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양자컴퓨터..日 산학연 공동전선

김규식 2021. 7. 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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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NOW] '양자기술'에 사활 건 일본

일본 기업·학계·정부 등이 양자컴퓨터·통신을 비롯한 양자기술 연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양자역학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양자기술은 향후 국가·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꼽혀 미국·중국 등도 정부 주도로 적극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양자기술 연구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거나 양자컴퓨터의 공동 활용에 나서고, 정부는 이 분야에서 앞서 있는 미국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11개 기업은 ‘양자기술에 의한 신산업 창출 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 협의회에는 NTT·도시바·NEC·미쓰비시케미컬홀딩스·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이 참여한다. 향후 협의회에 참가하는 기업은 50여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정부·학계와의 교류를 통해 ‘민관학 협력’ 체계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회원사들은 양자기술 동향, 산업 분야의 응용, 재료·부품 개발, 인재 육성, 제도 마련 등과 관련한 조사·연구 등 다방면으로 협력할 전망이다.

양자는 원자 수준 이하 극미세 세계의 에너지·물질 단위를 일컫는다. 양자역학을 이용하면 컴퓨터 처리 능력이나 암호·통신·AI 기술 등을 발전시킬 수 있고 소재 개발이나 유전자 해석 등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암호키(Key)를 생성하고 송신·수신자 양쪽에 나눠 주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사실상 도청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양자컴퓨터는 정보를 동시에 다량으로 처리하며 연산 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NTT·도시바 등 11곳, ‘연구 협의체’

토요타 등 12곳은 양자컴퓨터 도입

토요타자동차를 비롯한 12개 기업과 도쿄대는 가와사키시 산업 육성 거점에 설치되는 IBM 양자컴퓨터를 공동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기업 중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IBM은 실물 양자컴퓨터를 설치하는 양자 허브를 미국 외에, 독일(프라운호퍼 연구소)과 일본(도쿄대) 두 곳에만 두고 있다. 양자컴퓨팅센터를 두고 있는 게이오대는 실물 양자컴퓨터는 없지만 클라우드 방식으로 미국에 있는 IBM 양자컴퓨터를 활용한다. 게이오대는 일본 기업들과 금융 상품 가격을 평가하거나 각종 소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성과를 내왔다.

양자기술은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향후 IT·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등이 정부 주도로 연구·실용화에 나서 앞서가고 있고 일본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협회를 통한 공동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은 양자통신·암호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용화에서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보분석업체 밸류넥스에 따르면 도시바는 양자통신·암호 하드웨어 관련 특허에서 가장 많은 104개를 보유하고 있고 NEC는 88개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시바도 양자암호통신의 사업화에 나섰다. 중국은 이미 베이징-상하이 2000㎞ 구간에 양자암호통신망을 까는 등 실용화에 적극 나섰다.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실용화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해 ‘기술에서 이기고 사업에서 진다’는 일본의 약점이 재연될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특히 양자기술은 한 기업이 폭넓은 분야를 연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동연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관계자는 “실용화가 늦어지면 향후 산업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서에는 양자기술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kks1011@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9호 (2021.07.28~2021.08.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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