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때 공무원 휴무 논란.."밥 먹을 자유"vs"그때 민원 보는데"

위성욱 2021. 11.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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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광주 5개 구청 민원실과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점심시간 민원업무 휴무제가 시행에 들어간 1일 광산구 수완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무원이 낮 12시가 되자 민원창구 가림막을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확대를 놓고 논란이다. 지난 7월 광주광역시 5개 자치구가 이 제도를 시행한 데 이어 부산과 경남 공무원 노조가 이 제도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면서다. 공무원들은 휴식권 보장 차원에서 이런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 관공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과 대면 서비스가 필요한 노년층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전국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는 9일 오전 11시 경남도청 앞에서 ‘공무원 점심 휴무 전면 시행 추진’ 기자회견을 열었다. 내년부터 경상남도 내 18개 시·군의 모든 공무원이 낮 12시~오후 1시에 무조건 점심시간 휴무를 하도록 해달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는 오는 11일 부산구청장·군수협의회가 열리는 서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 전면 도입을 요구할 계획이다. 부산 16개 구·군청 모두 내년 1월부터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요구다.

공무원이 점심시간에 휴식하는 것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현행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의 점심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다. 단, 지자체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1시간 범위에서 점심시간을 달리 운영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대부분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민원실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노조 측은 공무원 휴식권 보장을 위해 점심시간 휴무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인 민원기 보급 덕분에 민원 업무 대부분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고, 점심시간에 교대로 근무를 하더라도 요청 민원에 맞는 담당 공무원이 없으면 처리해 줄 수 없는 한계를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광주 남구 월산동행정복지센터에 전국공무원노조 남구지부 명의로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을 아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전국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정부와 자치단체는 그동안 공무원 노동자의 밥 먹을 자유마저 통제하고 빼앗아 갔다”며 “단지 민원인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법으로 보장된 정당한 휴식권을 짓밟고 동의 없는 강제노동으로 노동을 착취해 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점심시간 밖에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이나 무인 민원기나 인터넷으로 민원을 처리하기 어려운 노년층의 불편이 잇따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박모(42)씨는 “공무원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점심시간 밖에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장인들과 대면 업무만 가능한 노년층을 고려하면 제도 시행이 바람직한가 하는 회의가 든다”며 “일반 직장도 아니고 국민에 대해 서비스를 하는 공무원이라는 직업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방향을 잡고 보완 조치를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는 2017년 2월 경남 고성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행했다. 이후 경기 양평군, 전남 담양군과 무안군, 전북 남원시, 충북 제천시와 보은군 등도 시행 중이다. 지난해 7월 광주광역시 산하 5개 구청 민원실 등이 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부산과 경남 등 광역시로 확산하는 추세다.

경남 고성군의 한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에는 민원도 있었지만, 과도기를 거쳐 현재 제도가 정착되면서 불편사항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고성군에 사는 정모(50)씨는 “지역민이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시행된 지몇 년이 지나 점심시간에는 민원 처리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용을 안 하는 것일 뿐”이라며 “급한 민원 등을 처리해야 할 때는 여전히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고 반박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su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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