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맞아 인기폭발 숙박앱..당일예약 '땡처리' 호텔방 80%까지 할인

노승욱, 나건웅 2016. 8. 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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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앱으로 빈방을 예약하면 정가의 최대 8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사진은 호텔나우 앱.

여름휴가를 맞아 강원도 계곡 근처 펜션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려는 직장인 이 모 씨(32). 수년 전만 해도 PC로 네이버에서 ‘강원도 펜션’을 검색했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에서 ‘야놀자펜션’ 앱을 뒤진다. 마침 ‘계곡 주변 펜션 Best10’을 모아놓은 기획전을 하고 있었다. 이 씨는 “앱을 통해 펜션 위치와 객실 수, 부대시설, 가격 등은 물론, 먼저 가본 사람들이 남긴 이용 후기와 별점, 주변 맛집도 보여주더라. 여러 펜션을 비교한 뒤 가장 마음에 드는 펜션을 고를 수 있어 좋았다”며 흡족해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숙박앱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호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숙박업소 정보를 비교할 수 있어 여행 필수 앱으로 떠올랐다.

앱마켓에서 ‘숙박’으로 검색하면 수십 개의 앱이 뜬다. 이 중 다운로드 건수가 50만건을 넘는 주요 앱은 ‘야놀자’ ‘여기어때’ ‘호텔나우’ ‘데일리호텔’ ‘호텔타임’ ‘세일투나잇’ 등 10여가지. 이들은 전국에서 제휴를 맺은 수만 개 호텔, 모텔 등의 숙박 정보와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한다. 숙박앱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업계 추산 700여만명에 달한다. 국민 성인 인구(약 4000만명) 6명 중 1명은 숙박앱을 즐겨 쓰는 셈이다. 숙박앱 주 이용자층은 단연 20~30대다. 모텔은 20대 초반, 호텔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이용자가 가장 많은 편이다. 단 최근에는 40~50대의 모텔앱 이용률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요즘 같은 여름휴가철은 숙박앱의 최고 성수기다. ‘데일리호텔’에 따르면 올 1월 대비 7월 기준 예약 건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세일투나잇’도 올 3월 일평균 387건에서 7월 480건으로 예약이 24% 증가했다. 야놀자는 숙박업소 예약 건수가 올 들어 매달 20~25%씩 증가하고 있다.

숙박앱이 대중화되면서 여행이나 숙박업계에서도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호텔은 당일 예약이, 모텔은 미리 예약이 증가하는 추세다.

호텔은 항공사처럼 이용 가능한 객실이 몇 개 남았는지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진다. 때문에 일찍 예약할수록 높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실 할인율이 가장 높은 시기는 바로 당일이다. 끝까지 예약되지 않고 빈방이 남을 경우 호텔은 가격을 최대 80% 할인해주며 어떻게든 공실을 줄이려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느 호텔이 얼마나 할인해주는지 알 수 없어 호텔도 소비자도 손해를 봤다. 그런데 호텔나우, 데일리호텔, 세일투나잇 등 호텔 정보앱이 속속 생겨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여름휴가 대목 맞아 숙박앱 예약 급증
‘숙박=놀이’ 모텔 테마 다변화 트렌드
고객 평판 중시…숙박 컨설턴트도 속속

김가영 호텔나우 대표는 “며칠 전부터 예약이 가능한데도 할인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당일까지 기다리는 고객이 많다. 당일에 호텔을 예약하는 비중이 전체의 78%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당일에 해외 숙소를 예약하고 출발하는 고객도 꽤 많다. 또 휴가철과 포켓몬GO 게임 인기가 맞물리면서 7월 셋째 주부터 속초 인근 숙박업소 예약률이 연일 급증하고 있다.” 세일투나잇 관계자의 전언이다.

반면 모텔은 정반대다. 모텔은 이전에는 온라인 예약 문화 자체가 아예 없었다. 오프라인에서 밤늦게 찾아가 빈방이 있는지 물어보는 식이었다. 요즘은 달라졌다. 야놀자의 경우 모텔 미리예약 이용률이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올 2월 7.7%에서 5월에는 15.7%로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모텔 미리예약 서비스 이용률은 인기 관광지에서 높게 나타난다. 5월 한 달간 강원도는 21.4%, 부산은 20.8%, 제주도는 20.9%가 미리예약 이용 건이었다. 김종윤 야놀자 좋은숙박총괄 부대표는 “합리적 가격에 도심을 여행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모텔도 미리예약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숙박=놀이’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빔프로젝터, 노래방, 게임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은 이제 흔하다. 요즘엔 야외 테라스나 당구대, 수영장 등 적잖은 비용이 필요한 부대시설을 갖춘 업소도 늘고 있다. 모텔이 ‘잠만 자는 곳’에서 ‘여가의 공간’으로 변해가는 것. 업계 관계자는 “파티룸 객실을 보유한 모텔이 서울 근교에만 100개에 육박한다. 최근엔 미술 작품을 복도와 객실에 전시해 갤러리처럼 꾸민 미술관 콘셉트의 모텔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모텔 내 놀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혼텔족(혼자 모텔에 묵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여기어때가 지난 6월 앱 이용자 12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의 41%가 ‘홀로 모텔에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업무와 상관없이 놀이와 휴식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35%나 됐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도환 씨(29)도 2주에 한 번 혼자 모텔을 찾는 혼텔족이다. 김 씨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담배 냄새도 없어 게임을 하고 싶을 때 종종 찾는다. 2만원이면 최대 4~5시간 동안 놀 수 있어 웬만한 멀티방이나 커피숍보다 더 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도 숙박앱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떠올랐다. 한국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단체 관광에서 개별(자유) 관광으로 여행 유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인 관광객 중 개별 관광객과 단체 관광객 비중은 각각 57.8%, 39.4%였다. 김가영 대표는 “올 5월부터 호텔나우가 중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5월 대비 6월 중국어판 매출 성장률이 697%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모텔 양성화 작업도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

모텔은 그간 공개적으로 말하기 껄끄러운 단어였다. 러브호텔이나 불륜의 온상이란 이미지가 깊이 뿌리박힌 탓이다. 요즘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숙박앱의 소비자 리뷰와 별점 시스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텔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이제 입지가 아니라 평판이다. 이용자가 찍은 사진과 작성 리뷰가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업주가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음침한 모텔 분위기를 바꾸려는 리모델링이 늘고 직원 서비스도 갈수록 친절해지고 있다. 또 요즘은 매출이 낮은 모텔을 관리해주는 숙박 컨설턴트도 생겨나면서 숙박업소 운영도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숙박앱 시장의 성장 전망을 매우 밝게 본다. 아직도 미리 예약하지 않고 모텔이나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이 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숙박업은 국내 시장 규모만 20조원이 넘는 거대 산업이다. 전체 시장의 절반만 앱으로 예약해도 예상되는 예약 수수료 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며 “그럼에도 숙박앱을 통한 객실 예약 비중은 아직 전체 예약 건수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 숙박앱 시장의 성장 여지가 그만큼 남아 있단 얘기”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 이수진 야놀자 대표

“당일치기 여행·40대 이상 이용자 급증 추세”

Q숙박앱이 숙박 시장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A 큰 부담 없이 훌쩍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레저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럴 때 주로 이용하는 게 숙박앱이다. 당일 숙박 예약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존 20~30대 고객을 넘어 구매력 있는 40대 이상 고객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숙박앱과 숙박업소가 서로 윈윈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Q최근 숙박앱 ‘호텔나우’를 인수했는데.

A 고객이 숙박 예약 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인수로 야놀자는 제휴점이 1만개를 넘어섰다. 그간 취급하지 않았던 고급 호텔과 리조트도 쉽게 이용 가능해졌다. 이는 중국 시장 공략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고급 호텔과 저렴한 중소형 숙박으로 양분된 중국 고객 취향을 모두 충족할 수 있게 됐다. 호텔나우가 이미 중국어 모바일웹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점도 인수 이유 중 하나다.

Q국내 숙박앱 시장을 더 활성화하기 위한 과제는.

A 온·오프라인 각 영역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온라인 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개인정보와 위치정보 수집·활용에 대한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꼭 필요한 숙박정보를 얻을 수 있고, 다른 O2O 서비스와도 지금보다 더 유기적으로 연동할 수 있다. 오프라인 영역에선 ‘부가가치세 면세’나 ‘우수 납세자 세율 경감’ 등의 조세 정책이 도입됐으면 한다. 현재 오프라인 사업자의 세원 노출 기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 사진 :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68호 (2016.07.27~08.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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