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테크' 상품으로 인기 끈 달러보험, 가입 문턱 높아진다

안효성 2021. 12. 23. 0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환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외화(달러)보험의 가입 문턱이 높아진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해외 이주나 유학 계획이 있는 ‘외화 실수요자’ 인지 가입 전 확인해야 하고, 환율변동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외화보험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달러보험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느는 만큼, 가입 절차 등을 강화해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급증한 달러보험 판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부와 보험금 지급이 달러나 위안화 등 외국통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주로 달러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달러보험’으로도 불린다. 다만 실제 판매는 환전특약서비스 등을 이용해 원화로 진행이 돼 달러를 갖고 있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다. 외화보험은 저금리 장기화와 환율 상승 기대감 등으로 최근 판매가 부쩍 늘었다. 계약 건수는 2017년 5000여건에서 지난해 10만5000건으로 급증했다. 판매액(1조4256억원)도 같은 기간 4배 넘게 늘었다.

하지만 외화보험은 환율 변동에 민감한 상품이다. 보험료 납입 때 환율이 상승하면 보험료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금의 원화가치가 하락해 가입자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 이런 상품 특성에도 불구하고 ‘환테크’ 상품으로 판매되며 불완전판매 등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외화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지난해 0.38%로, 전체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 비율(0.15%)보다 훨씬 높다. 일부 보험설계사가 환차익을 지나치게 강조해 상품을 팔다 보니 민원이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설계사 교육자료에 따르면 ‘지금은 달러 살 타이밍’, ‘달러가치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 중’ 등 환차익을 강조한 문구가 많았다.

환율변동에 따른 보험료 및 보험금 변동.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금융당국은 외화보험 판매절차를 강화해 가입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외화보험 가입 전 보험가입 목적과 외화투자 경험 등을 확인해 실수요 여부를 확인하도록 했다. 해외이주나 유학계획 등 외화로 보험금이 필요한 실수요자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보험 가입 목적으로 ‘달러는 손실 가능성이 없어 안정적이다’ 등을 택하면 가입이 거절된다. 설명의무도 강화된다. 외화보험 가입 시 환율변동(±10~50%)에 따른 보험료, 보험금, 해지 시점별 해지 환급금 등을 수치화해 설명해야 한다. 보험 계약 중에도 판매 시점의 환율과 분기 말 환율을 비교해 보험금과 해지환금금을 안내해야 한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도 강화했다. 대표이사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점검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원급으로 구성된 외화보험상품위원를 만들어 판매여부 등을 심의하고 결정하도록 했다. 모집수수료 한도도 낮춰 무리한 영업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시행령 개정 등을 마무리하고 관련 내용을 적용하기로 했다. 판매절차 강화와 판매책임 제고는 법령 개정 전 모범규준을 마련해 추진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