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여고생 혼자 여행하는 게 특이한가요?"

박성조 2016. 9. 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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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에 평생 처음 비행기를 탔다. 학교를 조퇴하고, 주말을 껴서 다녀온 이 짧은 여행은 우물 밖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지난 5월 나온 『우물 밖 여고생』(푸른향기)은 이 사연의 주인공인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 슬구(신슬기, 안산 신길고 3)의 여행 기록이다.
우물을 벗어난 슬구는 기회가 닿는 대로 혼자 여행을 다녔다. 통영, 대부도, 중앙선 기차여행 등 주로 국내여행이었다. 그 여행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고, ‘혼자 여행 다니는 여고생’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학생 신슬기’가 아닌 ‘슬구’는 그렇게 블로그(http://blog.naver.com/ssol_0520)와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trip_n_9u)으로 조금씩 알려졌다. 이번 책도 블로그 구독자였던 출판사 관계자가 제안해서 나오게 됐다.
“사실 저는 혼자 여행 가는 게 특이한 일이라고 생각하질 않았어요. 사진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을 때 ‘대단하다’는 반응들이어서 신기해했죠.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해 봤는데 또 많이들 봐주시더라고요.”
일상에서 슬구는 학교에서 학생회 활동과 방송 동아리 활동을 겸하고, 수업이 끝나면 독서실에서 공부하다가 집으로 향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혼자 처음 간 일본 여행도 어머니와 함께 가려다가 갑자기 스케줄 문제가 생기면서 혼자 가게 됐을 뿐, 계획했던 게 아니었다.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고 시간이 나면 학원 대신 여행을 간다는 것만 조금 다를 뿐이다.
“국내 여행은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한국인이면 다들 제게 물어봐요. ‘고3인데 공부 안 해?’라고요. 그래도 이젠 책이 나와서 ‘제가 이런 일을 해요’라고 설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저는 그게 이상해요. 왜 열아홉에 여행을 가면 안 되지? 저도 나름대로 공부 열심히 하고 있고, 공부에 욕심도 있어요. 매일같이 독서실에서 공부하는데 3일 잠깐 여행 다녀온다고 성적 떨어질까요? 그리고 그 전에, 고3이면 무조건 공부만 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가끔 블로그나 책 관련 기사에 슬구를 향해 ‘금수저’라고 하는 댓글이 붙을 때가 있다. 집에서 도와주니 여행을 다니는 거 아니냐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슬구는 자신의 책에서 어려운 가정 형편을 솔직히 공개한다. 처음 일본 여행을 갈 땐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다. 최근에 다시 다녀온 일본 여행은 이번 책 인세를 받아 다녀왔다. 슬구는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은 집에 돈이 많을 거라는 시선, 그것도 편견이에요”라고 말한다.
카메라를 사는 것을 목표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장비라고는 그렇게 산 작은 카메라(Canon EOS 100D)와 40㎜ 단렌즈가 전부다. 그 카메라를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는 삼각대 위에 놓고 배경 안까지 뛰어간다. 배경에 자신이 들어가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여행사진이라는 생각에 ‘삼각대 셀프사진’을 주로 찍는다.
“사진 찍는 법을 묻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그냥 무작정 하는 거예요. 예뻐 보이는 배경에 카메라 세우고 막 뛰어가요. 표정이나 포즈도 일단 뛰어가서 떠오르는 대로 해요. 사진을 배운 적도 없고, 글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어요. 정말 잘 몰라요. 그런데도 제가 찍은 사진, 제가 쓴 글이 거의 수정 없이 책으로 나왔더라고요. 이런 걸 하면서 확신이 생겨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하면 어떻게든 길이 열린다는 확신이요.”
공부에 욕심이 있다지만 대학 진학에 집착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학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한 것도 아니다. 큰 방향만 정하고 무계획으로 떠나는 슬구의 여행처럼 학생 신슬기의 진로 계획도 비슷하다. 다만 정한 것이 있다면 20대 초반에 호주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여행 계획뿐이다.
이 고교생 여행작가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여행지 추천’이다. 슬구는 이 질문에 거의 답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 이유에 그의 가치관과 여행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여행지 추천 질문을 받으면 참 난감해요. 제가 전국을 다 다닌 건 아니니까요. 누구에게나 살면서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대한민국 안에도 있을 거예요. 그냥 거길 가면 돼요. 저는 누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알아도 다 알진 못해요. 자기한테 맞는 여행지가 있을 텐데, 그건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여행지도 가는 곳마다 매력이 달라요. 마음이 끌리는 대로 가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글=박성조 기자 park.sungjo@joongang.co.kr
사진제공=슬구(신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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