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불투이스, 아약스 코치의 '사위'가 K리그를 지배하는 방법

최용재 2020. 5.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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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수비수 불투이스 장인이 네덜란드 축구 전설 중 하나인 리차드 비체헤
울산 불투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의 중앙수비수 데이브 불투이스. 그에 대해 아직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너무나 '유명한 축구인'을 가족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리차드 비체헤. 불투이스의 조국인 네덜란드 축구 영웅이다. 그는 기술과 패스가 빼어난 미드필더로 선수시절 네덜란드 1부리그 에레디비시 최고 명가 아약스에서 간판 미드필더로 위용을 떨쳤다. 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가 바르셀로나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네덜란드 대표팀 소속으로 1990 이탈리아 월드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1996을 경험했다. 1990년대 네덜란드 전설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선수다.

지도자로서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아약스 유소년 코치를 지나 현재 아약스 1군 코치로 활약 중이다. 특히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아약스는 4강에 진출하며 '세계적 돌풍'을 일으켰고, 이 돌풍을 이끈 지도자 중 한 명이 비체헤 코치였다.

그가 불투이스의 가족이다. 비체헤 코치의 딸이 불투이스와 결혼을 했다. 불투이스에게 비체헤 코치는 장인, 비체헤 코치에게 불투이스는 사위다. 너무나 유명한 축구인을 장인으로 둔 축구선수 불투이스의 삶을 네덜란드 언론에서 다루기도 했다.

지난 25일 울산 동구의 울산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불투이스. 그가 한국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장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유명인을 가족으로 둔 삶,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불투이스에게는 장점이 더 많았다. 축구인으로서 장인에 대한 존경심, 가족으로서 친근감 모두 표현했다.

불투이스의 장인인 리차드 비체헤는 1990년대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현역시절 아약스·바르셀로나·보르도·블랙번 등 다양한 클럽은 물론 국가대표에서도 활약했다. 현재는 아약스 1군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현역 시절 리차드 비체헤의 모습.

-유명한 장인이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유명한 축구인이다. 선수 시절 아약스와 바르셀로나 등에서 활약했다. 보르도에 있을 때는 지네딘 지단과 함께 뛰었다. 현재는 아약스 1군 코치다. 지난 시즌 아약스의 UCL 4강을 지도한 코치다."

-장인이 울산을 한 번 방문했다고.

"장인이 유럽에서 울산 경기도 많이 챙겨보고 있다. 연락도 자주하고 나에게 조언도 많이 해 준다. 축구선수로서 많은 도움을 받는다. 울산에 한 번 오셨다. 클럽하우스에 와 훈련장에서 나의 훈련 모습을 지켜본 적도 있다. 내가 나중에 한국에서 한 번 일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으니 웃으며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조언을 주로 해주나.

"나는 수비수고 장인은 기술력이 뛰어난 미드필더였다. 그라운드에서 역할이 다르다. 그래서 직접적인 포지션 경험 전수는 어렵다. 대신 경기 전체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해준다. 내가 센터백이다보니 간격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준다. '센터백의 간격이 이럴 때는 벌어지면 안 된다' 등 이런 조언이다. 또 팀 전체적인 플레이를 보고 함께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어제도 통화로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K리그로 갈 때 장인의 반응은.

"장인도 K리그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적인 조언은 듣지 못했다. 그렇지만 장인이 일본 J리그를 경험했다.(2004년 오이타 트리니타에서 현역 은퇴) 그때 경험을 이야기 해줬다. 한국에서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줬다."

불투이스와 아내 조엘. 사진=불투이스 SNS

-장인이 서운함을 표현했다고.

"본인의 딸을, 네덜란드에서 아주 먼 곳인 한국으로 데려가는 것 때문에 서운했을 것이다.(웃음)"

네덜란드인 불투이스에게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을 선물한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또 월드컵 이후 박지성, 이영표를 에레디비시 명가 PSV 아인트호벤으로 영입해 한국 축구 선수 유럽진출의 길을 열어줬다. 그로 인해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 또 그로 인해 한국과 네덜란드는 축구로 맺은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히딩크 감독은 영웅이다. 아인트호벤 감독으로 리그 6회 우승, 네덜란드의 FA컵인 KNVB컵 우승 4회 그리고 UCL 전신인 유러피언컵에서 1회 우승을 차지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 4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네덜란드 축구인이 바라보는 히딩크 감독은 어떤 모습일까.

-네덜란드 축구인으로서 네덜란드에서 히딩크 감독의 존재감이 궁금하다.

"히딩크 감독의 존재감? 네덜란드에서도 한국과 같다. 네덜란드 축구 역사상 최고 중 한 명이다. 많은 존경을 받고 있고, 많은 축구인들이 그에게 조언을 받는다. 또 히딩크 감독은 언제나 남을 돕기 위한 준비를 하고 실행한다. 그래서 더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4강을 이끈 것도 역시나 잘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히딩크 감독을 경험했다고.

"한국에 와서 인상깊었던 것이 있었다. FC 서울 원정을 갔는데 원정 팀 라커룸으로 가는 길에 히딩크 감독 사진이 있었다. 2002년 월드컵 사진이었다. 이 사진을 보니 너무나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히딩크 감독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네덜란드 지도자들이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나라도 작고 인구도 적지만 세계적으로 훌륭한 축구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네덜란드 축구인으로서 이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지난해에 울산으로 합류했지만 K리그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로 평가받는 불투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히딩크의 나라에서 온, 아약스 코치의 사위. 그는 K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으로 이적해 이제 겨우 2년 차 지만, 불투이스는 현존하는 K리그 최고의 센터백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울산이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 역시 불투이스가 수비의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에는 한국 국가대표 출신 중앙수비수가 3명(윤영선·정승현·김기희)이나 있지만, 그들은 불투이스의 파트너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만큼 독보적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실력과 함께 인품과 진심이 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외인으로서 한국의 문화와 환경을 최대한 존중했고, 한국 축구와 한국 축구 팬들에게 최선을 다해 진심을 전했다. 외인의 품격을 제대로 갖췄다. 불투이스를 싫어하는 K리그 팬들의 거의 존재하지 않는 이유다.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심할 때,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 외국인 선수들이 짐을 챙겨 한국에서 달아날 때, 불투이스는 한국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 감동을 준 일화도 있다. 그는 한국의 안전함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드러냈다. 또 그의 아내 조엘이 SNS를 통해 "한국은 대단하다. 한국 특유의 철저한 대처 덕에 모든 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다른 나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를 원한다"고 표현하는 등 부창부수였다.

실력과 인품을 모두 갖춘 불투이스가 말하는 K리그와 울산.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도 인품과 진심이 느껴졌다.

-K리그 그리고 울산를 선택한 이유.

"유럽에서 뛰고 있었지만 언젠가는 아시아에서 뛰고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실행한 것이다. 울산과 의견이 잘 맞았고,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경험하지 못했던 곳, 경험하지 못한 삶, 이런 모든 것들을 울산에서 해보고 싶었다."

-K리그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인이 있었나.

"K리그를 적극 추천해준 친구가 있었다. 2016년 수원 삼성에서 뛰던 로메오 카스텔렌이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 뛰었던 선수다. 그에게 문자로 한국 생활에 대해 물어봤다. 그러자 그가 기회가 있으면 꼭 한 번 한국 생활을 해보라고 하더라. 모두가 오픈 마인드고, 외국인 선수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는 나라와 팀이라고 했다. 경험해보면 좋은 나라, 좋은 리그라고도 했다. 내가 1년 조금 넘게 뛰어보니 그 말이 맞았다고 느끼고 있다. 사람도 시설도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나는 지금 완벽한 팀에 있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

-K리그 최고 센터백이라는 평가가 있다.

"영광스럽다. 그런 평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분들이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거 같아 감사하다. 한국에서는 항상 긍정적인 기운을 느낀다. 서포터즈에게도 단 한 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받은 적이 없다. 모두가 나를 믿고 응원해준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본인을 제외한 한국 국가대표급 3명이 주전 경쟁 중이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김도훈 감독님이 중앙수비 라인을 선택하는데 어려울 거라 생각된다. 올 시즌 경기 수가 27경기로 줄어들어 더 어려울 것 같다. 모두가 원하는 만큼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다. 울산 선수들 전체가 어메이징한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누가 경기에 나서든지 최고의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 센터백 동료들은 대표팀을 경험했고, 큰 무대를 뛰어본 강점이 있다. 파트너로 한 명을 선택하기 어렵다. 선수들마다 특색이 있고 장점이 다르다.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이제 3경기를 했다. 선수들의 장점을 100% 파악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 맞춰보고 더 지켜봐야 한다."

-이청용은 어떤 선수인가.

"그레이트 플레이어다. 독일 뉘른베르크에 있을 때 함께 뛴 대니 블룸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가 보훔에서 이청용과 함께 뛰었다. 이청용을 직접 만나기 전에 블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워낙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을 많이 했다. 이청용과 실전을 함께 3번 해봤다. 정말 경기를 쉽게쉽게 한다고 느꼈다. 울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다. 팀 동료로서 이런 선수가 있다는 것이 참 보기 좋다."

불투이스는 이번 시즌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리그 우승 경험이 없다.

"네덜란드 KNVB컵 우승을 한 번 해봤다. 하지만 리그 타이틀은 가지지 못했다. 울산에서 첫 우승을 하고 싶다. 우승 의지가 강하다. 우승을 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나를 울산으로 오게 만들었다. 울산은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 지난 시즌 5경기에서 패배했다. 5경기를 졌는데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 솔직히 아직까지 아프다. 이번에는 정말 잘 준비를 해서 반드시 우승하겠다."

-K리그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나는 수비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바르셀로나에서 뛴 카를레스 푸욜이다. 좋아하는 걸 넘어 사랑하는 선수다. 이유는 푸욜은 팀을 위해서 항상 100% 이상을 한다. 그러지 않았던 적을 보지 못했다. 그는 오직 팀을 위해 뛴다. 나도 그러고 싶다. 울산 팬들이 나를 '울산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수비수'로 기억을 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한국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감동을 줬다.

"당시에는 한국에 있는 것 자체가 안전하다고 느꼈다. 아내도 마찬가지 마음이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유럽에서는 이를 막기 위한 확실한 대처가 없었다. 반면 한국은 문제를 인지하고 대책을 잘 세웠다. 그리고 한국 국민들 모두가 이를 잘 따랐다. 마스크는 바로바로 꼈다.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당신이 마스크를 끼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한국은 위기에 맞서서 정말 잘 대처했다. 시민의식도 다른 나라보다 앞섰다. 그래서 믿음이 있었다."

-네덜란드는 어떤가.(인터뷰 당시 네덜란드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4만5000명)

"조부모님들이 고령이시다. 그분들 생각하면 걱정이 크다. 고령이면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최대한 집에만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하지만 한국과 유럽의 대처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한국이 내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나의 아들 리오가 한국에서 태어났다. 울산에서 태어나서 울산에서 살고 있다. 한국과 울산에 더 큰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내 가슴 깊숙한 곳에 박혀 있다."

울산=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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