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이면 나도 美 건물주..배당 매력 리츠의 재발견

배준희, 정다운 2020. 2. 2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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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로 투자자 사이에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뒤 부동산에 투자해 발생하는 임대수입, 매각차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연이어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리츠의 매력도는 더욱 부각된다. 소액으로 부동산 간접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시중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리츠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려 다양한 자산별로 분산투자에 나설 것을 권했다. 특히 산업 변화로 성장이 예상되는 물류창고와 데이터센터 리츠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공모 리츠, 커피 한 잔 값에 건물주

▷배당수익 분리과세…절세효과 쏠쏠

리츠는 투자자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투자 자금으로 국내외 상가나 오피스 건물을 매입·매각하거나 임대해주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식이다. 개인이 사고팔기 어려운 고가의 건물이나 해외 부동산을 직접 사고팔지 않더라도 부동산에 투자한 효과를 보는 셈이다.

리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소액으로 쉽게 부동산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리면서도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어서다. 부동산 임대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기 때문에 다른 주식보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 상장한 공모 리츠들은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데다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이 뜨겁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부동산 직접투자가 어려워지면서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많아졌다. 지난해에는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가 상장했고 올해도 약 2조원 규모의 공모 리츠가 상장을 준비 중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츠 종류와 종목이 다양해질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주택으로 쏠렸던 관심도 여러 대체투자 상품으로 분산될 수 있다.

정부도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리츠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 주택에만 쏠려 있는 투자자 관심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공모형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5000만원 한도로 3년간 투자한 개인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하고 세율도 14%에서 9%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연 2000만원 이상 금융소득에 대해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과세를 하는데 리츠 등의 배당소득은 여기에 합산하지 않는다.

▶국내 리츠는 오피스가 대세

▷지금이 투자 적기

리츠로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종류는 다양하다. 주택은 물론이고 오피스, 물류센터, 리테일, 호텔을 비롯해 고속도로나 주유소 같은 인프라·시설도 투자 대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에 설립된 리츠는 249개. 이 중 주택에 투자하는 리츠가 130개(61.24%, 29조7000억원)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오피스 59개(24.47%, 11조9000억원), 리테일 31개, 물류센터 14개, 복합시설 10개, 호텔 5개순이다. 상장돼 있는 공모 리츠는 총 7개(2조3000억원)로 아직은 많지 않다.

다만 주택 리츠는 최근 들어 규모가 급격하게 늘었다. 지난 몇 년간 정부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비롯한 다양한 주택정책의 수단으로 리츠를 적극 활용한 결과다. LH가 운영하는 리츠는 대부분 정책적 목적에 따라 시행되기 때문에 일반 개인이 투자할 수 없다.

주택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상품은 오피스다. 수시로 변하는 유통산업이나 관광산업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리테일이나 호텔 같은 다른 자산에 비해 투자 시 고려해야 하는 점도 적은 편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한 리츠는 NH프라임리츠, 롯데리츠, 모두투어리츠, 신한알파리츠, 에이리츠, 이리츠코크렙, 케이탑리츠 등 총 7종이다. 대부분 오피스 빌딩이나 리테일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NH프라임리츠는 서울스퀘어, 강남N타워 등의 지분을 담았고,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4개, 마트 4개, 아웃렛 2개를 기초자산으로 여기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리츠가 시장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올라 최근에는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은 지난해 주가가 2배 가까이 올랐다. 과도한 상승 부담에 최근 주가는 신통찮다. 올 들어 국내 상장 리츠 대부분은 주가가 5~10% 정도 하락했다. 주가가 치솟은 리츠를 사들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수익률이 큰 폭 떨어진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다 어느 순간 배당수익률이 예금금리 수준으로 낮아지는 지점에 도달하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거꾸로 주가가 떨어진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은 올라간다. 현재 모두투어리츠는 지난해 말 기준 배당금을 주당 168원으로 결정했다. 지난 2월 18일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약 5.6%다. 에이리츠의 배당금은 400원으로 같은 기간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6.6%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롯데리츠는 상장 이후 영업 2개월분에 대해 하반기 배당금 96원을 결정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57원, 158원을 배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배당수익률은 약 5.7%다.

서부티엔디와 신한리츠운용이 오는 7월을 목표로 준비 중인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사진)’와 인천 연수구 복합쇼핑몰 ‘스퀘어원’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윤관식 기자>

▶없는 게 없는 美리츠

▷매달 배당 주는 리츠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츠 상품이 거래되는 국가는 미국이다.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시장이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데이터센터 리츠와 물류창고 리츠다.

데이터센터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서버와 각종 통신장비, 데이터 저장장비를 모아놓은 시설이다. 기업들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거나 전문업체의 시설을 임대해 사용한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등 정보기술 고도화로 기반시설인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개별 종목을 ‘직구’하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대형 증권사에서 미국 리츠 거래가 가능하다.

데이터센터 리츠의 대표주자는 글로벌 점유율 1위인 ‘에퀴닉스(Equinix)’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전 세계 201개(미주 87개, 유럽·중동 73개, 아시아·태평양 41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임대 중이다. 부문별 매출액은 임대 매출인 ‘코로케이션’이 약 70%를 차지한다. 에퀴닉스 리츠의 수익률은 발군이다. 최근 1년 새 주가는 50% 가까이 올랐다. 윤승현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공급업체(AWS, MS Azure 등)와 통신사(버라이즌, AT&T 등) 임차 비중이 50%에 달한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향후 네트워크, 클라우드 공급업체의 서버 수요 증가는 곧 에퀴닉스의 실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분석했다.

물류 리츠도 주목받는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상거래 업체에 물류창고를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모델이다. 온라인 상거래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수혜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물류 리츠는 ‘프로로지스(Prologis)’가 꼽힌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사는 아마존·페덱스·월마트 등 글로벌 기업이다.

배당 주기가 짧은 것도 미국 리츠의 장점이다. 미국 리츠는 대부분 매 분기 배당을 한다. ‘리얼티 인컴(Realty Income)’처럼 매달 배당하는 종목도 있다. 상업용 부동산을 관리하는 이 회사는 1996년 이후 23년째 매년 배당금을 늘릴 정도로 수익성 높은 운영을 해왔다.

리츠 ‘직구’가 부담스럽다면 미국의 리츠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하면 좋다. ETF는 여러 리츠 종목에 분산투자해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 증시의 ‘SRVR ETF’는 데이터센터 리츠를 가장 많이 편입한 ETF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2~3%다. 물류창고 리츠 ETF 중 대표 격인 ‘INDS ETF’는 프로로지스 등 물류창고 리츠 17종목을 담고 있으며 배당수익률은 약 3%다.

미국 외 시장에서는 일본 리츠 인기가 높다. 일본 리츠가 주목을 받는 것은 낮은 공실률과 상대적 저평가 덕분이다.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도쿄 중심 지역 오피스의 공실률은 1.56%로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이나 국내 리츠 대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진단도 뒤따른다. 일본 리츠는 지난 연말 이후 조정을 받았지만 저가 매수 기회라는 것이 전문가 진단이다. 무엇보다 오는 9월부터 4개 분기에 걸쳐 일본 리츠 6개 종목이 FTSE지수에 편입되는 것이 호재다.

‘니폰 빌딩 펀드’와 ‘재팬 리테일 펀드 인베스트먼트’가 대표선수다. 니폰 빌딩 펀드는 절반 이상의 자산이 도쿄 중심 지역에 있다. 패션과 가전용품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재팬 리테일 펀드 인베스트먼트’도 거래가 활발하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해외 리츠를 편입한 국내 재간접 펀드에 투자하면 된다. 최근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삼성 누버거버먼 미국 리츠 펀드’를 출시했다. 누버거버먼이 투자하는 대표 리츠로는 인프라 리츠인 ‘아메리칸 타워’, 데이터센터 리츠인 ‘에퀴닉스’ 등이 있다. 메리츠자산운용도 ‘메리츠글로벌리츠부동산투자신탁’을 출시했다. 이 펀드는 미국과 평균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은 싱가포르에 집중해 차별화를 꾀했다.

▶투자 유의점은

▷리테일 리츠는 경기 민감

물론 위험 요인도 있다. 리츠 자체는 주식보다 덜 위험할 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이 기초자산이라 정부 정책에 휘둘리거나 경기 침체 시 임대·매각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해당 리츠가 투자하고 있는 기초자산을 확인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리츠가 어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묻지마 투자’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리테일 리츠는 경기 의존도가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 예로 롯데리츠의 경우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아웃렛 등에 투자하지만 잠실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등 알짜 부동산은 쏙 빠져 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에 매년 상승하는 임대료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배당을 줄 계획이지만 백화점과 마트에서 실적이 하락할 경우 임대료 인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의 경우 공실 리스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 외국계 자본이 유입된 대형 오피스 빌딩의 경우 외국계 자본 이탈이 나타날 경우 공실 확대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거시경제지표 중에서는 금리를 예의 주시하자. 금리가 낮으면 낮을수록 실물자산인 부동산으로 유동자금이 몰리기 마련이다. 거꾸로 금리가 오를 때는 리스크가 올라간다. 글로벌 리츠에 투자할 때는 환율을 따져보자. 글로벌 리츠는 해당 국가의 통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 차이에 따른 손익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장기 투자한다면 환율 영향은 크지 않다. 단기적으로 접근한다면 환헤지가 포함된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올해 주목할 리츠는

해외 빌딩·임대주택·SK주유소 상장 임박

지난해 공모 리츠 열풍에 이어 올해도 리츠 상장 릴레이가 이어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케이비안성로지스틱스리츠, 마스턴투자운용서유럽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켄달스퀘어리츠 등 9곳이 공모를 앞뒀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리츠는 모두 7개인데 이보다 많은 리츠가 올 한 해 동안 선을 보인다.

특히 올해 공모 예정인 리츠는 해외 부동산, 임대주택, 물류센터, 주유소 등 기초자산이 다양해졌다.

당장 2월 중 메리츠종금증권은 벨기에 소재 대형 오피스인 ‘파이낸스타워’에 투자하는 공모 리츠를 상장한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 부동산을 담은 공모 리츠를 내놓는 첫 사례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올 상반기 프랑스·네덜란드·룩셈부르크·독일 등 서유럽 4개 국가의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를 입성시킬 계획이다. 임대아파트를 기초로 한 리츠도 등장한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부평더샵 민간 임대주택 3578가구의 수익증권을 기초로 설립된 재간접 공모 리츠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관심 많은 아파트가 상장 리츠 시장에 매물로 처음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외에도 서울 태평로빌딩과 제주 신세계조선호텔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지스밸류플러스오피스리츠’를 연내 상장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주유소 리츠도 시장에 나온다. 코람코자산운용은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주유소 314곳 중에서 200여개를 공모 리츠로 운용할 계획이다. 상장 규모는 약 4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예상 배당수익률은 6% 안팎이다. 이 밖에 하반기 홍콩 물류센터 개발·투자회사인 켄달스퀘어로지스틱스프로퍼티스가 공모 리츠 설립을 추진한다. 자회사인 켄달스퀘어자산운용과 함께 보유하거나 투자한 물류센터 중 일부를 리츠에 담을 계획이다.

쿠팡, 위메프, 마켓컬리 등 전자상거래 기업이 임차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 물류센터가 편입될 예정이다. 공모금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케이비안성로지스틱스리츠의 경우 국내 최초 공모 물류 리츠가 될 전망이다. 이 리츠는 경기 안성에 있는 홈플러스 안성 신선물류센터 창고시설을 매입해 홈플러스와 장기 책임 임대차 계약을 승계해 운영되는 공모 리츠다. 부동산 개발 회사인 서부티엔디와 신한리츠운용이 오는 7월을 목표로 준비 중인 신한서부티엔디리츠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배준희 기자 bjh0413@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47호 (2020.02.26~2020.03.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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