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2번 거머쥔 윤석열 "이 정권, 날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
“저 윤석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습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가 됐다. 6월 29일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저 문구를 내세우며 정치 참여를 선언한 지 꼭 130일 만이다. 거침없던 이 정치 신인은 내년 3월 9일까지 125일간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를 놓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한 판 승부를 벌여야 하는 제1야당의 대표 선수가 됐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47.85%로 41.50%를 차지한 홍준표 의원을 6.35%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유승민 전 의원은 7.47%,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3.17%였다.

윤 전 총장은 대선후보 확정 후 '정권 교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습니다'는 제목의 수락 연설에서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만 충성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며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자,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아픔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이번 대선은 나라의 존망이 걸린 절체절명의 선거”라며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법치 유린이 계속되고 비상식이 상식이 되어 민주당의 일탈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을 회복해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고, 멈춰버린 대한민국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를 향해 윤 전 총장은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이자,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라며 “또다시 편 가르기와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원칙 없는 승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 무도함을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대선일인 내년 3월 9일을 “우리가 알던 법치와 공정, 상식이 돌아오는 날”이라고 규정한 윤 전 총장은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내겠다. 분열과 분노의 정치,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말로 연설을 맺었다.
경선 막판까지 1ㆍ2위를 다퉜던 홍준표 의원은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 끌어주는 역할이 제 역할이었다”며 윤 전 총장을 축하했다. 페이스북에는 “국민 여론에서는 예상대로 11%나 이겼으나 당심에서는 참패했다. 민심과 거꾸로 간 당심이지만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썼다.

홍 의원의 말처럼 윤 전 총장 승리의 원동력은 탄탄한 당심이었다. 50%의 비중을 차지한 당원 투표에서 윤 전 총장은 21만34표(57.77%)를 얻어 12만6519표(34.80%)에 그친 홍 의원을 22.97%포인트 앞섰다. 실제로 “윤석열 캠프가 곧 국민의힘”이란 말이 회자할 정도로 전국 어디를 막론하고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 대다수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하거나 지지를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이 조직력에서 홍 의원을 압도한 것이다. 이는 곧, 정권 교체의 열망이 큰 국민의힘 당원들이 그간 문재인 정부와 맞서며 덩치를 키워온 윤 전 총장을 여권의 대항마,정권교체 청부사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이겼지만, 최종 승부가 6%포인트 차로 갈렸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 여론에서 밀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 환산 득표에서 윤 전 총장은 13만7929표(37.93%)에 그쳐 17만5267표(48.20%)를 기록한 홍 의원에게 10%포인트 넘게 졌다.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홍나땡’(홍준표가 나와주면 땡큐)이란 말이 유행한 것에서 보듯 여권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윤 전 총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캠프 안팎에서도 “윤 전 총장에게 냉담한 20·30세대와 중도층을 끌어안는 것이 급선무”라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전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청년 세대의 지지는 홍준표 후보가 많이 받았다. 어찌 됐든 청년 세대가 우리당을 지지해준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며 “더 많은 지지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호 2번 후보 윤석열’이 확정되면서 2022년 5월부터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제20대 대통령’을 뽑기 위한 대전도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후보님 축하드린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 삶의 변화, 민생개혁을 위한 생산적이고 열띤 경쟁을 펼치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두 후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중이다. 이는 곧, 압도적인 1위 후보가 없다는 뜻으로, 향후 ‘정권 재창출Vs.정권 교체’를 놓고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필두로 한 제3지대론 논의가 활발하고, 출마 채비를 마친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연일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며 민주당과는 ‘다른 길’을 예고한 상태다. 또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가족을 향한 수사도 현재진행형이다.
후보 간의 합종연횡에 각종 의혹과 수사 상황까지 더해져 125일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각축전이 벌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웃지 않은 윤석열, 미소 지은 홍준표...민주당과 달랐다
- "월 수입 1000만원 안팎"…MZ세대 '몸쓰는 기술'에 빠졌다
- 보수의 원흉서 보수의 미래로...윤석열 '직진 인생' 61년
- 병원 영안실 드나들며 시신 100구 능욕한 영국 직원
- 말뚝 799개 박고 능화지로 도배 싹 했다, 고종이 쓰던 향원정
- "마포·서대문·은평, 팔 사람이 더 많다"…곳곳서 집값 경고등
- "죽으면 동물화장터"…세계서 가장 뚱뚱한 남성의 기구한 10년
- "국내 청정지역 참깨"라더니...온라인 판매 1위 참기름의 배신
- "제니야, 데이트하자"…서울 한복판에 옥외광고 건 남성의 정체
- "아내가 호스트바 다니다 협박" 연예인 실명 대놓고 깐 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