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통아지 상담실] 사후피임약 먹어도 되나요?

통아지 상담실의 첫 번째 주제는 ‘사후피임약’이야. 첫 코너라 아직 상담 신청을 못 받았거든. 그래서 내 맘대로 주제를 골라봤어. 청소년의 사후피임약 오남용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더라고.
사후피임약 오남용?
지난달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민주)은 최근 5년간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 오남용 사례가 2만 658건에 달한다고 발표했어.(https://goo.gl/4NPSlq) 지난해 사후피임약 처방 건수는 총 15만9575건인데, 그중 2만 건 이상이 오남용을 한 걸로 의심된다는 거야. 여기서 오남용의 기준은 한 달에 두 번 이상 사후피임약을 처방 받은 걸 말해.
10대가 사후피임약을 처방 받은 전체 건수는 2012년 7949건에서 지난해 1만4390건으로 늘었는데, 그 중 오남용 의심 사례는 170건에서 420건으로 3년 사이에 약 2.5배가 됐어. 사실 사후피임약 오남용은 20대가 2755건(2015년)으로 가장 많은데, 그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사실상 10대 전부가 임신이 가능한 나이는 아니라는 걸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듯해. 그 추이를 한번 살펴볼까?

![21일간 1일 1정 복용해 생리기간을 조절하는 경구 피임약. [사진=중앙포토]](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10/13/joongang/20161013095929512zcdz.jpg)
일반 피임약에는 저용량의 에스트로겐(여포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이 포함돼 있어. 둘 다 임신과 관계된 호르몬인데, 이들이 소량 배출되면 우리 몸이 이미 임신한 걸로 착각해서 더 이상 배란하지 않아. 배란이란 건 난자를 내보내는 거잖아. 난자가 없으면 임신이 되지 않으니까 피임이 되는 거야. 일반 피임약은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어. 하루 한알씩 먹는 게 귀찮긴 하지만 복용법만 제대로 지킨다면 매우 안전한 방법이지.
교복 입은 학생들이 약국에 가서 “임신 안 되게 하는 약 주세요”라고 하면서 사후피임약을 찾는 경우가 간혹 있대. 하지만 사후 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전 없이는 약국에서 구할 수 없는 전문 의약품이야.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해 착상을 막는 사후피임약.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사진=중앙포토]](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10/13/joongang/20161013095934366bass.jpg)
사후피임약은 호르몬 폭탄을 투하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배란기에 대비 없이 관계를 가졌을 때에만 먹어야 해. 또한, 월경주기 당 한번만 쓸 수 있어. 사후피임약을 복용해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온 상태에서 또다시 사후피임약을 복용하면 더 이상 떨어져 나올 자궁내막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몸에도 해로울뿐더러 효과도 없거든. 또, 고용량의 호르몬제라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도 높아.
호르몬이 불균형해지니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고 부정기적인 자궁출혈이 생긴다거나 배란장애가 생길 위험이 커져. 이밖에도 식욕부진, 구토, 메스꺼움, 유방압통, 두통,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어. 난소 등이 완전히 성숙되지 않은 10대 청소년이 일찍부터 이런 사후 피임약에 노출되면 충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지. 아울러 청소년의 경우, 성인에 비해 체중이 적기 때문에 위에 언급했던 부작용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어. 그러니 그 효과와 부작용에 꼭 유의해야 해.
사후피임약 대신 경구 피임약을 10알 먹어도 같겠네?
사후피임약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다보니, 진료비와 약값을 합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 하지만 가성비를 생각해서 경구피임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건 위험해. 경구 피임약의 성분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모두 10배 분량으로 먹게 된다면 예측할 수 없는 부작용을 가져 올 수도 있거든. 전문가들은 사후피임약보다 일반피임약 10알의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고 말해. 그러니까 처방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문의 후 복용해야 해.
사실, 사후피임약은 몸에 좋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웬만하면 병원에서 권장하지 않아. 하지만 청소년들은 임신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사후피임약을 찾는대. 가임기도 아니고, 피임을 하고 성관계를 했음에도 불안해서 끙끙 앓다가 혼자 병원을 찾는 학생들도 많대. 피임에 대한 정보가 빈약하다보니 과도한 불안감을 보이고, 이 불안감은 오남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거야.
요즘은 초경이 빨라져 여성의 가임기 역시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학생들 역시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고 해.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사후피임약은 응급한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약이야. 일반적인 피임법으로 남용되면 안 돼. 물론 덜컥 원치 않는 임신해서 뒷감당을 하는 것 보다야 응급피임약이 나은 건 사실이야. 가임기간인데 피임이 제대로 안 된 게 확실할 때는 주저하지 말고 병원으로 고고씽 하라고. 병원 기록 남을 게 두렵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 병원 진료 기록은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동의 없이 함부로 볼 수 없으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https://www.ahacenter.kr, 02-2676-1318) 같은 곳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아.
성관계를 안 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겠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만약 남자친구가 콘돔 없이 성관계를 시도한다면, 싸다구를 날리고 차버렷! 필요하다면 경찰을 불러. 그건 성폭력이니까. 반대로 여자친구가 배란기가 아니라 괜찮다고 해도 콘돔은 반드시 착용하라고. 아직 성장중인 10대는 배란이 불규칙할 가능성도 높거든. 콘돔이 비싸다 해도 사후피임약에 비할 바는 아니잖아? 다음엔 완벽한 콘돔 사용법을 조사해서 알려줄게.
통아지상담실은 언제나 열려있어. 그러니 궁금한 게 있거나 고민거리가 있다면 언제든 찾아줘!
상담 신청: tong@joongang.co.kr
TONG 익명게시판 ‘성장통’ (https://goo.gl/VaiDqk)
글=이경희 기자, 이다진 인턴기자 tong@joongang.co.kr
그래픽=양리혜 기자 yang.rihye@joongang.co.kr
도움말=참약사육성협동조합 신경도 약사, 대전 십자약국 정일영 약사, 애플 산부인과 홍대점 황현주 원장, 좋은느낌 산부인과 장재빈 원장,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인재근 국회의원 의원실
▶10대가 만드는 뉴스채널 TONG 바로가기 tong.joins.com
Copyright by JoongAng Ilbo Co., Ltd. All Rights Reserved. RSS
▶ [단독] "우병우 교체로 가닥"···이번주 초 늦어도 21일
▶ 2016 대학종합평가 서울대·한양대·성균관대 1·2·3위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