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서핑·스노클링·카누잉..하와이·발리 안 부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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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장호항에서 투명카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옥빛 바다가 더욱 눈부시다. [사진 장문기]](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7/22/joongang/20160722093603517fxlx.jpg)
서핑 성지-양양 죽도해변
“7월 7일 즈음에 서핑을 하러 갈까 하는데요. 괜찮을까요?”
지난달 말 강원도 양양 죽도해수욕장의 서핑 숍에 전화를 걸었다. “파도 높이가 1m도 안될 것 같은데, 초보자니까 괜찮을 것 같네요.”
정확히 7년 만이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 1시간 강습을 받고 간신히 5초 동안 파도를 탔던 감각은 말끔히 잊혀졌다. 대신 서핑 보드 위에서 나뒹굴었던 기억만은 또렷했다. 다시 걸음마부터 배워야 했다.
죽도해변은 다른 나라 해변 같았다. 서핑 수트를 빼입은 사람들이 옆구리에 보드를 끼고 해변을 활보했고, 해변에는 형형색색의 서핑 숍과 카페가 줄지어 있었다. 파타고니아·립컬 등 고가의 해외 서핑 의류 브랜드 매장도 보였다.


“패들, 패들, 패들, 업!” 신호에 맞춰 일어났다. 그러나 1초를 못 버텼다. 계속 고꾸라지고 나자빠졌다. 그래도 도전 또 도전. 서핑을 하는 건지 잠수 연습을 하는 건지 헷갈렸다. 7번째 만에 중심을 잡는 데 성공했다. 약 10m를 전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5초를 넘기진 못했다.


서퍼가 많은 바다 위로 드론을 보내는 건 조심스러워 장 이사에게 조종기를 넘겼다. 그리고 넋 놓고 조종기 화면을 구경했다. 해수면 5m 위에서 서퍼를 근접 촬영한 장면부터, 약 100m 상공에서 7번 국도와 죽도해변이 어우러진 장면까지 TV에서나 봤던 장면이 펼쳐졌다. 바다가 달리 보였고, 세상이 달라 보였다.


오전 9시. 너무 이른 시각은 아닐까 싶었는데 몇몇 커플과 가족이 바다에서 노를 젓고 있었다. 드론 촬영을 먼저 했다. 죽도해변에서도 그랬듯이 드론 촬영에 문제가 없는지 마을 측에 물어봤다. 이번에는 조금 불안한 답이 돌아왔다. “장난감 같은 걸 가져와서 띄우는 사람이 많긴 합니다. 그런데 멀리 띄우는 건 조심해야 할 겁니다. 비행 금지 구역이 있는 것 같거든요.”
국토교통부에서 만든 드론 정보 어플 ‘레디 투 플라이’에서 확인해보니, 경북 울진 원자력발전소가 가까웠다. 원자력발전소 반경 18㎞ 이내에서는 드론 비행이 금지돼 있다. 장호항에서 원자력발전소까지 직선 거리는 약 22㎞였다. 드론을 4㎞ 이상 날릴 일은 없으니 안심했다. 장문기 이사는 “최신 드론은 2㎞ 이상 날릴 수 있지만 절대 시야를 벗어난 곳으로 보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바닷빛은 유난히 푸르렀다. 드론의 눈으로 바라본 바다는 더욱 맑고 깨끗했다. 장호항 앞바다에 산호가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바다는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였다. 깊이 2∼3m의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최근 장호항을 일컬어 ‘한국의 나폴리’라 하는데, 바다 색깔만큼은 나폴리에 뒤지지 않을 것 같았다. 바다와 항구 주변을 촬영한 뒤 ‘리턴 투 홈’ 버튼을 눌러 드론을 불러왔다.
투명카누를 직접 타봤다. 예상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바닥 아래로 물이 흐르는 느낌이 오묘했다. 방파제 안쪽에서만 카누를 타는 게 답답해 노를 힘차게 저어 안전선 바로 앞까지 갔다. 카누 바닥이 새까맸다. 방파제 안쪽과 달리 물살이 뒤엉켜 카누를 모는 게 쉽지 않았다. 겁이 났지만 방파제 안쪽보다 ‘바다의 맛’을 느끼기에는 좋았다.
스노클링도 체험했다. 장비를 착용하고 액션캠 두 대를 챙겼다. 하나는 머리에 착용하고 다른 하나는 모노포드(셀카봉)에 장착했다. 바다에 뛰어들려고 하는데,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저 바위에 붙어 있는 게 군소 같아. 좀 잡아다 줘봐. 허허.”
지난 8일 장호항 바닷물은 차가웠다. 발만 담갔는데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열심히 팔과 다리를 휘저으며 바닷속을 구경했다. 장호항의 속살은 그러나 태평양처럼 현란하지 않았다. 미역을 비롯한 해초만이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었다. 그나마 알록달록한 불가사리가 눈에 띄었다.
그래도 실망할 정도는 아니었다. 물고기만큼은 다채로웠다. 복어 · 전갱이 · 노래미 등이 보였고, 이름 모를 작은 물고기가 떼지어 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외모가 화려하진 않아도 친숙한 녀석들이었다. 1m가 넘는 모노포드로 물고기를 쫓아다니며 촬영하는 재미에 빠져 바닷물이 차갑다는 사실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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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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