 세레머니 없이 지친 몸을 트랙 위에 뉘었고, 의료진이 달려와 그에 얼음찜질을 해줬다. 하지만 1~2분 후 곧바로 일어서 네덜란드 국기를 걸치고 자신의 대기록을 자축했다.

하산은 지난 2008년 에티오피아를 떠나 네덜란드로 정착한 난민 출신 선수다. 그는 이후 15세의 나이로 육상 선수가 됐다. 조금 늦게 시작한 육상이었지만, 하산의 질주는 매서웠다. 하산은 지난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명성을 널리 알렸는데, 당시 그는 여자 1500m와 10000m를 모두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인터뷰에서 기자는 “내일 또 달릴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하산은 “아니, 나는 일단 커피를 마시며 좀 쉬어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친 몸이 회복되는 그 순간, 하산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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