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키, 곱상한 얼굴, 애절한 음색..국악 아이돌 김준수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소리꾼이 등장했다. 바로 국립창극단 단원 김준수(25)다. 중앙대 재학중인 2013년, 22살로 국립창극단에 입단할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1962년 출범한 국립창극단 50여년 역사상 최연소였다. 1m80㎝의 키에 곱상한 얼굴과 애절한 음색 등 그는 이른바 ‘국악계의 아이돌’로 불린다. 서양악기만으로 국악을 연주하는 퓨전국악밴드 두번째 달의 ‘심청가’ ‘춘향가’를 피처링하면서, ‘신 국악’의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최근엔 TV 음악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했고, 특히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동영상은 포털과 SNS 등에서 250여 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김준수는 ‘신 국악’의 아이콘이다. 외모·실력을 두루 갖춰 소리꾼의 주도권을 여성으로부터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재즈·무용과 협업해 국악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9/06/joongang/20160906014502452focx.jpg)
Q : 인기를 실감하나.
A : “8월 중순 지방(전라도 광주) 공연이 있었다. 공연 끝나고 나오는데 TV에서 봤다며 사진 좀 찍자는 여성 관객이 있었다. ‘당연히 가능하죠’라고 했더니 한사람 두사람 모이기 시작하고, 어느새 줄까지 길게 서는 게 아닌가. 아직도 좀 어리둥절하다.”
Q : TV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A : “작년부터 제안이 여러 번 있었다. 판소리나 창을 제대로 부를 수 있다면 방송에 나가겠다는 나름 원칙이 있었다. 가요를 편곡해 부르는 게 대중적으론 더 어필할 수 있겠지만, ‘전통’의 원형을 온전히 전달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A : “전남 강진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셨다. 집안에 전통이나 소리를 하는 분은 전혀 없었다. 초등학교 4학년때 음악 시간에 ‘도라지 타령’을 배워서 불렀더니 담임 선생님이 ‘요녀석 시김새(판소리에서 멋을 부리는 기교 중 하나. 장식음의 일종)를 할 줄 아네, 대회 한번 나가보자’고 하셨다. 군청 주최의 ‘전통자랑대회’였다. 3등 했다. 입상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 대회에 다른 참가자였던 중학생 누이가 부르는 ‘춘향가’의 한 대목을 들었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게 아닌가. 괜히 슬퍼지고 가슴이 먹먹하고… 무조건 ‘저거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부모님 졸라 학원 다니기 시작했다.”
![2013년 김준수와 정은혜(아래)가 주연한 창극 ‘메디아’의 한 장면.[사진 국립극장]](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9/06/joongang/20160906014502599amfz.jpg)
Q : 판소리하면 폭포물 아래서 피 토할때까지 연습하는 게 연상되는데….
A : “집에서 조금 나가면 월출산이 있다. 폭포까진 아니지만 거기 계곡에 가서 노래하곤 했다. 습도가 높아 목을 보호해 준다. 고등학교(전남예술고)때는 스승(수궁가 명창 박방금)댁 근처에서 하숙했다. 여름엔 ‘산공부’ 한다며 외부와 단절된 곳에 20일 가량 들어가곤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늦게까지 소리에만 집중했다.”
Q : 늘 탄탄대로였나.
A : “힘들긴 했지만 좌고우면하진 않았다. 고등학교때 서울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참가했다가 너무 긴장해 실격당한 적은 있다. 복도에서 엉엉 울었다.”
Q : 이번 ‘오르페오전’은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 이야기다.
A : “가락·성음·꺾는 소리 등 판소리 가창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오페라 아리아의 애틋함을 전달할 예정이다. 로맨틱한 창극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글=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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