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사위를 돌리자 성착취물이 나왔다..이번엔 '다이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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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에 봅시다. 제11회 다이스(diceㆍ주사위) 게임."
대화방 운영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참가자 100여명이 숫자를 외쳤다.
이 대화방 운영자 닉네임 '키키'는 '박사' 조주빈(24)과 문씨처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랑하듯 말했다.
이 과정을 2주 정도 지켜본 기자는 11일 새벽 다이스방을 거쳐 키키가 직접 제작한 성 착취물이 공유된다는 이른바 '성공방'까지 입장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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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다트·삼행시 승자는 '성공방' 입장
아동·청소년 등장 성착취물 수백개 유포
다이스방 운영자 '키키', 직접 영상 제작 정황까지
'박사·갓갓' 검거 이후에도 여전한 텔레그램 n번방들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 "12시에 봅시다. 제11회 다이스(diceㆍ주사위) 게임."
대화방 운영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참가자 100여명이 숫자를 외쳤다. 몇분 후 운영자 손에서 주사위가 돌아가고 숫자가 나오자 누군가는 탄성을 지르고 누군가는 한숨을 뱉었다. 숫자를 맞힌 이들은 자랑스레 '내가 맞혔다'고 환호하기도 했다. 숫자를 맞힌 참여자의 아이디가 호명됐다. 이들은 운영자로부터 또 다른 대화방 링크가 적힌 개인 메시지를 받았다. 이 링크를 클릭하자 앳된 외모의 여성들이 등장하는 성 착취물 수백개가 실시간으로 쏟아졌다.
'n번방'을 처음 개설한 '갓갓' 문형욱(24)이 경찰에 검거되면서 일련의 n번방 사건 주요 운영자가 모두 검거됐다. 그러나 텔레그램에서는 여전히 아동ㆍ청소년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단체 대화방이 새로 생기고 '폭파'되길 반복하고 있다. '다이스(주사위)방'도 그 중 하나다. 이 대화방 운영자 닉네임 '키키'는 '박사' 조주빈(24)과 문씨처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랑하듯 말했다. 문씨의 신상이 공개된 이후 이 방은 폭파됐고 운영자 키키도 잠적했다.

본지는 최근 며칠간 텔레그램 다이스방에서 이루어지는 성 착취 영상물 공유 실태를 잠입 취재했다. 다이스방은 게임을 이용한 경쟁에서 선발된 일부에게만 성 착취물을 공유해주는 형태로 운영됐다. 입장료 등 돈 거래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n번방 운영자 문씨처럼 '재미' 차원에서 방을 운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을 2주 정도 지켜본 기자는 11일 새벽 다이스방을 거쳐 키키가 직접 제작한 성 착취물이 공유된다는 이른바 '성공방'까지 입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에선 키키놀이터라는 '하위방'에 올라온 영상들보다 재생시간이 길거나 더 어려보이는 여성이 등장하는 영상물들이 공유됐다. 다만 키키는 본인이 직접 제작했다는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것은 극도로 조심스러워 했다. 그는 참가자 사이에서 '직접 제작 영상'이 언제 올라오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기존 회원들이 반대해서 우선 (유포 시점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n번방 운영자 문씨처럼 방 여러 개를 동시에 운영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자가 키키에게 접근해 실제 영상 제작 여부를 확인하려 하자 "(다른 회원들이) 유포하지 말라고 해 약속을 지키는 중", "풀린 건 OO이(피해자의 이름으로 추정) 음성 정도"라며 스스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암시했다. 키키놀이터에선 비교적 초기에 성공방에 입장해 키키의 제작 영상을 봤다는 이들의 '감상문'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감상문에는 '키키의 영상은 기존 것과 달리 특별하다', '키키의 작품을 보게 돼 영광이다' 등 내용이 담겼다.
성 착취물을 보관ㆍ유포하는 것도 처벌을 받을 사안이지만, 이를 직접 제작한 것은 훨씬 심각한 범죄행위가 된다. 기자는 키키가 직접 영상을 제작해왔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번 그를 접촉했지만 끝내 확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다이스방 속 범죄 정황 증거들을 경찰에 제공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주빈과 문형욱 등 검거 이후에도 텔레그램에 남아있는 음란물 유포 채팅방을 모두 수사 대상에 올려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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