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펫은 이중적이지 않다, 이중적인 건 바로 당신

[리뷰] 반려동물을 키우는 모든 이가 봐야 할 <마이펫의 이중생활>

[오마이뉴스방준원 기자]

▲ 주인이 집을 비웠을 때 반려동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그린 작품, <마이펫의 이중생활>. ⓒ UPI 코리아

대부분 반려인은 자신의 반려동물과의 의사소통을 꿈꿀 것이다. 어디가 아픈지, 무엇을 원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등 반려동물과 의사소통이 된다면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줄 수 있고, 더 원활하게, 유쾌하게 동반자적인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대중의 욕망은 곧잘 감독들에게 캐치 돼 영화에서 현실화됐다.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동물들은 오래전부터 영화 소재의 하나로 채택돼 대중에게 다가갔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나오는 반려동물 모두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한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가 동물들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해준 것 같다. 극 속에 나오는 인간과 반려동물들은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말이다.

의사소통의 불통은 늘 문제를 일으킨다. 반려인과 반려동물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반려인과 반려동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반려동물의 유기'로 이어진다는 데에 있다. 하나의 작은 생명이 유기돼 생존에 위협을 받고, 극단적으로는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크게 두 개의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주인이 없는 시간에 반려동물의 생활' 그리고 '유기된 반려동물들'이 그것들이다.

당신이 집을 비운 사이

▲ 이 동물들이 방치된 이유는, 모두 인간 때문이다. ⓒ UPI 코리아

주인이 직장으로 외출한 직후부터 반려동물들의 '심심함'이 시작된다. 주인공 강아지 맥스는 견주 케이티가 출근하자마자 심심해한다. 문 앞에서 심심해하면서 케이티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때 여러 층에 사는 반려동물들이 주인공 맥스를 찾아온다.

강아지, 고양이, 작은 새, 기니피그 등 다양한 동물들이 찾아온다. 각자의 주인이 집을 비워 심심한 동물들이 한 데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동물들이 군집(?)을 이루는 장면은 영화 내내 종종 등장한다. 푸들 레너드, 비글 팝스의 집에 여러 동물이 모여 주간 파티를 여는 모습들부터, 지하세계에 있는 '인간에게 버림받아 인간을 증오하는 동물들의 모임'까지. 동물들은 심심함을 달래 늘 무리를 지어있다.

이것은 영화였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사실 강아지와 고양이 등의 동물들이 담을 넘고 계단을 올라 '친구'가 있는 집까지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곳을 정해놓고 주기적으로 모이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영화는 현실적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반려동물의 심심함을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현실에서의 반려동물의 하루가 얼마나 심심할지 생각해 보게 하는 유쾌하고도 씁쓸한 '파티장면'인 셈이다.

당신의 의무 불이행과 유기

▲ 스노우 볼의 사연은,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 UPI 코리아

영화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작은 토끼 '스노우 볼'. 스노우 볼은 마술사의 토끼였다. 토끼를 이용한 마술에서 활약을 했던 스노우 볼은, 토끼 마술이 인기가 사라지자 버림받았다. 스노우 볼의 오른팔 겪인 돼지 '타투'는 타투 시술소에서 연습용으로 사용 되다 온몸이 타투로 도배된 후 버림받았다. 이 외에도 악어, 이구아나 등 다양한 버림받은 동물들이 영화 내내 나온다. 인간 자신의 돈벌이와 그에 따른 수단으로 작은 생명을 입양한 결과다. 다시 말해, 생명을 분양받은 순간부터 자신에게 주어지는 의무에 대한 불이행이 만든 결과이다.

하지만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 영화 속에서 유기된 반려동물들은 사람의 손길이 없어도 생명은 부지한다. 하지만, 영화와 달리 현실 속 반려동물들은 유기된 후에 인간에 맞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생명을 이어 가지 못하고 있다. 영화 내내 안타까웠던 이유다.

이 영화는 반려동물로부터 발신된 메시지를 반려인 수신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메신저라고 할 수 있다. 말 못하는 반려동물의 생각과 유기 이후의 삶을, 현실을 반영한 장면과 현실 비꼰 장면으로 표현해 메시지의 파급효과를 높였다.

영화 내내 반려동물은 일관적이다. 이중적이지 않다. 오히려 이중적인 것은 반려인들이 아니겠느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직전에 위치한 사람, 반려동물과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 반려동물을 유기한 사람. 모두가 반드시 봐야 할 영화다.

▲ 애니메이션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의 포스터. IPTV 등을 통해 손 쉽게 감상할 수 있다. ⓒ UPI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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