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복귀 선수들에게 FA 대박은 '그림의 떡'

김승훈 2016. 12. 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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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봉중근 2년 15억원, 첫 FA 계약

[오마이뉴스김승훈 기자]

고등학교나 대학 출신 선수로 KBO리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 중 KBO리그에 복귀했던 선수들은 현재까지 9명(김병현, 김선우, 류제국, 박찬호, 봉중근, 서재응, 송승준, 이승학, 정영일, 최희섭)이다. 지난 가을에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과 곧 경찰청에 입대하게 될 이대은까지 포함하게 되면 그 인원수는 더욱 늘어난다.

그런데 이들 중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만 뛰다가 복귀했던 송승준(롯데 자이언츠)과 메이저리그 무대를 잠시나마 밟아 본 봉중근(LG 트윈스)이다. 송승준은 지난 겨울에, 봉중근은 이번 겨울에 FA 자격을 취득하여 각각 재계약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김병현과 박찬호, 정영일을 제외하고 대부분 2008년 전후로 KBO리그에 입단했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제 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 출전하여 4강 진출을 이끌었고, 병역 혜택과 함께 2년 유예기간 없는 특별 지명으로 KBO리그에 돌아왔다.

이후 박찬호는 특별 조항으로, 정영일은 2년 동안 해외 독립리그를 전전하다 KBO리그 드래프트에 참가한 뒤 군 복무를 수행했다. 이대은은 프리미어 12에 국가대표로 참가한 이력 덕분에 경찰청 소속으로 KBO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군 면제 판정을 받은 이학주는 KBO리그 드래프트에 참가하기까지 2년 동안 잠시 유소년 지도자 활동을 할 계획이다.

또래들보다 늦어지는 FA 취득, 해외파 복귀 선수들에겐 멀고 먼 대박
 LG 트윈스 투수 봉중근.
ⓒ LG 트윈스
그런데 해외 리그에 바로 진출했다가 복귀한 선수들의 대부분은 고등학교 졸업 선수들이다. 박찬호(한양대 명예졸업)의 경우처럼 대학 선수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에 가게 된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해외에 다녀온 선수들도 FA 자격을 얻으려면 고졸 출신은 9년, 대학 출신은 8년의 서비스 타임을 채워야 한다.

이렇게 되는 바람에 해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KBO리그에 입단한 선수들은 나이 문제로 인하여 FA 자격을 얻기도 전에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찬호가 2012년에 한화 이글스에서 1년만 뛰고 은퇴했으며, 김선우와 서재응, 최희섭도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제 2의 야구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송승준은 2015년까지 서비스 타임 9년을 마치고 FA가 됐다. 원래 2007년 3월 특별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뒤 다른 선수들보다 시즌을 늦게 시작하여 서비스 타임 기준 등록일이 모자랐다. 그러나 선발투수였던 덕분에 2007년에도 규정 이닝의 2/3 충족 조건을 만족하여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다만 1980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첫 FA 자격을 얻은 이유로 인하여 A급 선수들의 계약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다. 4년 40억원 계약으로 해외파 특별 지명으로 복귀한 선수들 중 최초의 FA 계약이라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송승준과 동갑내기 봉중근도 같은 해인 2007년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봉중근은 2011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1년을 쉬는 바람에 송승준보다 서비스 타임이 1년 늦어지게 됐다.

이제서야 첫 FA였던 봉중근

봉중근은 제 1회 WBC에 같이 출전했던 동갑내기 이진영, 정성훈 등과 함께 FA 시장에 나왔다. 그런데 이진영과 정성훈이 세 번째 FA 자격 취득이었던 반면 봉중근은 첫 FA였다. 이를 감안하면 해외파 특별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다른 또래 선수들에 비해 최소 2번 이상의 FA 자격 취득 기회를 잃는 셈이었다.

결국 봉중근은 2년 15억원으로 LG와 재계약했다. 2년 뒤 계약이 만료되면 다시 계약금 없이 연봉 계약만 2번을 더 해야 FA 자격을 다시 얻을 수 있다. 이상훈(현 LG 피칭 아카데미 원장)의 뒤를 잇는 LG 프랜차이즈 최고의 왼손 투수였으나 최근 몇 년 동안의 급격한 구위 저하와 부상으로 인하여 어쩔 수 없었다.

봉중근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321경기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평균 자책점 3.41이었다. 입단 초기에 선발투수로 활약하다가 토미 존 서저리 이후 마무리투수로 전향했고, 이후 구위가 다소 하락하면서 선발투수로 다시 전환하는 등 전천후 보직을 가리지 않고 활약한 결과였다. 그러나 FA 직전인 올 시즌 성적이 19경기 1승 2홀드 평균 자책점 4.95에 그치고 말았다.

KBO리그 역사상 FA 계약을 3번이나 성공한 사례는 역대 최다승 투수 송진우와 포수 조인성 뿐이었다. 송진우는 각각 2000년, 2003년 그리고 2006년 시즌을 앞두고 3번의 FA 계약을 맺었고(모두 한화 이글스와 계약), 조인성은 각각 2008년(LG 트윈스), 2012년(SK 와이번스) 그리고 2016년(한화 이글스)을 앞두고 3번의 FA 계약을 맺었다.

김광현(SK 와이번스)의 경우처럼 KBO리그에 바로 데뷔한 선수들이 첫 FA 자격을 취득하는 시기가 20대 후반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는 시기가 30대 초반임을 감안하면 세 번째 FA를 취득하는 30대 중후반의 선수들에게 선뜻 다년 계약을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고졸 신인 드래프트 직후 바로 데뷔하여 꾸준히 실적을 쌓고 첫 번째 FA가 될 때에는 선수의 기량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이고, 두 번째 FA가 될 때는 그 기량이 절정에 달했을 때 계약을 맺게 된다. 그러나 야구선수들에게 30대 중후반은 기량 향상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에 재계약의 경우도 좋은 조건을 내기 힘들고, 보상선수가 걸려있는 이적도 힘들다.

해외파 복귀 선수들에게 야속하기만 한 세월, 규약 보완 필요

결국 해외 리그에 다녀온 선수들은 경험에 있어서는 다른 또래 선수들에 비하여 밀리지 않지만, KBO리그 서비스 타임 기준으로 결정되는 FA 시장에서는 경험 많은 준척급 선수로 분류되는 현실이다. 지난 겨울 송승준이 그러한 준척급 사례로 4년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봉중근은 최근 2년 동안 급격한 구위 저하에 부상까지 겪었다. 2015년과 2016년만 따졌을 때 봉중근의 성적은 마무리투수로서는 경쟁력이 떨어졌고, 선발투수로서의 가치도 로테이션의 뒤를 받칠 정도에 불과했다.

다른 복귀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감했던 것을 감안하면, 송승준과 봉중근은 복귀 선수들 중 팀에 대한 기여도가 상당히 큰 셈이었다. 그러나 고졸 출신인 그들은 결국 FA 자격 취득까지 다른 젊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서비스 타임 9년을 채워야만 했다.

봉중근의 팀 동료인 박용택처럼 한 팀에서만 뛰면서 프랜차이즈 간판 스타로 남는 선수들도 중요하다. 하지만 해외 선수들의 유입 및 한국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예전보다 용이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KBO리그가 발전하려면 해외에서 파란만장한 경험을 거친 선수들의 존재도 꼭 필요하다.

해외파 특별 지명으로 KBO리그에 입단했던 선수들의 대부분은 해외 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가 안정적인 기회를 위해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KBO리그 선수 생활이 길든 짧든 여러 가지 방법으로 팀 동료들에게 경험 전수 등의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KBO리그에서만 뛴 선수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해외파 특별 지명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특별한 조항을 적용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메이저리그 로스터 등록 기간 등을 고려하여 그 기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FA 자격 취득 연한을 조금이나마 단축하는 것이 선수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 조성의 길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해외 리그에 도전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그에 따라 또래들보다 늦게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파 특별 지명 선수들이 대다수였던 시대에 이어 몇 년 뒤에는 늦깍이 드래프트 출신 복귀 선수들이 FA 시장에 나오면 이런 아쉬운 현상이 또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이를 참작한 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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