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악재 공시 전 호재 공시 했다면 주가조작 적용

금감원은 우선 내부자거래 혐의 입증을 위해 베링거인겔하임 계약 취소 공시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한미약품 임직원이 있는지 계좌를 조사할 계획이다. 30일 주식시장이 열린 오전 9시부터 공시가 나온 9시29분 사이에 주식을 대량 매도한 이들이 대상이다. 개장 직후 한미약품 주가는 제넨텍 계약 소식에 전날보다 5.48% 올랐다. 그러나 공시가 난 뒤 급락세로 돌아서 오전 9시44분에는 전날보다 17.74% 떨어졌다.

한미약품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제넨텍과의 계약 통지는 29일 아침에 받아 ‘24시간 이내 공시’ 규정에 따라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33분 공시했고 이후 오후 7시6분에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 취소 e메일을 공식 통보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수출 계약은 양해각서(MOU) 체결부터 여러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최종 계약 시점은 두 회사가 합의하기 나름”이라며 “29일 오후에 제넨텍 계약 공시를 했는데 2시간30분 뒤 예상치 못한 베링거인겔하임의 계약 취소 e메일을 받았다는 한미약품의 소명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여부도 조사한다. 이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사항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부정한 수단을 사용해 시장에 혼란을 불러온 행위 등에 폭넓게 적용되는 혐의다.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 취소를 통보받은 뒤 왜 14시간 뒤인 다음날에야 장중에 공시를 했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 차라리 오후 3시30분 장 마감 이후에 공시했다면 혼란이 적었을 텐데 왜 주식거래 시간에 공시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장중에 공시한 건 한국거래소와의 협의 절차 지연 때문”이라고 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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