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송혜교처럼..가상 메이크업 해볼까

유지연.김민관 2016. 10. 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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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강현실 활용한 ‘메이크업 앱’ 인기

맨 얼굴로 셀카(selfie)를 찍는다. 역시나. 적나라하게 드러난 잡티와 칙칙한 입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곧바로 거울 앞에 서서 메이크업을 하는 대신 스마트폰의 메이크업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입술에 핑크 립스틱을 더하고, 속눈썹을 붙여 본다. 이렇게 예뻐지다니. 나도 몰라볼만큼 달라진 얼굴 사진을 SNS 계정에 업로드 한다. 가상이지만 가상이 아닌 얘기다. 실제로 많은 젊은 여성들이 이렇게 메이크업 앱으로 ‘화장’한 얼굴사진을 SNS에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으니 말이다. 요즘 여성 셀카족 사이에서 가상 메이크업 앱이 인기다. 실제 화장을 하기 전에 미리 결과를 볼 수 있어 편리할 뿐 아니라 마치 종이인형 놀이하듯 메이크업을 게임처럼 즐기는 재미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YouCam 메이크업’(대만)과 ‘메이크업 플러스’(중국)다. 각각 전세계적으로 누적 다운로드 1억, 1000만을 기록했다. 한글을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에도 사용자가 꽤 많다. 인스타그램 등에 해시태그(#)로 이 두 앱을 언급하는 경우를 적잖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전문적으로 메이크업에 특화한 앱이 아니라 카메라 앱에서 가상 메이크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2억 3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싸이메라’ 역시 가상 메이크업 기능이 있다. ‘싸이메라’를 개발한 SK 커뮤니케이션즈의 남기열 팀장은 “예쁜 셀카를 올리고 싶어 하는 여성 이용자를 겨냥해 카메라 기능에 미용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입술색이나 피부톤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속눈썹을 붙이는 등 실제 화장을 하는 듯한 기술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기능이 더해진 덕분에 여성 사용자 수가 큰폭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메이크업 앱 자체는 아주 ‘신상’이 아니다. 이미 오랜 전부터 이런 앱들이 존재해왔다. 하지만 2~3년 전만해도 가상 메이크업 앱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했다. 메이크업을 할 때는 섬세한 색감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가상 메이크업 결과물이 어색하고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정교함도 떨어져서 눈매를 따라 그리는 아이라인이 눈매를 벗어나거나 입술 라인이 삐뚤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안면 인식 기술과 실제 사진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입히는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이 점점 정교해지면서 비록 가상이지만 실제 메이크업처럼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이 이젠 가능해졌다.

맨 얼굴로 사진을 찍은 뒤 앱을 구동하면 아주 쉽게 아이라인도 그리고 립스틱도 바를 수 있다. 솜씨가 없어도 클릭 한번만 하면 자연스럽게 입술에 색이 입혀지고, 눈썹이 그려지는 식이다. 사진에 뿌옇게 효과를 주고 필터를 입히는 보정 기술보다 훨씬 더 발전한 기술이다. 카카오톡 치즈 등 이미지 활용 앱 개발에 한창인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의 이윤근 매니저는 “수많은 이미지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것”이라며 “조명이나 포즈,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의 미세한 변화까지도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크업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가상 메이크업 앱의 매력이다. 사진 위에 이런 저런 메이크업을 적용해보는 과정 자체가 많은 여성들에게 재미있는 놀이로 다가간다는 얘기다. 올 봄 ‘메이크업 플러스’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포니가 한 협업 사례가 이런 현상을 잘 보여준다. ‘메이크업 플러스’에 포니의 메이크업을 구현해 누구나 쉽게 포니의 메이크업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컬래보레이션인데, 특히 타투 메이크업이 화제가 되었다. SNS를 타고 연예인이나 영향력 있는 뷰티 인플루언서(influencer)까지 앞 다투어 타투 메이크업 셀카를 올리면서 가상 메이크업 놀이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일찍 꿰뚫어보고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는 화장품업체도 있다. 해외에선 로레알과 뷰티 편집매장 브랜드 세포라가 메이크업 앱을 출시했다. 시작은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이다. 2014년 6월 출시한 ‘메이크업 지니어스’(Makeup Genius)는 안면 매핑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테블릿PC 화면 위에서 고객이 직접 로레알의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게 했다. 마음에 들면 곧바로 구매할 수 있게 e 커머스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전후좌우 얼굴의 각도변화와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피부톤 변화를 모두 반영해 실제와 거의 흡사한 메이크업 상태를 구현해냈다. 600만이 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빌리 B는 “메이크업 지니어스 같은 앱이 있으면 앞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 앱을 이용하는 시간만큼은 스스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브랜드의 신상품을 시연할 수 있는 가상 메이크업 앱. [라네즈 뷰티미러 앱 화면 캡처]
국내에선 아모레 퍼시픽이 국내 최초로 지난해 8월 ‘라네즈 뷰티 미러’를 출시했다. ‘미러링’이라 불리는 3D 기술을 통해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해 메이크업 후의 모습을 정교하게 구현해낸다. K-뷰티 트렌드에 맞춰 ‘송혜교’ ‘이성경’등 한류스타의 메이크업 룩을 선택하면 본인의 얼굴에 맞춤형 화장을 해주는 기능, 그리고 한국 여성의 메이크업 트렌드에 맞춘 농도조절 기능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증강현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적으로 융합하면 기술 발전은 급속도로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 2월 인테리어 기업 한샘과 IT기업인 LG유플러스가 함께 만든 ‘매직 미러’는 거울에 내장된 800만 화소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의 피부타입을 측정하고 그에 맞춘 피부 관리법과 화장법 등을 소개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우운택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교수는 “진정한 기술적 진보는 현재 따로따로 개발되고 있는 다양한 기술이 본격적으로 융합 개발됐을 때”라며 “영화에서처럼 날씨나 그날의 컨디션에 맞춰 개인비서처럼 피부를 관리해주고 화장과 의상을 챙겨주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글=유지연·김민관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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