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위 약진 애널리스트 새 얼굴..증권가에 부는 90년대생 新바람
증권가 세대 교체는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평가에서 2~3위에 첫 진입한 애널리스트는 총 22명이다. 신규 2위가 14명, 3위는 8명이다. 평균 나이는 37세,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1990년대생도 2명이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 신선한 피가 계속 수혈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다.
증권사별로 보면 하나금융투자가 전체 5명으로 가장 많다. 종합 평가 1위인 하나금융투자의 선전이 신규 2~3위 부문에서도 돋보였다. 신한금융투자가 3명으로 뒤를 잇고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2명씩을 배출했다.
반도체·장비
▶2위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김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장점으로 ‘업무에 쏟아붓는 시간’을 꼽았다. 노력에 따라 결과가 따라온다는 얘기다. “잠도 많이 안 자고 휴가도 거의 쓰지 않아요.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을 분석 업무에 할애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새벽 4시에 일어난다네요. 하루키처럼 엄청난 필력과 통찰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최소한 생활습관이라도 비슷하게 따라가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디스플레이
▶3위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한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 전략을 지닌 업체를 선호합니다. 데이터는 수출입 데이터와 월별 실적을 주의 깊게 봅니다. 결국 개별 기업 추정 실적은 P(가격)·Q(출하량)·C(원가)라는 변수로부터 도출되는 함수 값이니까요.”
정보통신 서비스
▶2위 정지수 메리츠증권

다른 애널리스트에 비해 보고서를 많이 발표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 주제를 잡고 작성하는 내용에는 엄청난 공을 들인다. 5G 네트워크 구조와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자료 조사에만 6개월을 투자했을 정도다.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작성한 덕에 내용이 풍부하고 이해하기 쉬워 인기가 많다.
“중소형 업체에 관해서는 시장 데이터가 제한적이고 떠도는 루머가 많아요. 때문에 개별 이슈에는 별로 집착하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각 나라별 5G 상용화 일정이나 투자 규모·시기를 파악해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가전·전자부품
▶2위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박 애널리스트가 추천하는 종목은 심텍이다. 심텍은 5G·서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등 대다수 IT 제품과 연관된 반도체 생산용 패키징 기판 기업이다. 올해 IT 수요 반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목표주가는 1만5500원.
인터넷·SW·SI
▶2위 오동환 삼성증권

새해 그가 추천하는 종목은 카카오와 엔씨소프트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M 등 신사업에도 수익 모델을 본격 도입할 것으로 본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M 흥행으로 매출액이 지난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디어·광고
▶2위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폭넓은 시야를 기반으로 한 그의 분석력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 9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반등을 예견한 보고서가 좋은 예다. 당시 스튜디오드래곤은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아스달연대기’가 흥행에 실패하며 주가도 부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론칭 등 글로벌 OTT 경쟁이 심화되면서 드라마 제작사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봤고 결국 그 판단은 옳았다.
“미디어·광고 분야는 단기 변수에 워낙 민감하게 반응하는 섹터입니다. 개별 이슈나 기업 실적 업데이트보다는 3~6개월 정도 중장기적인 산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려고 노력합니다.”
증권
▶2위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3위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강 애널리스트는 오랜 기간 축적해온 업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상장사에 대한 실적 분석을 통해 산업 흐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평을 받는다.
“2020년 최선호 종목은 삼성증권입니다. IB 부문에서의 경쟁력은 낮은 편이지만, 선두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습니다. 배당성향을 계속 올리고 있어 배당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3위인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29)는 이번 평가 신규 진입 애널리스트 중 최연소다. 2014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해 2018년 보험·증권 섹터 애널리스트로 데뷔한 ‘신인’이다. 부족한 관록은 부지런함으로 대체한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스스로도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5월 그가 발간한 ‘2019년 하반기 전망-Rally 감속 구간’은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보고서다. 증권주 랠리가 한창이던 시점에 다소 부정적 의견의 보고서를 냈다. ‘발간 타이밍이 좀 이르다’는 피드백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 주가 방향이 바뀌었고 보고서를 찾아 보는 투자자도 늘어났다.
“보험·증권 섹터는 아무래도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연륜이 업종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저는 부족한 연륜이라는 약점을 부지런함과 역발상 아이디어, 그리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보완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빠르게 뉴스에 대응하고 겸손한 자세로 시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하고 있어요.”
에너지
▶3위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34) 역시 산업 내 변화에 늘 촉각을 곤두세운다. 규제 환경, 원자재 시황 등과 관련한 뉴스를 상시 업데이트하고 주요 이벤트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대응하는 것이 그만의 노하우다. 2020년 투자할 만한 종목으로는 한국전력을 추천했다. 목표주가는 3만6000원.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비용 증가 우려가 있습니다. 다만 원전 이용률 하락 이슈 해소만으로도 최근 몇 년의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운송
▶2위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3위 이한준 KTB투자증권

이한준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35)는 ‘확고한 사실’만을 근거로 판단한다. 근래 대한항공에 여러 악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잉여 현금흐름이 발생한 점을 근거로 과감하게 매수 의견을 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 탓에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제시한 현금흐름 접근법은 많은 관심을 받았다. 투자 판단도 철저히 가치 평가가 근간이 된다. 아무리 회사가 탄탄하고 긍정적인 뉴스가 많아도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면 매수 의견을 내지 않는다. 반대로 산업이 어렵더라도 주가 흐름에 하방 경직성이 있다면 매수를 추천한다.
화학·정유
▶2위 조현렬 삼성증권

화학·정유 섹터뿐 아니라 조선·해운 애널리스트와 협업을 통해 산업 전반에 걸친 영향을 다각도로 연구했다. 보고서는 규제 도입을 앞둔 산업 동향을 제대로 분석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20년 투자할 만한 종목으로는 SK이노베이션(목표주가 25만원)과 에쓰오일(13만5000원)을 꼽는다. IMO 2020 시행으로 정유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음식료·담배
▶2위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그가 추천하는 종목은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다. 아시아 영향력이 커지며 가정간편식(HMR) 등 제품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미국에서 아시아 음식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공격적으로 미국을 공략하죠. 미국 매출 비중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10%를 돌파했습니다.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기업가치 역시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섬유·의복
▶3위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 투자자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섣부르게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기업 경영진 의사결정의 중요한 요인과 향후 변화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기계
▶2위 이동헌 대신증권

거시경제
▶2위 안기태 NH투자증권

안 애널리스트는 주로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경제 관련 서적이 아니라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나 지리 책을 통해서도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포인트를 짚어내려고 하죠. 예를 들어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이란 책을 보면 미국 경제 소프트 파워와 글로벌 저성장 속에 미국이 돋보이는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투자전략
▶3위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선진국 투자전략
▶2위 김일혁 KB증권
▶3위 김환 NH투자증권

김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38)는 탄탄한 기본기로 정평이 났다. 약 10년간 이코노미스트와 FX전략 부문을 담당해왔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 대한 이해가 깊어 다양한 각도에서 시장을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한 경험도 그만의 무기다.
“과거 미국 대선이 있었던 해의 주가가 좋았던 경험에 비춰 미국 시장에 주목해야 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우호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연준 완화정책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파생상품
▶2위 이중호 KB증권(전)

이 애널리스트의 분석철학은 ‘쉬워야 한다’다. 막연히 ‘파생상품은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 투자자가 많기 때문에 보고서까지 어려워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자’가 그의 모토다.
“국내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120조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파생시장 분석을 전문적으로 하는 애널리스트가 몇 없다는 점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단순히 유망 종목을 고르는 것을 넘어 투자전략의 한 축으로서 자산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가 더 많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주회사
▶3위 최남곤 유안타증권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46)의 선정 소감에는 연륜이 묻어나왔다. 그는 통신 부문에서 이미 다년간 베스트를 경험한 관록의 애널리스트다. 오랜 경력으로 단단해진 직업의식은 그가 내놓는 보고서에서도 엿보인다. 기업이나 정부에 대한 다소 비판적인 목소리도 과감히 내는 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된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투자자 성토가 많기 때문에 지배구조 관련 리서치는 더욱 책임감을 갖고 수행한다. 새해에는 SK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ESG 투자 트렌드가 확산하는 과정에서 SK는 투자자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1분기에는 SK바이오팜, 하반기 SK실트론 상장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입니다.”
크레디트
▶2위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국내에서 크레디트 시장은 상대적으로 투자자 관심이 적은 편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44)의 묵묵한 리서치 행보가 더 돋보이는 이유다. 주간·월간·반기·연간으로 채권 이슈를 정리·전망하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과의 소통 채널을 넓혀왔다. 지난해 호평받았던 보고서 ‘LCR-안심MBS-예대율규제와 은행채 수급 이슈’ 역시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다. 은행과 관련된 제한된 정보에서 출발했지만 최대한 합리적인 추정에 기반해 ‘은행채 발행 확대’라는 주요 이슈를 접목했다. 특히 추정 근거로 구체적인 숫자를 산출해낸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융지주 산하 여신 전문 금융채권을 가장 선호합니다. 최근 경쟁 심화, 규제 강화 등 우호적이지 않은 영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계속 선보이고 있죠. 일반 기업 대비 실적 변동폭이 적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유지하리라 예상합니다.”
[나건웅·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42호 (2020.1.15~2020.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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