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다" 늘어나는 비혼여성공동체
20대 여성 절반 '결혼의향 없어'
서울·광주 등에 비혼모임 잇따라
잡지 발간, 등산, 반찬 만들기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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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실은 ‘중앙일보 밀레니얼 실험실’의 줄임말로 중앙일보의 20대 기자들이 밀도있는 밀착 취재를 하는 공간입니다.
」

양씨는 공유주택의 일종인 '코리빙(co-living)'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비혼 메이트를 구할 때 소음 민감도, 경제관념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할 때 주의할 점, 집 구할 때 알아야 할 부동산 관련 법률 등을 이야기했고요.
다른 연사들은 '당신이 지금 당장 개발을 배워야 하는 이유', '과학에는 성별이 있다' 등을 주제로 비혼으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나눴습니다. 눈발이 흩날리던 주말, 비혼 여성 74명이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20대 여성 절반, 남성 37% "결혼 의향 없어"

이처럼 비혼은 더는 낯선 사회현상이 아니죠. 하지만 '비혼으로 살면 늙어서 누가 보살펴주나' 혹은 '비혼으로 살면 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실제 “외로움을 덜기 위해 꼭 연애나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도, 비혼주의자로 살려면 돈이 더 많고 능력도 더 있어야 할 것 같다”(조해수·27)는 걱정도 하더군요.




“비혼 여성들,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

지난 4월 강 대표를 비롯한 공동대표 다섯 명은 비혼공동체 에미프를 만들었는데요. 강 대표는 “주거정책 등이 신혼부부나 '4인 정상 가족'에 맞춰있어 비혼을 결심한 사람이 배척당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사회를 바꿔 달라고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어떻게 살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뜻에서 에미프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적지만, 비혼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더욱 적다”며 “홀로 내지 못했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여성끼리 교류해야 한다”라고도 했지요.
지난해 12월 기준 에미프엔 56명이 가입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합니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친목 도모나 정보 공유 이상이죠. 토크쇼를 개최하고, 비평지 『매거진 비(批)』를 발간하고, 재테크 스터디도 하고, 비혼 인식 개선 프로젝트까지 합니다.

하 대표는 “남자는 술 마시고 여자는 시중을 드는 경상도 집안 분위기가 싫어 자연스럽게 비혼을 꿈꿨다”고 했지요. 강 대표는 “각자 비혼을 결심한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비혼이라는 결심만은 같다.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칠 때쯤 에미프의 '최종 목표'를 물었습니다. 이 대표는 “비혼이 당연하고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 우리 같은 공동체는 아예 없어지지 않겠냐”며 웃었습니다.
함께 반찬 만들고, 산에 오르고…


내년엔 독서·운동 등 활동도 계획 중인데요. 배 대표는 “예전엔 30대 이후에 결혼하면 내 삶이 없어질까 봐 두려웠는데 비혼을 결심하고 활동을 하다 보니 30·40대는 물론 70대의 삶까지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배 대표가 비컴트루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일까요. “비혼 여성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전국 각지에 비혼모임이 생겼으면 정말 좋겠어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막한 분이 있다면 제가 기꺼이 노하우를 공유할게요.”
김지아·최연수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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