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협박해 성착취물 제작..'중앙정보부' 운영자는 고2였다

한영혜 2020. 5. 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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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강원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지역 여성단체 회원들이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생산자와 유포자, 이용자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인들의 얼굴을 합성한 음란사진(딥페이크)을 의뢰한 10대 남학생들을 협박해 성착취물 등을 찍게 한 뒤 이를 텔레그램에 올리게 한 고등학생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정은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 등), 공갈, 공갈미수 혐의로 텔레그램 채널 ‘중앙정보부’ 운영자 고등학교 2학년생 A(17)군을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A군은 지난 3월 15일부터 27일까지 10대 남학생 등 피해자 5명을 협박해 동영상과 사진 등 성착취물을 만들게 한 뒤 자신이 개설해 운영하는 ‘중앙정보부’이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중에는 만 15세 미만 남학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A군은 게임 채팅창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의뢰인의 지인 사진으로 불법 성 영상물을 만들어주겠다고 광고를 하는 등 미끼를 던져 제작을 의뢰한 남성들을 상대로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A군은 신상을 유포하겠다고 피해 남성들을 협박해 스스로 굴욕적이거나 수치스러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게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 다음 피해자들이 지인 합성 사진을 의뢰하며 밝힌 신상 정보를 빌미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지인들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해 2명으로부터 5만3900원을 받아 챙기고, 3명으로부터 돈을 갈취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지인들에게 알려질까 봐 두려워 A군에 끌려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중앙정보부방에 마치 자신이 ‘자경단’(자율경찰단)인 것처럼 ‘우리는 사이버 성범죄를 처벌한다’는 공지 글을 올려 두기도 했다.

3월 말 삭제된 중앙정보부방에서 A군은 텔레그램 회원들 사이에서 ‘자경단’(자율경찰단)으로 불리기도 했다. A군은 해당 방에 ‘우리는 사이버 성범죄를 처벌한다’는 공지 글을 올려 두기도 했다.

경찰은 중앙정보부방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인 끝에 지난달 A군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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