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선수 교체카드 5장 확대.. K리그는 왜 수용 안 할까
[오마이뉴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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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 교체 장면 |
| ⓒ EPA/연합뉴스 |
IFAB(국제축구평의회)가 경기 중 선수 교체카드를 3장에서 5장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현재 세계 각국의 프로스포츠 리그가 대부분 중단된 가운데, 향후 리그 일정을 재개할 경우 빡빡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체력 안배를 고려한 임시적인 조치다. 지난 8일 IFAB는 FIFA의 요청에 따라 규정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뀐 선수 교체 규정에 따르면 1경기 최대 5인 교체를 허용하되, 선수 교체 횟수는 팀당 3회 이하로 한정한다. 잦은 선수 교체로 경기의 흐름이 끊기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정규 경기 90분 내 교체카드를 소진하지 않으면 연장전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번 교체카드 확대는 일단 2020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며 이후로도 규정을 유지할지는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FIFA의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지는 각 리그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자연히 현재 유럽이나 아시아 타 리그보다 앞서 리그 일정을 재개한 K리그의 결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런데 프로축구연맹에서는 교체카드 확대 도입에 대해 다소 신중한 분위기다. 아무래도 K리그와 다른 해외 리그의 상황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 역시 12일 주간 정례브리핑에서 "검토는 하고 있지만, 다른 리그와 K리그의 상황은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FIFA가 교체 카드 확대를 추진한 가장 큰 명분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였다. 그런데 K리그는 올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경기 수가 줄었고, 예년과 달리 주중 경기도 몇 차례 되지 않는다. 아시안챔피언스리그(ACL)같은 국제클럽대항전은 리그 재개가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국내 축구의 경우, 변화된 규정을 반영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교체카드가 늘어나게 되면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다양해진다. 핵심 선수들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후반에 투입하는 등 다양한 전술로 상대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경기 중 발생하는 부상자나 포메이션 변화 등의 변수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축구 팬들에게는 감독의 다양한 전술 운용 능력이나 선수 교체 이후 경기 흐름의 변화 등 축구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교체카드 확대가 선수층이 두터운 강팀에게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전북이나 울산같은 팀들은 더블 스쿼드에 가까운 전력을 구축하고 있어서 타팀에서 주전급이 될 만한 선수들이 벤치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흔하다. 선수층이 얇은 약체팀들은 이변의 가능성이 줄어들어서 불리해질 수 있다.
하지만 선발이든 교체든 좋은 선수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많이 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축구 팬들을 위해서도 반가운 일이다. 오늘날 아무리 약팀이라고 해도 베스트11로만 경기를 치르는 팀은 거의 없으며, 교체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도 그 팀의 역량에 포함된다.
오히려 올 시즌 리그 경기수가 줄어들며 팀 내부의 주전 경쟁이 더 치열해진 각 구단들의 입장에서도 최대한 많은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교체카드 활용은 필수적으로 엔트리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경기 출전 인원은 선발 11명과 교체 가능한 예비엔트리 7명까지 18명이다. 하지만 교체카드 확대가 도입될 경우, 월드컵같은 국제대회처럼 경기 출전 인원이 최대 23명까지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래야 5명의 교체카드를 포지션별로 폭넓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벤치 멤버나 무명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생길 수 있다. 주전들에게 밀려서 안정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던 선수들이 의외의 상황에서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많은 감독들이 K리그의 교체 확대에 대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FIFA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일시적인 변경이 아니라 교체카드 확대를 정식 규정으로 검토하는 것도 필요해보인다. 세상의 모든 룰이 그렇듯, 축구의 교체카드 규정도 처음부터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에 맞게 변화해왔다. 지금의 포지션 구분없는 최대 3인 교체 규정이 본격적으로 정착된 것도 불과 1995년으로 아직 30년도 되지 않았다. K리그도 축구의 재미와 볼거리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변화라면 교체카드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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