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 보금자리론이 뭔가요

박진석 2016. 10. 2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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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용상품 연 2.4~2.65%9억짜리 집 사는 사람도 빌려올 한도 6조인데 벌써 8조 대출정부·공기업이 재원 마련 한계최대 1억원 등 대출 조건 제한적격·디딤돌 대출도 정책금융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보금자리론 공급이 사실상 중단하는 바람에 실수요자들이 돈을 빌리지 못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보금자리론이 무엇인지, 왜 공급이 중단됐는지 알고 싶습니다.
내집마련 서민 위해 정부가 만든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죠
A. 보금자리론은 말 그대로 ‘보금자리’, 즉 주택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돈을 빌려주는 정책금융 대출상품입니다. 틴틴 여러분은 잘 모르실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집을 살 때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립니다. 아파트 가격이 몇 억원에서 많게는 몇 십억원에 달하는데 이만한 여유자금이 있는 가구는 많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서 집을 산 뒤 10년 이상의 장기에 걸쳐 천천히 갚아나가는 경우가 많답니다. 돈을 빌릴 때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맞아요. 금리입니다. 금리는 돈의 가격입니다. 돈을 빌려서 일정기간 사용하면 그 사용료를 내야 하는데 사용료를 책정하는 기준이 금리입니다. 당연히 높은 것보다는 낮은 게 좋겠죠. 그래서 되도록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는 상품을 찾게 마련입니다.
대출 상품은 몇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상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변동금리는 일정 기간마다 시장 금리에 따라 대출 상품의 금리가 바뀌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2억원을 연 2.5%의 금리로 빌렸다면 매년 500만원, 매달 41만6000원씩의 이자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시장 금리가 상승해 금리가 연 3%로 조정됐다고 가정해봐요. 그때부터 이자는 매년 600만원, 월 5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금리가 더 뛰어 연 4%로 조정되면 매달 66만6000원의 이자를 내야 합니다. 물론 반대로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이자는 줄어들게 됩니다.

고정금리는 시장금리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이자가 고정돼 있는 상품입니다. 연 3%로 빌렸다면 대출기간 동안에는 매달 50만원만 내면 됩니다. 시장금리 상승기라면 고정금리로 빌리는 게 이익일 것이고, 반대로 시장금리 하락기라면 변동금리로 빌리는 게 이익이겠죠.

지금은 어떤 시기일까요. 계속 떨어지기만 하던 금리가 바닥을 치고 상승기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리고 내년에도 몇 차례 더 올릴 가능성이 높아서죠.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려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고정금리로 빌리는 게 유리합니다. 담보의 유무에 따라 나뉘기도 합니다. 담보를 제공하고 돈을 빌리는 걸 담보대출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집을 담보로 잡히는 게 주택담보대출입니다. 담보가 없이 돈을 빌리는 걸 신용대출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신용대출의 금리가 더 높겠죠.
여기서 다룰 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입니다. 인기가 높은 이유는 정부 정책에 따라 도입된 정책금융상품이라 금리가 일반 대출상품보다 낮습니다. 현재 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2.5~2.75%입니다. 인터넷 전용상품인 아낌e보금자리론은 금리는 연 2.4~2.65%로 더 낮습니다. 현재 연 3% 안팎인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유리합니다.

대출 조건도 굉장히 관대했습니다. 빌릴 수 있는 자금이 1인당 최대 5억원에 달하고, 이 돈을 이용해 9억원짜리 주택까지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 보금자리론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관대했던 대출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워졌기 때문입니다. 5억원까지 빌려서 9억원의 주택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이, 1억원을 빌려 3억원의 주택까지만 살 수 있도록 조정된 겁니다. 연소득이 부부합산 6000만원 이상이면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다는 조항도 신설됐습니다. 아낌e보금자리론은 아예 이용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재원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보금자리론은 정책금융 상품입니다. 정부와 공기업이 재원을 마련하기 때문에 무제한적으로 공급될 수가 없습니다. 올해 공급 한도가 6조원이었는데 이미 8조5000억원 이상의 대출이 이뤄졌습니다. 우물이 말라가고 바닥이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로 물이 절실한 사람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급해야겠죠. 보금자리론도 한정된 재원을 서민들에게만 공급한다는 취지에서 한도 축소 조치를 한 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몇 가지 제기됐습니다. 먼저 일이 너무 급하게 진행됐습니다. 보금자리론 대출을 담당하는 주택금융공사는 금요일이었던 지난 14일 늦은 오후 홈페이지에 슬그머니 한도 축소 사실을 공시했습니다.

그리고는 10월 18일까지만 기존 조건대로 대출을 해준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조건대로 대출받을 수 있는 시간이 주말을 포함해 사실상 4일에 불과했습니다.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주택을 매입해야겠다고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던 예비 대출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거죠.

게다가 보금자리론이 취지에 맞지 않게 대출된다는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보금자리론은 원래 서민대상 금융상품이었습니다. 2004년 보금자리론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구입할 수 있는 주택가액의 상한선은 6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워낙 부동산 경기 악화하자 이 한도를 9억원으로 높였습니다. 9억원짜리 주택은 서민이라는 용어와는 어울리지 않죠. 2주택자한테도 빌려줬습니다. 대출 이후 3년 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해 1주택자로 돌아가는 조건입니다.

하지만 대출금을 3년 내에만 상환하면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2주택자에 대한 보금자리론 대출액은 2조2739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15%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대출을 받은 뒤 기존 주택을 처분한 사람은 지난해 대출자 중 25%, 올해 대출자 중 6%에 불과했습니다. 이러니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된 보금자리론이 일부 다주택자의 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정부도 제도 자체에 손을 대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보금자리론의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0여 년 전의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서민금융상품으로 개편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대출 한도가 과도하게 축소된 지금보다는 높아지겠지만 당초 한도인 5억원으로 환원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1억원보다 많은 자금을 빌려 3억원보다 높은 액수의 주택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들입니다. 보금자리론 대출길이 막힌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대체 상품을 찾아야 할 처지입니다. 금리가 좀 더 높지만 보금자리론의 대안이 없는 건 아닙니다.

먼저 적격대출이라는 상품이 있습니다. 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 주택, 대출한도 5억원 등의 조건이 보금자리론과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10월 14일 현재 금리는 연 2.89~3.28%로 보금자리론보다 높습니다. 원래 이 상품도 16조원의 연간 한도가 종료돼 판매를 담당하던 은행들이 사실상 판매를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보금자리론 한도 축소에 대한 비판이 늘어나자 이 상품의 한도를 2조원 늘리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조만간 판매를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디딤돌 대출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금리는 연 2.1~2.9% 수준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상품은 조건이 보금자리론보다 까다롭습니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만 이용할 수 있고 대출한도도 최대 2억원입니다. 대출을 얻어 구입할 수 있는 주택도 가격 6억원 이하, 주거전용면적 85㎡이하(읍·면은 100㎡)로 제한됩니다.

물론 정책금융상품이 아닌 일반 은행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시장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이라 은행 대출금리도 많이 높진 않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기준으로 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은행별로 최저 연 2.63~3.17%입니다. 물론 이건 신용등급이 1~2등급으로 우량한 고객에게 적용되는 최저 금리입니다. 신용등급이 낮다면 금리는 더 높아집니다.

틴틴 여러분, 어떻습니까. 집을 산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지금도 집을 마련하거나 대출금 이자를 갚기 위해, 또는 주택 월세를 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십니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공간을 더욱 귀하게 여기길 바랍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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