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낯설은(?) 사람

김현정 2016. 8. 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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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가림은 아이들이 부모와의 애착 형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발달의 한 단계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도 낯가림으로 인해 정상적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토로하는 이를 종종 볼 수 있다.

낯가림이 심한 사람들은 “친한 사람과 있을 땐 안 그러는데 낯설은 사람과 만날 땐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낯설은 사람 앞에서는 말을 더듬게 돼 면접 보기가 두렵다” 등의 고충을 털어놓는다.

전에 본 기억이 없어 익숙하지 않거나 사물 등이 눈에 익지 않을 때 ‘낯설다’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낯설다’를 활용할 때 위 예문에서와 같이 ‘낯설은’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바른말이 아니다. ‘낯설다’에 ‘-은(ㄴ)’이 연결되면 ‘ㄹ’이 탈락해 ‘낯선’이 된다.

이와 비슷하게 ‘거칠다’를 활용할 때도 “거칠은 들판으로 달려가자” “거칠은 땅을 일구어 옥토로 만들었다” 등과 같이 ‘거칠은’을 쓰기 쉽지만 이 역시 잘못된 표현이다. ‘거친’이 맞는 말이다.

쇠붙이가 산화해 빛이 변했을 때 사용하는 ‘녹슬다’ 또한 “녹슬은 못에 찔리지 않게 조심해라”와 같이 ‘녹슬은’으로 쓰곤 하나 ‘녹슨’으로 해야 한다.

‘낯설은’ ‘거칠은’ ‘녹슬은’은 모두 활용을 잘못한 경우다. 맞춤법에 따르면 어간의 끝소리가 ‘ㄹ’일 때 ‘ㄴ, ㄹ, ㅂ, 시, 오’ 앞에서 ‘ㄹ’이 탈락한다. ‘낯설다’의 경우 어간 ‘낯설’이 뒤에 오는 ‘-은(ㄴ)’을 만나 ‘ㄹ’이 탈락해 ‘낯선’이 된다. ‘거칠다’와 ‘녹슬다’도 어간(‘거칠’ ‘녹슬’)이 ‘ㄹ’로 끝나므로 뒤에 오는 ‘-은(ㄴ)’과 결합하면서 ‘ㄹ’이 탈락해 ‘거친’ ‘녹슨’이 된 것이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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