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드] 김보경 예능편: 이재성 얼굴은 내 발끝 정도랄까

[풋볼리스트] 문슬기 기자= 김보경(27)은 성실하고 다재다능한 선수로 통한다. 그건 경기장 안에서의 이야기다. 경기장 밖에서 심심함을 참지 못하면 김보경의 정신세계는 머나먼 차원으로 날아간다. 거기서 김보경은 '아프리카TV' 생방송과 페이스북 라이브로 직접 팬들을 만난다. 멍석을 깔아주는 분위기에선 춤도 잘 춘다. 클럽하우스에서 '붐바스틱'에 맞춰 해괴한 춤을 추는 영상이 팬들 사이에선 이미 '입덕 코스'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29일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 중이던 김보경은 `선수 모드`로 기자의 질문에 착착 답하다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들어오는 네티즌 서형욱 씨(축구해설가), 이재성 씨(직장 동료), 김기희 씨(축구선수)의 질문을 받으며 점점 본색을 드러냈다. 덕분에 김보경을 비롯한 전북 선수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150여 명 시청자와 함께 한 인터뷰 중 유쾌한 부분을 모은 `예능편`을 먼저 공개한다. 보조 MC 이재성 씨가 온라인으로 함께 진행해 주셨고, 김기희 씨가 소중한 의견 보내주셨다.
(축구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정리한 '다큐편'도 곧 공개됩니다. <편집자주>)

김보경은 올해 1월 전북현대로 이적했다. - 전북으로 이적은 최강희 감독님의 적극적인 구애로 성사된 걸로 안다. 평소 최 감독님은 본인에게 어떤 말들을 하시나?
그리 많은 말씀을 하시진 않는다. 시즌 초반에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도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후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2~3번 정도만 따로 부르셨다. 보통 나를 부를 때 감독님 특유의 말투로 "김보경 아저씨~"라고 하신다. 상하이상강전 앞두고도 "김보경 아저씨~ 이거 중요한 경기인 거 알지?"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팀에서 (이)재성이와 친한 걸 아셔서 재성이에게 "김보경 아저씨한테 이상한 거 배우면 안 된다"라고 하신 걸 들었다. 이런 멘트는 (이)종호가 정말 잘 따라하는데, 감독님과 거의 똑같은 수준이다. 종호에게 구단 행사와 같은 편안한 장소에선 성대모사 좀 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사투리 섞인 "형님 안 됩니다. 그럼 저 큰일 납니다"뿐이다.
- 클럽 하우스 생활은 어떤가? 클럽 하우스가 있는 완주군 봉동읍 율소리는 전주시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있는데
사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진 않다. 그래도 나름의 취미가 있다. (이때 이재성이 댓글로 스타크래프트를 언급한다. "저 형 맨날 자기가 잘 하는 스타크래프트로 내기하자고 해요. 내 노트북으로 연습하고 자신 있으니까 내기하자고 하는 거죠") 성큰디펜스(스타크래프트 게임 방식의 일종)를 활용한다. 나는 이재성이 같은 어린 애들보다 먼저 스타크래프트를 접했다.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 내기에서 지기 싫어서 내가 잘 하는 걸로 게임을 제안한다. 이제는 그나마도 안 통한다. 애들이 다 고수가 됐다. 그래서 요즘엔 클래시로얄을 한다. 이런 게임을 하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
- 언제 적 성큰디펜스인지 모르겠다. 혹시 팀에서 스타크래프트 1위는 누구인가? 그리고 본인은 주로 어떤 종족을 선택하는지?
(김)신욱이 형이랑 (최)철순이 형이 좀 하는 것 같다. 신욱이 형이랑은 한 번 해봤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당연히 내가 이길 줄 알았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신욱이 형이 노련하게 잘했다. 나는 프로토스를 좋아한다. 유닛이 참 고급지다. 멋있게 전기를 뿌려 상대를 제압한다. 멀리서 공격해도 폼이 난다. 재성이 같은 애들은 저그가 잘 어울린다. 애가 질척거리는 스타일이라 피 튀기고, 직접 덤비는 플레이가 알맞다. 확실히 프로토스와는 거리가 있다.
- 또 다른 취미가 있는 걸로 안다. 이미 인터넷 상에서도 춤으로 유명세 좀 탔던데
전문적으로 배우는 건 절대 아니다. 까불까불한 성격으로, 어렸을 때부터 끼가 있었다. 추석 연휴에 우리 웨이트 실에서 췄던 붐바스틱이 이슈가 됐다. (관련 동영상은 3만 3,628회의 조회 기록을 남겼다. 이런 관심이 부담스럽진 않냐는 질문에)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고 싶어 춘 거라 딱히 후회되진 않는다.
- 이재성은 박진영의 '살아있네'를 추천했다
이재성은 이럴 거면 클럽 하우스로 와서 같이 인터뷰하지, 왜 댓글에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까 밥 먹으러 가자고 연락하니까, 이미 나가 있다고 했다. 그러고는 자기 운전면허 따러 가야하니까 나보고 기사를 해달라는 거다. (한 팬이 이재성이 둔산리에서 참치 회를 먹고 있다고 제보했다.) 지는 또 혼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갔으면서…. 도대체 댓글로 왜 자꾸 폭로하는지 모르겠다.
살아있네 춤은 시즌 초반에 많이 췄다. 아침 체조할 때마다 선수들에게 관련 동작을 가르쳤다. 재성이가 참 잘 따라한다. 아침에 마주보고 포인트 안무를 함께 췄다. 재성이가 비교적 일찍 나오는 편인데, 나는 방에서 나갈 때부터 음악을 틀었다. 춤을 춰야하는 포인트에 서로 눈이 맞으면 함께 안무를 따라했다. 혼자 있었으면 창피해서 절대 못할 일인데, 재성이가 있어서 가능했다. 얘도 참 엉뚱하다. 댓글 창에서 계속 자기 얘기는 돌려 말하고 내 얘기만 까발리고 있는 걸로 아는데, 알고 보면 이재성도 정상은 아니다.
- 최근엔 어떤 안무를 관심 있게 보는가? 이재성이 레드벨벳의 '러시안룰렛'에 빠져있다는 정보를 줬다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TV에 나오면 보는 정도지, 따로 챙기거나 찾는 정도는 아니다. 러시안룰렛은 총 쏘는 안무가 있어서 재미있게 봤다. 멤버 이름은 잘 모른다. 요즘은 춤보다 랩에 더 관심이 많다. 언프리티랩스타를 보며 디스에 재미를 붙였다. 내 앞에 지나가는 선수라면 누구든지 디스 대상이 된다. 아직은 애들이 엄청 비웃는다. 요즘엔 거의 무시하는 수준이다. 그래도 한 번씩 터질 때가 있다. 그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 (이재성과 함께 김기희도 댓글에 동참한다. 간단히 인사한 뒤 말을 잇는다.) 보경이 피부 진짜 좋아졌네?
이재성도 그렇고 김기희도 그렇고 다들 할 일이 없나보다. 피부는 봉동 공기가 좋은 덕분에 좋아졌다. 공기가 좋아 회복도 잘 된다. 기희랑은 동계 훈련 때 붙어살았다. 기희와 관련해선 폭로할 게 많다. 여기서 말하면 아마 중국에서 바로 전화 올 거다. 우린 홍익대 시절부터 친했다. 오랜 시간 붙어 있었기 때문에 서로 잘 통한다. 동계 훈련 때 기희가 부주장이라 나름 책임감이 컸다. 상하이선화에서 이적 제의가 들어왔는데 많이 괴로워했다. 자기가 이렇게 떠나는데, 팀이 잘 안 되면 너무 미안할 거 같다고 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초반에 전북 수비가 흔들려서 `아, 내가 빠지니까 전북이 잘 안 되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결과적으로 다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우린 지금 잘 하고 있다.
- (김기희 질문에 탄력 받은 이재성이 다시 주도권을 잡는다. 기자의 존재는 잊힌 지 오래다.) 보경이 형이 평소 나에게 못 생겼다고 한다.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차마 형이라 말도 못한다
진짜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 이재성은 발끝도 못 미친다. 개인적으로 전북에 오면서 두 명을 깔고 왔다. 김기희와 이재성이었다. 재성이의 군 복무 시절 사진을 보면 다들 이해할 거다. 남자는 머리 빨이 있다. 재성이가 딱 그런 케이스다. 빡빡이 시절 재성이의 본 얼굴이다. 나는 머리를 밀어도 괜찮은 얼굴이다. 이게 재성이와 나의 차이다.

김보경이 외모로 깔고 간다는 이재성 - 솔직히 이재성 선수가 너무 마르긴 했다. 옆에서 좀 잘 챙겨줘야 할 거 같은데
재성이는 조공도 많이 받는다. 애가 안쓰러운지 팬들이 알아서 먹을 걸 많이 챙겨주신다. 재성이가 선물 받은 날은 우리 모두 회식하는 날이다. 재성이가 두 손 가득히 들고 오는 날이 그렇게 좋다.
- 본인은 선물을 좀 많이 받는지? 전북 팬들은 교통편 안 좋은 봉동 클럽하우스에도 자주 오지 않나?
물론 나도 기억에 남는 선물을 많이 받았다. 어떤 팬 분은 캐리커처로 조각을 만들어 주셨다. 또 내 얼굴 모양의 동상을 주빈 분도 계셨다. 클럽 하우스가 구석에 있지만, 전북 팬들은 자주 찾아오시는 편이다. 그러나 우리가 출퇴근 시스템이 아니다 보니 한 번 어긋나면 아예 엇갈린다. 평소 일부러 카페를 나가는 이유다. 봉동에 있는 이디야라고 핫플레이스가 있다. 단체로 운동을 마치고 팬들을 만나러 갈 때도 있지만, 아닐 때는 삼삼오오 모여 이디야로 출동한다. 내기를 자주 하는 것도 야외에서 팬들을 더 많이 만나기 위함이다. 초반엔 팬들이 나를 많이 반겼다. 그런데 요즘엔 나를 비서쯤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김보경 선수~"라고 반갑게 부른 뒤, 내가 사인 태세를 갖추면 "이종호 선수 언제 나와요?"라고 묻는다. 봉동이나 되니까 이재성이나 이종호 같은 얼굴들이 먹히지만, 서울에서 얘네 얼굴은 절대 안 통한다. 아이들이 거만해질까봐 항상 강조하는 내용이다.
- 이재성 선수 없이도 동반 인터뷰 느낌이 났다. 마지막으로 1시간 넘게 진행된 김보경의 페북 라이브를 시청한 이재성과 김기희에게 하고 싶은 말은?
둘은 나를 우러러 보는 애들이다. 이걸 보면서 `우리 보경님은 지금 뭘 하시나?`하고 관심을 가졌을 거다. 나는 정말 이재성이든 김기희든 신경도 안 쓴다. 둘이 2~3시간짜리 페북 라이브를 해봐라, 나는 댓글도 안 달고 들어가지도 않을 거다. 오매불망 나를 챙기는 애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일단은 이 인터뷰를 마치고 (댓글 창에서 폭로전을 벌인) 이재성을 불러 진지하게 얘기 좀 해야겠다. (이재성이 봉동 이디야에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 나는 절대 이디야에 가지 않을 거다. 적어도 오늘은 절대, 절대 안 갈 거다.
- 1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인데, 지치지도 않고 잘 한다. 혹시 예능 출연 생각은 없나? 마지막으로 시청해 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중에 축구 예능 만들어서 해도 좋겠다. `나혼자산다`와 같은 프로그램도 고려해 볼만하다. 오늘 이재성과 나의 인터뷰를 끝까지 시청해준 전북 그리고 K리그 팬들에게 감사하다. 150명 넘는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더 재미있게 인터뷰할 수 있었다. 시즌 종료까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경기가 남았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테니, 더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사진=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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