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1세 '인간 물고기' 펠프스, 금메달 열아홉 개째 도전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1·사진)가 8월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다. 남자 수영선수로는 처음으로 5회 연속 올림픽 참가 기록을 세우게 됐다.
펠프스는 3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하마 센추리링크 센터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미국 수영대표선발전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1분54초84로 1위를 차지해 리우행을 확정지었다. 펠프스는 “오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기록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동안 내게 많은 일이 있었지만 결국 경기장에 돌아왔다. 다섯 번째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된 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접영 200m 1위 기록은 라슬로 체흐(31·헝가리)가 작성한 1분52초91이다.
펠프스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올림피언’으로 불린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참가했다. 15세에 출전한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아테네 올림픽부터 메달을 휩쓸기 시작했다. 베이징 대회에서는 단일 올림픽 최다 기록인 8관왕에 올랐다. 4번의 올림픽에서 접영·자유형·계영·개인혼영 등에 출전한 펠프스가 딴 메달은 모두 22개(금 18개·은 2개·동 2개)나 된다. 여름 올림픽 개인 최다 기록이다.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한 펠프스는 ‘인간 물고기’로 불린다. 키 1m92㎝, 몸무게 84㎏에 양팔을 펼친 길이는 2m8㎝, 발 사이즈는 350㎜다. 다리가 짧아(81㎝) 자주 넘어졌지만 수영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수영할 때 하체는 몸통과 함께 가라앉으려는 성질이 있는데, 하체가 짧으면 물 위에 잘 뜨게 된다. 발목은 쭉 펴면 180도가 넘어갈 정도로 유연해 물고기 지느러미를 연상시킨다. 8500cc에 달하는 폐활량은 오랜 잠영을 가능하게 했다. 일반 남성의 최대 폐활량은 약 3500cc 정도다. 그런 그가 세계 수영을 제패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런던 올림픽에서 최다 메달 기록을 세운 펠프스는 “목표한 것을 모두 이뤘다”며 은퇴했다.
은퇴 이후 펠프스의 삶은 사고와 스캔들로 얼룩졌다. 많은 연예인과 염문설을 터뜨렸고, 골프 선수가 되겠다며 골프 레슨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4년에는 음주 운전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새 인생을 찾겠다며 2년 전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대식가인 펠프스는 불어난 살을 빼기 위해 한동안 과일·채소 샐러드만 먹었다. 지난 5월 약혼녀 니콜 존슨과의 사이에서 아들 부머를 얻은 이후 더욱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펠프스는 이제 31세다. 수영선수로서는 전성기가 지난 나이다. 대표 선발전에서도 5개 종목에 출전 신청을 했다가 자유형 100m·200m를 포기했고, 3개 종목(접영 100m·200m, 개인혼영 200m)에만 나간다. 펠프스는 “메달 욕심은 버렸다. 20년이 넘도록 수영을 하면서 올해 가장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다”며 “지카 바이러스와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올림픽에선 모든 선수들이 보호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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